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가 물=‘Water’ 깨닫듯
하나님 말씀에 대한 감각 익혀야
실천 주저하지 않으려면 마음판에
마음판 새기면 마음 흔들리지 않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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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손을 흠뻑 적신다. 전에도 만져 보았지만,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던 그 액체였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Water’라는 단어가 쓰여진다. 그녀는 그렇게 물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헬렌 켈러의 일화다. 어릴 때 목숨을 잃을 뻔한 큰 병에 걸려 보지도 듣지도 못하던 그녀는 설리번 선생님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글을 깨치게 되었다. 그렇게 글을 배운 그녀는 대학까지 졸업하고 교육자이자 사회사업가로 활동해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 되었다.
헬렌 켈러는 날마다 물을 만졌지만, 그것이 ‘Water’임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던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과 ‘Water’를 동시에 경험했을 때, ‘Water’가 물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적용이 그렇다. 적용은 물을 만지며 ‘Water’라는 단어를 접하는 것과 같다. 물이 ‘Water’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하나님 말씀과 우리가 일상을 살아드리는 행위가 하나임을 체득하는 시간인 까닭이다.
지난 시간 ‘포스트잇’을 이용해 큐티한 내용을 일상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포스트잇에 쓰인 그날의 적용이 바쁜 일상에서 내 마음의 욕심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그 사랑이 나의 미래를 인도하심을 상기하게 한다. 그렇게 적용을 실천하면 우리의 일상이 하나님의 은혜로 가득하게 되는 까닭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포스트잇까지 붙여가며 시험 공부하듯 적용을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이유가 있다. 적용을 해야 하나님 말씀이 내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제3자를 위한 말씀이 아닌, 나 자신의 내비게이션이 되어 갈 길을 밝혀주는 까닭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다. <묵상의 여정> 저자 박대영 목사의 말이다.
“묵상의 여정은 묵상의 대상에 대해 해명하고 진술하고 낱낱이 파헤치는 일이 아니라,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다.”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 묵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할까? 우리가 이론이 아닌 실전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그래야 내가 하나님 뜻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헬렌켈러가 물을 날마다 만졌어도 그것이 ‘Water’인 것을 알지 못했지만, 함께 접했을 때 깨달았던 것과 같다.
신앙인인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나님 말씀을 잘 아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마치 헬렌 켈러가 물을 계속 만져왔지만,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설리번 선생님의 손으로 ‘Water’라고 헬렌 켈러의 손에 쓸 때, 그녀가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적용을 해야 하는 이유다. 성경 말씀과 일상이 전혀 다른 세상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는 것임을 깨닫고 그렇게 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이유는 일상을 하나님 말씀대로 살기 위해서다. 하지만 포스트잇을 보고도 그대로 실천하기 쉽지 않다. 일상의 실천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 하면, 얽힌 인간관계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마음에도 붙여야 한다. 그래야 실천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잠언 3장 3절을 보자. 쉬운성경이다. “너는 성실과 사랑을 절대 버리지 말고, 그것을 네 목에 걸고, 네 마음판에 잘 새겨라”. 하나님께서 “네 마음판에 잘 새기라!”고 말씀하신다.
왜 하나님 말씀을 마음판에 새겨야 할까? 그러면 우리 성도들의 태도와 자세가 달라지는 까닭이다. 그러니 마음판에 새기라는 말씀은 일상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라는 것이다.
마음판에 새기면 나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상대방이 어떤 표정을 짓거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떻든 실천할 수 있다. 마치 이런 것과 같다. 내게 어떤 카드가 들어와도 ‘포커 페이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우리를 책임지는 것은 인간관계가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카드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표정이 변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래야 나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마음판에 새긴 ‘말씀의 포스트잇’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일상의 감각을 익히는 시간, 하나님 말씀이 일상이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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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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