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 ⓒ김덕영 감독 공식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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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국전쟁>이 21일 오전 누적관객 80만의 기록을 깨고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건국전쟁>은 그동안 폄하돼 왔던 이승만 대통령의 삶과 업적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1일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해, 좌석판매율 1위를 오래도록 차지해 왔다. 스크린 수는 167개에서 20일 기준 834개로 급증했고, 좌석판매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개봉작 중 1위다. 15일부터는 박스오피스 2위를 달성 중이며, 이에 힘입어 미국CGV에서도 개봉했다.
영화 <건국전쟁>의 메가폰을 잡은 김덕영 감독은 서강대학교 출신으로 작가로서 소설 <그리스의 시간을 걷다>, <세상은 모두 다큐멘터리였다> 등을 발표한 바 있고,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제작해 로마 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동유럽국제무비어워드 은상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차기작으로 이승만 대통령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영화 <건국전쟁> 개봉 일기를 통해 “60대 직전의 나이에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영화 ‘건국전쟁’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성경에서 사회의 변화와 개인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이 많은 것으로 기억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돔과 고모라’”라며 “하나 주목하게 되는 것은 ‘한 사람’의 가치가 지니는 소중함이다. 만약 아브라함이 그 땅에서 한 사람의 의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 소돔과 고모라의 비극은 피할 수 있었다. 영화 <건국전쟁>을 3년 동안 만들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바로 이 ‘한 사람’의 소중한 가치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제대로 깨어 있고 불의에 맞서는 용기를 지닐 수 있다면, 공동체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의 모순성을 16년 동안이나 연구하던 중 알게 된 구호 “이승만 괴뢰 도당을 타도하자”를 통해 호기심이 생겼다며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또 영화 <건국전쟁>의 후속작을 계획 중이라며,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이승만의 신앙적 면모 또한 더 다루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이승만 대통령을 다룬 다큐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2020년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마친 뒤 차기작을 고민할 때였습니다. 당시 북한 체제의 모순성을 16년 동안이나 연구한 셈이었죠. 그때 흥미로운 구호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이승만 괴뢰 도당을 타도하자!’입니다. 1960년대 막을 내린 이승만 정부를 북한 1990년대, 2000년대까지도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왜 사라진 정부를 놓고 그렇게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일까?’ 생각했고, 그렇게 이승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승만을 죽여야 했던 북한 김일성 체제, 남한의 주사파 세력들, 그들의 연합 작전을 말입니다. 한반도에서 자신들이 정통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어떤 이데올로기적인 발작(?)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건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채까지 이어지는 아주 놀랍고 무서운 반 자유민주주의적인 이념이었습니다. 이승만이 그 희생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건국전쟁 제작 관련 여러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다큐멘터리 영화는 자료와의 싸움입니다. 좋은 자료를 완벽하게 구하지 못하면 절대로 흥행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료를 구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발굴한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뉴욕 맨해튼 ‘영웅의 거리’ 퍼레이드 장면은 그 중 가장 힘들었지만 찾았을 때 보람도 컸습니다. 거의 국제무대에서 아이돌급 스타의 대접을 받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큐 영화 속 이승만 대통령의 미국 카퍼레이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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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전쟁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토지개혁, 여성투표권 부여. 이 세 가지는 거의 이승만의 단독 플레이였습니다. 1948년 여성에게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선각자들이 당시 얼마나 됐겠습니까? 토지개혁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한민국의 오늘과 같은 발전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 토대였습니다. 인간이라면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자신이 누리는 혜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출발은 이승만이었습니다. 그걸 부정할 수 있는 사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신앙적 면모는 어떠했나요.
“한성감옥에 갇혔을 때, 감옥에서 독서실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대단한 지성의 소유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기독교를 운명처럼 받아들였습니다. 그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콜레라가 감옥 안에 창궐했을 때도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합니다. 콜레라 환자들을 도움 주며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용기를 줬습니다. 이 정도면 성인의 반열에 오를 만한 인물입니다. 늘 기도하며 살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어선 기독교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내용 같은데, 영화에서는 잘 다루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나중에 다른 작품을 통해 기독교에 대한 부분은 다뤄질 것이라 믿었습니다. 처음부터 ‘건국전쟁’의 스토리가 기독교인들만을 위해서 구성됐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흥행은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기독교인 이승만에 관한 부분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취재를 보충해서 세밀하게 다뤄나가려고 합니다.”
-감독님에게 있어 이승만 대통령이란 어떤 존재인지.
“대한민국만을 사랑했던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전 작품과 이번 작품 모두 북한과 무관하지 않은데, 북한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생기셨나요?
“대한민국 모든 갈등과 모순의 원인은 북한입니다. 당연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2,500만 북한 동포를 1%도 안 되는 김일성주의자들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이승만 정신의 구현입니다.”
-픽션은 사실처럼 여기며 쉽게 선동되고, 반대로 다큐와 사실은 외면하거나 무관심한 이들을 어떻게 해야 변할 수 있을까요.
“괴벨스는 말했습니다. ‘거짓과 선동은 한 문장으로 족하다. 하지만 그것을 깨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장의 문서가 필요하다’고… 어쩔 수 없습니다. 수십 수백 장 문서를 찾고 만들어서 거짓을 깨야죠. 거짓으로 만들어진 나라가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예수 그리스도 정신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 또는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건국전쟁 2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인간관, 인간적 면모,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