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약 18개월 만에 회담하고 두 나라 군 사이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 고문이 교도소 수감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오랜만에 회담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16일 화상으로 회담했습니다. 미중 국방장관의 공식 회담은 약 18개월 만인데요. 이날(16일) 회담에서는 두 나라 군 간 협력 강화 문제와 지역안보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진행자) 18개월 만의 회담이라면 양국 국방장관간 마지막 공식 회담이 2022년에 있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오스틴 장관이 지난 2022년 11월에 캄보디아에서 열렸던 아세안 국방장관회담에서 당시 웨이펑허 국방부장을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웨이 부장 후임인 리상푸 국방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짧게 대화했는데요. 하지만 정식으로 회담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건 특별한 이유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당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했는데요. 중국이 이에 반발해 미국과의 국방회담을 포함해 양국 간 대화를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두 나라 정상이 대화 재개의 물꼬를 텄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에 만나서 두 나라 사이 소통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 덕에 이번에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된 겁니다.
진행자) 이날(16일) 회담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두 장관이 양국 국방 관계와 지역 및 국제 안보 현안들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스틴 장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 군사 소통 경로를 계속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두 나라 군 사이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방부는 또 오스틴 장관이 회담에서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 있는 비행과 항해, 그리고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것, 그리고 공해, 특히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둥쥔 국방부장은 회담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국방부는 둥 부장이 두 나라 사이의 더 큰 신뢰를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둥 부장은 또 “중국과 미국은 평화를 가장 소중한 것으로, 그리고 안정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둥 부장은 양군 간 신뢰, 그리고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둥 부장은 “군사 영역은 관계 발전을 안정시키고 심각한 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둥 부장은 “미국 측은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인정하고,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주권과 해양 권리 및 이익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지역 평화를 보호하기 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담에서 그 밖에 어떤 문제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두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에 대한 우려, 그리고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중국이 타이완을 거세게 압박하면서 양안 사이에 긴장이 높아졌는데요.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는 회담에서 무슨 말이 오갔나요?
기자) 네. 둥 부장은 타이완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군은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의 활동이나 이에 대한 외부의 묵인과 지원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해군 초계기가 타이완해협 상공을 비행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 7함대는 해군의 P-8A 포세이돈 초계정찰기가 17일 타이완해협 상공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7함대는 이와 관련해 “국제법에 따라 타이완해협 안에서 활동함으로써, 미국은 모든 나라의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중국군 항공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미군 비행기 활동을 자주 방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군 전투기가 미 해군 초계기에 아주 가깝게 접근하면서 충돌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 종종 있었습니다. 미국은 이럴 때마다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양국 정상이 만나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이후에는 그런 위험한 상황이 없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교도소에 있던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 고문의 신변에 변화가 있군요?
기자) 네. 미얀마 군사정부는 수치 전 고문을 교도소 수감에서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또 신년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정기 사면의 일부로 수감자 3천300명을 석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정이 수치 전 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수도 네피도를 덮친 더위 때문입니다. 16일 오후 네피도 기온은 섭씨 41도를 기록했고, 앞으로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은 AFP통신에 한동안 계속되는 더운 날씨 탓에 당국이 약한 수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또 수치 전 고문과 윈 민 전 대통령뿐 아니라 나이가 많은 수감자들도 더운 날씨 때문에 적절한 돌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이 얼마나 가택연금 상태로 있는 겁니까? 더위가 물러가면 다시 수감되는 건가요?
기자) 폭염이 끝나고 수치 전 고문이 얼마나 더 가택연금 상태로 있을지 현재 확실하지 않습니다. 앞서 수치 전 고문 아들인 킴 아리스 씨는 지난 2월 AFP통신에 모친이 네피도에 있는 특별시설에 수감돼 있다고 전했는데요. 여기에는 냉방기도 없고 우기에는 물이 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은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패와 코로나 방역규칙 위반까지 많은 범죄 혐의로 27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린 뒤 체포돼 재판받았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은 과거에도 장기간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죠?
기자) 네. 지난 1989년과 2010년 사이에 집권했던 군사정권에 의해서 거의 15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군사정권이 수치 전 고문에 대한 기사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그의 변호인들도 수치 전 고문 건을 언론에 말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또 변호인들이 수치 전 고문을 만날 수도 없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그녀를 직접 만난 건 2022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다시 정권을 잡은 명분이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네. 2020년에 실시된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당시 선거를 지켜본 독립적인 참관자들은 군부가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정권을 다시 잡았지만, 지금까지 불안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 정부가 무너지자 무장항쟁이 시작됐고요. 정부군이 여기에 강경 진압으로 맞서면서 희생자들이 대거 발생했습니다. 현재 군정이 들어선 지 3년이 넘었는데요. 정부군은 아직도 국토 전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부군이 지역 통제는커녕 반군들에 크게 밀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몇몇 소수민족 반군조직이 연합해서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는데요. 정부군이 반군과의 싸움에서 크게 패배하고 많은 지역을 점령당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태국 접경 지역에 있는 무역 근거지들이 점령당하면서 미얀마 군사정부는 자금줄이 말라 현재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