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 비전트립 특집] 받은 자 은혜 고백하며, 주는 자 사명 다짐하다 < 특집 < 교단 < 기사본문







낯선 이국땅에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가슴에 품었다. SCE 비전트립에 참가한 학생, 청년들의 이야기다.


학생지도부(부장:양병국 목사, 이하 학지부)가 주최한 ‘제9회 총회 SCE 비전트립’이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일본 오사카와 고베 등지에서 열렸다. 80여 명의 학생·청년 참가자들을 비롯해 학지부 임원들과 강사, 스태프 등 118명이 함께한 이번 비전트립은 ‘세계를 품는 리더가 되라’(사 14:26)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해 비전트립이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에서 이수정 선생과 언더우드 선교사 등의 발자취를 좇으며 내 손에 말씀이 전해지기까지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물론, 복음화율 0.4%대의 영적 황무지 일본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기회로 삼았다.






참가자들은 한국 최초의 감리교 의료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턴이 1917년 일본으로 건너가 처음 묵었던 고베 외국인 구락부와 1922년 소천하기까지 사택으로 쓰던 슈에케하우스 등을 찾아 자신에게 오기까지 당연한 줄 알았던 복음의 흔적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고, 오늘날 그 복음을 들고 나선 선교사들을 마주하며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음을 몸소 느꼈다. 또한 일본의 장로교 목회자로서 빈민활동, 반전운동 등에 앞장섰던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의 기념관도 방문했다. 가가와 목사는 일본인으로서 처음으로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해 사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정에 동행한 총회세계선교회 파송 선교사인 윤종헌 목사(아카시교회)는 인물 소개와 함께 각 장소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윤 선교사는 “아직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본에 대해 깔린 민족감정이 있지만, 선교는 모든 것을 초월해서 마땅히 해야 하는 주님의 명령”이라며 비전트립에 참가한 학생·청년들이 먼저는 복음의 빚진 자라는 인식을 갖기를 바라고 동시에 그에 따르는 사명을 감당하기를 강조했다.






낮에 눈으로 보며 마음 밭을 새롭게 다진 참가자들에게, 이어진 저녁 강의는 귀를 통해 비전의 씨앗을 심는 자리였다. 이틀간 차례로 강단에 오른 6명의 강사들은 믿음의 선진들을 통해 주님의 놀라운 은혜와 역사를 배우고 체험한 학생·청년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꿈으로 세계를 품는 지도자가 되기를 소망했다.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는 복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아쉬레’를 주제로, 예수 믿고 구원받은 ‘아쉬레’에 머물지 말고,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영생과 성령, 은사를 잘 사용해 하나님을 높이고 세상을 축복하는 ‘할렐루야’의 인생을 살기를 축복했다. 김종석 목사(은석교회)는 모세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여호수아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있어서 보이지 않게 귀한 사역을 감당한 각 지파의 리더들을 이야기하며, 각자 속한 그룹에서 리더로 세워진 참석자들이 구별된 삶으로서 영적 전쟁에 나서기를 당부했다. 또한 고상석 목사(중앙장로교회)는 간증을 통해 “지식도, 성공도, 물질도, 권력도 하나님을 위해, 영혼을 위해 사용될 때가 진짜”라면서 인생의 모든 날에 하나님을 기억할 것을 권면했다.


이튿날 강의한 문형희 목사(동암교회)는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만한 시간을 쌓고 정직의 영성을 소유한 덕분”이라며 대입, 취업, 결혼 등 골리앗처럼 느껴지는 눈앞의 모든 상황 속에서 열심히 물매를 돌리되 나의 부족을 고백하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임으로써 하나님 나라 주인공이 되기를 천명했다. 나영진 목사(만남의교회) 역시 감옥에 갇혀서도 꿈이 있던 사도 바울과 같이 현실을 탓하기보다 꿈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사모하는 학생·청년들이 되기를 기대했다. 끝으로 서태상 목사(새생명교회)는 “믿음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비교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실 줄로 믿는다”라며 미래에 세계를 담는 큰 그릇의 일꾼들이 모두 되기를 바랐다.




말씀으로 도전받은 참가자들은 자신의 믿음과 비전을 위해 하나님께 간구했고, 삼삼오오 모여 서로를 중보했다. 또한 일본 선교를 위해, 선교사들을 위해, 영혼 구원을 위해 함께 마음 모아 기도했다.












예배에 성공한 이들은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에도 온 힘을 다했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공원에서 찬양 버스킹을 한 것. 교회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젊음이라는 공통점으로 어떠한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다 같이 다윗처럼 기뻐 뛰며 소리 높여 하나님을 찬양했다.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은 한국에서 온 학생·청년들이 웃으며 즐기는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춰 사진을 찍거나 함께 손뼉을 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본에서 만들어진 CCM ‘꽃들도(花も)’를 일본어로 바꿔 부르며 일본 땅에도 그리스도의 계절이 속히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음세대들은 노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 셋째 날 관광 일정으로 찾은 놀이공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음껏 즐기며 학업과 진로 등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다.




한편 이번 비전트립이 빛날 수 있도록 뒷받침한 이들의 헌신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여름 수련회 이후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는 SCE 동아리 동문회원들이 스태프로 참여한 것. 이들은 집회 찬양 인도는 물론 일정 간 매일의 기도 제목을 나누고 차량 이동 때마다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소수로 참여한 교회들까지도 소외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여러 섬김의 활동을 펼쳤다. 동아리동문회 김도연 회장은 “지난해 비전트립 당시 참가자들 사이에 교류가 부족해 아쉬웠다는 평가를 듣고, 서로 다른 교회에서 온 이들이 교제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하려 노력했다”라며 “그동안의 SCE 사역이 여름 행사에만 집중된 측면이 있고 그마저도 멤버십이 없이 일회성으로 끝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비전트립을 계기로 SCE의 공동체성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말 그대로 자발적인 학생 신앙 운동을 회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물론, 가족과 교회를 비롯해 자신들을 향한 많은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얻어간 참가자들이 이제 각자의 삶과 신앙의 자리에서 받은 것 이상의 사랑을 주고 나누며 세상을 품는 도구로 쓰임 받기를 기대한다.


홀로 또 함께, 기쁨과 감사의 시간


이번 비전트립에 은석교회는 가장 많은 25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강사로 참여한 김종석 목사 부부와 인솔자로 함께한 목회자 두 명을 포함하면 29명이 일정에 동행했다. SCE 경인권역위원장인 김 목사는 교회 학생·청년들의 SCE 활동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비전트립에도 1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바 있다.

2년 연속 참가한 손성우 군은 “지난  비전트립 이후 예수님의 마음을 더 깊이 깨달아 믿음이 더 단단해진 좋은 경험이 있어서 다시 오게 됐다”라며 올해는 특히 고3 맏형으로서 많은 동생과 함께할 수 있어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은석교회 김인섭 목사는 “지난해 비전트립에 다녀온 친구들이 기점이 돼서 청소년부가 더욱 뜨거워졌다. 올해는 광고도 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이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물어보고 준비할 정도였다”라며 향후 비전트립도 참가한 학생들과 함께 기도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소수로 참가한 교회도 있다. 역시 고3이 되는 생명비전교회(연규운 목사) 강민구 군은 홀로 참가했지만, 오히려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비전트립이 자신의 관점과 기도의 지경을 넓혀준 기회가 됐다는 강 군은 “그동안은 기도하더라도 나와 가족, 교회를 위해서까지만 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를 위해 심지어는 이번에 다녀가는 일본을 위해서도 관심 두고 기도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복음으로 당당한 학생들 모습에 희망”


학생지도부장 양병국 목사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학생지도부 임원들은 일정 내내 소리 없이 뒤에서 헌신했다. 특히 부장 양병국 목사(사진)는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첫날 서로 다른 교회에서 참가해 어색해하던 친구들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서로 마음을 나누며 함께 신앙의 열정을 품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라는 그는 참가자들이 각기 다짐한 마음이 가정과 학교, 교회로 돌아가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랐다.

“비전트립 자체가 재밌다 즐겁다가 아니라 이것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어떤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다짐하며, 실천해 가는 하나의 계기와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양 목사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가장 좋았던 프로그램을 묻자 버스킹이라고 답했다. 학생·청년들의 길거리 찬양은 사실 임원들이 준비한 일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그 장면에서 그는 희망을 봤다.

“우리가 복음을 가졌다고 하는 것 자체로 위축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는데, 생소한 곳과 생소한 사람들 앞에서 복음에 대한 열정과 마음을 갖고 찬양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이 큰 자부심을 품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비전트립이 학생·청년들의 삶과 신앙에 하나의 발판이자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 양 목사는 이곳에서 훈련받은 리더들이 교량의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교회마다 지역마다 다음세대가 세워지는 역사가 있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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