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부터 이어진 중국 현지의 탈북민 사역을 마무리하고 2011년 한국으로 들어오게 됐다. 하나님께서 한국에서 새로운 북한선교를 시작하라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었다.
순종하는 자세로 한국에서 탈북민교회를 개척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나 막막했다. 하루 세 시간씩 기도하고 있을 때 새로운 사역이 열리기 시작했다. 탈북 청소년들이 교회로 하나둘씩 모이더니 수십 명으로 불어나기 시작해 교회를 이전해야 할 정도였다. 몰려드는 청소년들과 함께 중국에서처럼 통독과 암송, 기도 위주의 공동체 생활을 하는 성경통독학교를 열었다.
처음 학교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렸다. 갈 데 없는 중국과는 달리 맘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국내에서 온종일, 게다가 일 년 내내 성경만 읽고 기도하는 공동체에 누가 지원을 하겠냐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1기 모집에 탈북 청소년이 27명이나 지원을 해 오히려 선발을 해야 했다. 나는 중국에서 통독반을 이끈 경험이 있던 김성근, 최원 두 선생을 책임자로 두고 학교를 시작했다.
처음 학교를 시작했을 때 모인 청소년들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진한 화장을 한 여자아이들, 통독 시간에 술 냄새를 풍기면서 앉아 있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남자아이들. 대부분 탈북한 지 삼 년이 채 안 되는 20세 정도의 어린 청년들이었다. 예상대로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질풍노도 시기에 탈북한 이들과의 하루하루는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조금만 야단을 쳐도 대들기 일쑤였고 심지어 술 먹고 칼을 휘둘러 최원 선생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하지만 말씀의 힘은 강력했다. 변화될 것 같지 않던 이들도 말씀과 기도, 선생들의 헌신과 사랑에 힘입어 변화되기 시작했다. 남한에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 잘 사는 것이 유일한 꿈이던 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리기 시작했다. 현재 8기까지 진행한 탈북민 성경통독학교는 6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 중 20여 명은 목회자 혹은 신대원에서 목회를 준비하고 있다.
성경 통독을 통한 탈북민들의 영적 변화는 너무나 놀라워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는 고백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나님께선 고국을 떠나 한국에 와 있는 이주민들을 위한 국제성경통독학교에 대한 마음을 계속해서 주신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오직 주의 말씀은 영원(사 40:8)하기 때문에, 그 능력을 믿기에 기도하며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