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는 중국 전투기가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던 자국 헬기에 섬광탄을 발사하며 위협한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호주 군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구실로 자국 영공에 접근해 안보를 위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7일, 중국 전투기가 최근 한반도 서해 상공에서 호주 해군 헬기에 섬광탄을 발사한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비전문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에 관해 각급에서 중국 정부에 매우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앨버니지 총리] “We have made very strong representations at every level to China about this incident which we regard as unprofessional and unacceptable. Australian Defence Force personnel were going about their job. Their job in international waters but also in international skies to support the United Nations in the sanctions that they have against the North Korean regime. That is part of Australia being good global citizens and Australian Defence Force personnel should not be at risk whilst they are doing that. So we have a very clear position there.”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호주 록햄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호주 방위군 요원들은 당시 공해와 공역에서 유엔 대북제재 이행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 방위군 요원들이 그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된다며, 이 문제에 대한 호주 정부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가 방문 형식을 포함해 중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리창 중국 총리가 다음 달 호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논의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앨버니지 총리] “”We do have communications with China that includes visits and the Chinese Premier will be here in June. We will make our position clear as well in discussions as we do. One of the things that had broken down over a period of time was any dialogue. Dialogue is important, it’s always, always important to have avenues of communication and that’s why we’ve used all of those avenues of communication to make our position on this incident very clear.”
이와 관련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호주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표했으며, 호주 정부에 오해와 오판을 피하기 위해 도발과 날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린 대변인] “The Chinese side has lodged solemn representations over Australia’s risky move and urges Australia to immediately stop provocations and fabrications to avoid misunderstanding and misjudgement.”
그러면서 “호주 군 항공기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구실로 중국 영공에 고의적으로 접근해 중국의 해상 및 항공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중국 군은 현장에서 호주 군에 대한 경고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관련 작전들은 합법적이었고 규정을 준수했으며 전문적이고 안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린 대변인] “The truth is that the Australian military aircraft, under the banner of implementing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deliberately approached China’s airspace in a threatening way that jeopardized China’s maritime and air security. The Chinese military took necessary measures at the scene as warning (to Australia), and the relevant operations were legal, compliant, professional and safe.”
앞서 지난 4일 중국 공군 젠(J)-10 전투기가 한반도 서해 인근 공해상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던 호주 해군 ‘호바트(Hobart∙DDG 39)’ 구축함에서 발진한 MH-60R ‘시호크(Sea Hawk)’ 헬리콥터 수백 m 전방에 열추적 미사일 회피용 섬광탄인 ‘플레어(flares)’를 발사해 헬기가 회피 기동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6일 성명에서 시호크 헬기가 플레어에 맞았을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위험하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일본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호주 해군 함정에 대해 중국 군 함정이 음파 탐지기를 작동시켜 함정을 수리 중이던 호주 군 잠수 요원들 중 1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한 지 약 6개월 만에 발생했습니다.
앞서 호주와 중국은 지난 2022년 6월에도 중국 군 전투기 편대가 국제 공역에서 정기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호주 군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에 근접 비행을 하면서 플레어와 레이더 전파 교란 입자 ‘채프’를 발사하는 등 마찰을 빚은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결의 2375호에 따라 석탄과 석유, 해산물 등 북한의 금수 품목의 밀수를 막기 위해 북한 선박과의 선박 간 환적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해 자국 항공기 또는 함정을 한반도 인근에 파견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등에 대한 해상 감시 활동을 벌여왔으며, 이와 관련해 호주 해군은 이번 임무를 포함해 2018년부터 ‘아르고스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