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거의 300만 명이 항공기 여행에 나선 가운데 미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에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유당 전당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늘은 메모리얼데이인데요.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미국의 국경일이자 휴일이죠.
기자) 메모리얼데이는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이죠. 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메모리얼데이로 지정해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27일입니다. 이날 워싱턴 D.C.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비롯한 주요 기념 장소에서는 성조기가 나부끼고, 조기가 걸리는 곳도 많습니다.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함께 대표적인 미국의 기념일이죠.
진행자) 그래서 미국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많이 열리는데요. 기념 퍼레이드도 있고요.
기자) 워싱턴 D.C.에서는 지금 시가행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러시아의 승전 기념일 같은 정부 차원의 행사가 아니어서 대규모는 아니고요. 민간 중심의 행사도 많습니다. 전날 저녁에는 전야제 격으로 미국 의회 의사당 서쪽 잔디밭에서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26일에 열린 콘서트 풍경은 어땠나요?
기자) 전야제인 콘서트는 미국 국가 연주로 시작됐고요. 이어서 미국의 6개 군종 별로 군가가 연주됐습니다. 미국의 군종은 육군, 공군, 해군과 해안경비대, 우주군, 그리고 해병대까지 모두 6개입니다. 해당 군의 군가가 연주되면 각 군 기수단이 차례차례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는데, 어제도 멋진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진행자) 원래 미국이 참전용사에 대한 경의로 유명한데요. 어제도 그랬겠죠?
기자) 네. 원래 이 콘서트는 미국 군인과 군인 가족, 퇴역 군인, 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이들을 기리는 행사입니다. 그래서 이번 메모리얼데이 전날에도 유명인들이 등장해서 미국이 참전한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했고, 음악가의 헌사, 미군 합창단과 앙상블의 공연이 담겼습니다. 이어서 합참의장과 군 고위인사들이 병역의 가치와 참전용사와 그 가족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메모리얼데이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유래를 알아볼까요?
기자) 미국 메모리얼데이는 미국의 남북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3년 뒤인 1868년 5월 30일, 당시 북군의 존 로건 장군이 전사한 병사들의 무덤에 꽃을 장식하도록 포고령을 내린 것에서 유래합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후 메모리얼데이는 전쟁으로 사망한 미군 병사들을 기념하는 날이 됐습니다. 1968년부터는 연방공휴일로 격상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사실상 이날을 여름이 시작되는 날로 생각하잖아요.
기자) 네. 미국 대학들의 학위수여식이 통상 5월에 마무리되고 고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가 6월에 학기가 끝이 납니다. 물론 미국은 광대한 연방 국가여서 주마다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통상 이때가 기점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이 무렵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가기 시작합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지난 24일 미국 전역에서 거의 300만 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루 최고 기록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이날을 기점으로 사실상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만큼 사람들이 공원으로 피크닉을 나가거나 이웃이나 가족끼리 모여서 파티를 하곤 합니다. 미국의 극장가 역시 이 무렵이 매년 극장가의 대목이기도 합니다. 스포츠 경기장에선 선수들이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오늘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대통령 후보들은 어떻게 지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본부는 전몰장병에게 경의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어 두번째로 정치권 소식입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유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미국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자유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매우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사람들이 야유를 보냈고, 이 같은 상황은 연설 중에도 반복됐습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전당대회를 찾은 것이 지지 세력을 확장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당의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내용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과 자유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대입장이라는 공감대에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우정의 손을 내밀기 위해 왔다고 연설을 시작하자 청중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는 구호가 나왔습니다. 한편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폐쇄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연준에 대한 반대는 자유주의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교육분야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를 가르치거나 인종과 젠더 이론을 강요하는 학교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자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백신이나 마스크 의무화를 요구하는 학교에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야유 소리가 나왔다고 했는데, 청중이 뭐라고 야유를 보낸 겁니까?
기자) 자유당 전당대회 청중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연방 적자를 늘린 것과 정치적 거짓말에 대해서도 비난했습니다. 작은 정부와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자들의 경우 전직 대통령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기자) 자신이 4건의 사건으로 형사 기소된 것으로 농담을 하면서 “내가 이전에 자유주의자가 아니었다면 지금은 틀림없이 자유주의자”라면서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도 청중의 반응이 수그러들지 않았고요?
기자) 이날(25일) 청중들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폭군”,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하자 청중 일부는 “그건 당신”이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청중들 사이에서 모욕적인 말이 이어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은 승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행사를 앞두고 자유당 내 분열도 있었다고요.
기자) 이날(25일) 전당대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을 두고 자유당 내 분열이 빚어졌습니다. 트럼프 찬성파와 반대파는 좌석 배치 문제로 충돌까지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 2시간 전에 자유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앞의 네 줄을 비워달라고 요청하면서 분란이 생긴 겁니다.
진행자) 외부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자유당의 분열은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의 피터 괴틀러(Peter Goettler) 대표의 발언으로도 확인됩니다. 괴틀러 대표는 워싱턴 포스트 신문 칼럼에서 전직 대통령의 등장이 모임의 핵심 가치를 침해했으며,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자유당의 정체성이 훼손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유당이란 존재가 다소 낯설 수도 있는데요.
기자) 자유당은 미국의 원외 정당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정당입니다. 자유 지상주의, 무엇보다 자유가 중요하다고 외치는 정당입니다. 이른바 ‘공짜 점심은 없다’는 슬로건으로 유명하고요. 일반적으로 보수의 가치를 수호하는 정당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작은 정부와 감세를 요구하고 국제무역에도 관세 폐지를 요구합니다.
진행자) 외교정책도 공화당이나 민주당과 많이 다르고요.
기자) 네. 외교적으로는 불개입주의를 고수합니다. 어떠한 다른 나라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모든 해외 군사 기지 폐쇄,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종료를 목표로 연방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유당도 이번에 대선 후보를 냈군요.
기자) 네, 미국 자유당은 정치 활동가인 체이스 올리버 씨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자유당은 워싱턴에서 열린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6일 올리버 씨를 2024년 미국 대선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반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탈락했습니다.
진행자) 소수정당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경합주 때문이죠?
기자) 현실적으로 제3당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4년 전 자유당 후보는 1%대의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자유당이 주목받는 것은 소수의 경합 주에서 자유당이 선전할 경우 미국 대선에 영향에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접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합 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올리버 씨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올리버 씨는 38살의 젊은 성 소수자입니다. 당초 민주당 당원으로 2008년 미국 대선 때 바락 오바마 당시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지만, 반전 등을 놓고 민주당 주류와 충돌하면서 탈당했습니다. 26일 예전 트위터인 X에 올린 글에서는 “이제 자유를 위해 단결하고 전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군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미국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졸업생들에게 세계의 위협에 대처하고 국내에서는 국가의 이상을 보존하도록, 전례 없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 수호자가 되라고 격려한 데 이어 “여기 웨스트포인트에서 배운 가치를 굳게 지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글로벌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언급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지원하는 것부터 가자지구와 이란 문제까지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상 우리 군대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하도록 요청 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참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