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교인 38.3% “신 혹은 초월적 존재 믿어”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가운데, 그들은 종교를 개인적 평안의 도구 수준으로만 인식할 뿐 궁극적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 탈종교화 이슈와 더불어 개신교 인구도 하락하고 있는 현실 속 이에 따른 교회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4월 19일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을 열고,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번 조사를 공동 진행한 정재영 교수가 '한국 무종교인의 종교적 특성'을 발표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4월 19일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을 열고,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번 조사를 공동 진행한 정재영 교수가 ‘한국 무종교인의 종교적 특성’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초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발표한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무종교인 비율은 62.9%에 달한다. 국내 종교인 비율은 2017년 조사에서 무종교인에 처음 역전된 이래 매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로, 특히 저연령대로 갈수록 무종교인 비율이 두드러진다. 이런 가운데 목데연과 종교사회학자인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공동으로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조사’를 전개해 눈길을 끈다.


현재 종교를 믿지 않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무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전체의 16.9%만이 종교에 관심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나마도 ‘가끔 있다’가 16.2%로 강도가 약했는데, 반면 ‘없다’(83.1%)라는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43.5%는 ‘전혀 없다’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무종교인들은 종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응답자들은 종교가 주는 유익으로 ‘위안과 위로’(76.0%)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도 ‘내적 평화와 행복’(72.7%), ‘고난과 고통을 이기는 힘’(66.1%) 등을 높이 평가하는 등 대부분 종교를 통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종교의 본질이자 궁극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삶의 의미에 해답’(34.1%)과 ‘영생/해탈 추구’(27.2%) 등은 오히려 공감을 얻지 못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종교적 또는 영적인 차원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신 혹은 초월적 존재를 믿는지에 대한 질문에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라는 응답은 4.6%에 그쳤지만,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어떤 초월적인 힘이 존재한다고는 생각한다’에 33.7%가 동의하며 무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3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신을 포함한 초월적인 힘의 존재를 믿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무종교인 중 스스로 종교적이라고 인식하는 이는 불과 5.2%에 그쳤지만, 영성에 대해 질문하자 그보다 훨씬 많은 24.1%가 영적인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을 보였다는 점이다. 영적인 차원에는 어느 정도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기존 제도 종교나 조직화한 종교에 실망한 이들이 ‘종교’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실제로 무종교인들 가운데 75.6%는 종교가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매우 12.5%, 약간 22.3%, 긍정+부정 모두 40.8%)을 준다고 응답해 기성 종교에 대한 반감을 표했는데, 향후 기대 역시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49.4%)라거나 ‘현재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35.5%)이라며 변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물론 과반의 무종교인들(56.9%)은 종교의 사회적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자신들의 관심은 차치하더라고 종교가 사회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인식은 갖고 있는 것. 종교의 사회적 기능으로는 ‘사회적 약자 보호’(59.5%)의 동의율이 가장 높았고, ‘인권 보호’(46.1%)과 ‘사회적 갈등 중재 통합’(43.3%)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정재영 교수는 “이러한 무종교인들을 기성 종교에 포섭하려고 하는 노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들은 기성 종교에 실망하거나 불만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기존의 종교 전통이나 교리를 따르려고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관심이나 취향에 따라 폭넓게 영적인 차원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가 영성에 대한 이들의 관심 자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영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기를 제언했다. 전통이나 핵심 교리와 같은 본질 요소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변해가는 사람들의 종교적 또는 영적인 관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게 영적인 차원에 관심을 둔 무종교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종교인의 종교 의식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지앤컴리서치(대표이사:지용근)가 1월 31일부터 2월 13일까지 14일간 온라인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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