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에 하나님의 정의 실현”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아시아 곳곳에서 민주화와 인권을 외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독활동가들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들은 나흘간 함께하며 각 나라의 인권 상황을 공유하고 아시아 인권 회복을 위해 합심해 기도하는 등 힘과 지혜를 모으는 연대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종생 목사, 이하 교회협) 인권센터(소장:황인근 목사)가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수유동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아시아 인권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1974년 유신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국내 최초의 인권기구로 발족, 민주화와 인권 회복에 앞장서 온 교회협 인권센터의 5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우리가 1970~1980년대 세계교회와 이웃 나라 인권 기구의 도움과 지원, 응원을 받아 오늘에 이르렀듯 이제 한국 사회와 교회가 역할을 감당할 때임을 고백하며 마련한 자리였다.


회의에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미얀마, 필리핀, 스리랑카, 대만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초청된 인권활동가들과 더불어 한국과 캐나다 교회에서 활동하는 60여 명의 인권옹호자들이 참여했다. ‘민중의 연대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자’라는 주제로 나눔을 이어간 이들은 “모든 이들에게 내재된 하나님의 선물인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며 향후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참석자들은 출국하기에 앞서 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의 결과를 공유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각국의 활동가들은 먼저 모국어로 자신들이 처한 인권 상황을 소개했다. 인권활동가와 시민사회, 지역 사회에 대한 공격과 다양한 국제 인도주의법에 대한 위반이 증가 중인 필리핀, 군사 쿠데타 이후 광범위한 억압과 폭력 및 강제징병과 공격적인 군사 행동으로 많은 난민이 발생한 미얀마, 고질적인 부패 문제에서부터 반대자에 대한 탄압과 언론의 자유제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 이어 스리랑카와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는 정부가 인종갈등과 종교적 편협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을 모아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식민주의의 잔재와 권위주의 통치의 사슬에 시달리고 있으며,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는 군국주의와 파시즘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근간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아시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행위자들과 국제사회의 동역자들이 평화, 인권, 안전을 증진하는 협치구조를 옹호하면서 복잡한 지정학적 지형을 헤쳐 나갈 필요를 역설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하나님의 자녀로 모든 이들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은 신성한 사명임을 강조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할 것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 전역 인권네트워크 구축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공의 증언 지도력개발 프로그램 확산 △인권상황에 대한 정보공유 및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평화-인권 캠페인 지원 △피해자 지원 확산 등을 추진한다. 또한 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실무그룹을 조직, 고통의 현장에 함께 방문해 목회적 돌봄을 실천하는 일에도 힘쓰기로 했다.


황인근 소장은 “그동안 각 나라가 처한 인권 관련 이슈별로 모인 자리는 있었지만, 아시아 인권을 주제로 모인 건 처음”이라며 “제도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아시아 인권 회복에 이바지하길 바라며, 한국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 형상대로 지은 바 된 사람의 존귀함을 되찾는 일을 실천하길” 기대했다.


해외 참가자들은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의 인권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며 싸워 이룩한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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