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연말을 맞아 분야별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특집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2023년을 장식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겠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전∙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
올 한 해 미국 뉴스의 중심을 차지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 후 정치 뒤편으로 물러났던 것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존재감을 드러냈고, 올해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잇단 기소로 연일 사회, 정치면 뉴스를 장식한 겁니다.
첫 기소는 올해 3월에 있었습니다.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와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에게 13만 달러를 지불하도록 하고, 이후 이를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을 통해서 변제해 준 뒤 이와 관련해 회계 장부를 위조했다는 혐의에 관해서 조사를 벌였는데요. 뉴욕주 맨해튼 대배심은 3월 전격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에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뉴욕 법원에 출석한 뒤, 곧바로 플로리다로 날아가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지난 4월] “This fake case was brought only to interfere with the upcoming 2024 presidential election. And it should be dropped off immediately.”
이 소송은 오는 2024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로 제기된 가짜 사건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소송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월에는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이 사건을 담당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잭 스미스 / 특별 검사] “We have one set of laws in this country and they apply to everyone. Applying those laws, collecting facts. That’s what determines the outcome of an investigation. Nothing more, nothing less.”
스미스 특검은 미국에는 하나의 법이 있고 이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이 법을 적용하고 사실을 모으는 것이 수사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8월에는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또 2020년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2건의 기소가 추가됐습니다.
4건의 기소 사건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열리는 재판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 내년 3월 4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이 대선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슈퍼 화요일’로 재판이 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024 대통령 선거에 쏠리는 이목”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선 경주의 포문을 연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약 2년 앞둔 지난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In order to make America great again and glorious again, I am tonight announcing my candidacy for president of the U.S.”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겁니다.
이후 공화당에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각각 올해 2월과 5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현재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월 초 기준 지지율 60%에 육박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4월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 대통령] “This is not a time to be complacent. That’s why I am running for re-election. We believe that everyone is equal, that everyone should be given a fair shot to succeed in this country.”
모든 사람은 동등하고 모든 사람은 이 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 공평한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라며 이것이 자신이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고, 민주당에선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후보가 없는 가운데 두 사람이 대선에서 재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두 사람의 가상 양자 대결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데요. 11월 말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다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2%P가량 앞서고 있습니다.
“234년 의회 역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
올해 10월, 미국 하원에서는 미 의회 234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겁니다.
지난 10월 3일에 있던 미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순간의 발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미 하원] “On this vote, the Yays are 216, Nays are 210. The resolution is adopted. The office of Speaker of the House of the United States House of representatives is hereby declared.”
투표에서 찬성 216대 반대 210으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이 통과됐고, 이로써 하원의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는 겁니다.
불명예의 주인공이 된 인물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입니다. 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를 막기 위해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9월 말, 2023 회계연도 예산 마감 기한 전에 발의한 임시지출안이 통과되자 공화당 내 강경파 맷 게이츠 의원이 단독으로 해임결의안을 발의했고요. 민주당 의원 전원과 공화당 내 8명의 강경파 의원이 이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미국의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이후 약 3주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후 공화당에서 총 4명의 의원이 하원의장 후보로 나섰는데요. 이 가운데 첫 번째와 세 번째 후보로 나선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과 톰 에머 의원은 공화당 내 지지 확보 실패로 투표에 가기도 전에 중도 하차했고요. 두 번째 후보로 나선 짐 조던 의원은 3차까지 이어진 투표에서 점점 더 반대하는 의원이 늘어 결국 포기했습니다.
결국 네 번째 후보로 나선 마이크 존슨 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고요. 하원 본회의 투표를 간신히 통과되면서 제56대 하원의장에 올라 의장 공백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녹취: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Let the enemies of freedom around the world hear us loud and clear. The prople’s house is back in business”
존슨 의장은 취임 직후 행한 연설에서 “전 세계 자유의 적들에게 크고 분명하게 말한다”며 의회가 재가동됐음을 알렸습니다. 존슨 의장은 취임 후 마감 기한을 앞둔 임시지출안의 기한을 각각 내년 1월과 2월로 연장해 당면한 셧다운 위기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러 사안에서 큰 입장차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존슨 의장은 이를 조율해 본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2년 만에 최고점 찍은 미국 기준금리”
지난 2022년 미국 경제의 화두가 물가 상승이었다면, 올해는 기준금리였습니다. 지난해 6월, 연간 물가 상승률이 무려 9%를 돌파하기도 하는 등 물가 상승이 미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대응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에 나섰습니다. 공격적인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 11월까지 모두 12 11차례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 ‘빅스텝’, 0.75%P 인상하면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난해 6월부터 7월, 9월, 11월에 네 번에 걸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12월 13일 한 번 더 기준금리 발표가 남아있는데요. 현재 기준금리는 5.25%~5.50%입니다.
지난 11월,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제롬 파월 연준 의장] “But a few months of good data are only the beginning of what it will take to build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down sustainably toward our goal. The process of getting inflation down sustainably to two percent has a long way to go.”
파월 의장은 최근 나온 몇 달간의 긍정적인 자료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서 지속해서 완화한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것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이어 아직 목표로 하는 안정적인 2%대의 물가 상승률로 가는 길은 아직 멀었다며 아직 긴축 통화정책을 해제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했습니다. 지난 10월 미국의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였는데요. 연준의 목표인 2%대보다는 아직 높은 상황입니다.
연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가운데 이제는 과연 연준이 어느 시점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파월 의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짐작하는 것은 아직 결론 내리기 이르다며 이런 전망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2023년 결산 특집 두 번째 시간으로 미국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오택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