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직 뒤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이 3년 만에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됐던 2021년 1월 이후 최대치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0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만3000명 증가했다. 월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20만 명을 넘은 건 2021년 1월(21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었다는 건 해고나 계약 종료 등으로 원치 않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통상 1월에는 직전 연말 고용계약이 끝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탓에 다른 달보다 실업급여 신청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증가 원인을 두고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 상황이 여전히 안 좋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전체 피보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그와 비례해 실업급여 신청자도 늘어나는 구조적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05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3%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가입자도 각각 9만8000명(2.6%), 23만5000명(2.3%) 늘었다. 반면 건설업 가입자는 1년 전보다 2000명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는 제조업과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이 각각 3만1500명(14.1%증가), 2만8000명(13.4% 증가) 이었다. 제조업 고용 상황이 수출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산업시설관리서비스업에도 제조업 파견이 포함돼 있다. 태영건설 등 국내 건설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건설업에서도 지난달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가 2만700명으로 7.3% 늘었다. 특히 현장 일용근로자를 중심으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며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달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분의 37%를 외국인이 차지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적용 범위 확대와 신규 외국인 근로자 채용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고용보험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12만6000명 늘었다. 고용부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지속적으로 규모가 늘고 있어 고용보험 가입자도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