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회기 선관위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가 자신에게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의 책임이 있다고 밝힌 주홍동 장로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의 주장은 1000% 믿을 수 없다”며, “주홍동 장로와 이이복 장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홍동 장로의 물귀신 작전이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감사부 소환조사에서 주홍동 장로는 “1000만원은 내 돈이다. 이이복 장로는 무관하다”면서, “이종철 목사가 (1000만원을 주도록) 유도했다. 이종철 목사가 판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가 코너에 몰리니까 물귀신 작전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4일 광주 송정중앙교회에서 열린 선관위 전체회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관위는 오전 전체회의에서 이이복 장로와 주홍동 장로를 불러 심의분과장에게 전달된 1000만원 건에 대한 소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후에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이이복 장로의 후보 탈락을 결정했다. 당시 선관위원장 배광식 목사가 주홍동 장로에게 이의가 없냐고 물었지만, 주 장로는 어떠한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는 선관위 회의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한 번도 이이복 장로의 후보 탈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선관위원 전체는 주홍동 장로와 이이복 장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홍동 장로가 선관위에 한 번도 이이복 장로의 후보 탈락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건 아니다. 주 장로는 제108회 총회 당일 오전 열린 선관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1000만원이 이이복 장로의 돈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이종철 목사는 선관위원들 앞에서 문제의 각서를 꺼내 읽었다.
해당 각서는 ‘1000만원을 이이복 장로에게 받았다’라는 내용으로 주홍동 장로는 자신의 돈 1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서명했다고 감사부에 증언했다. 또한 이종철 목사가 공개하지 않고 무덤까지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해서 서명했는데, 이 목사가 선관위원 앞에서 읽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종철 목사는 해당 각서에 주홍동 장로가 서명할 때 “이이복 장로가 기자회견을 해 다 내려놓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고 했고, 누구든 1000만원 이야기를 다시 꺼내면 이 각서를 오픈하겠다고 했다. 주홍동 장로가 선관위 마지막 회의 때 약속을 어겨서 각서를 읽었다”고 반박했다.
“이이복 장로도 믿을 수 없다”
주홍동 장로는 8월 18일 밤 11시가 넘어 1000만원을 들고 이종철 목사의 교회에 찾아간 것에 대해 그날 아침 이종철 목사가 전화해 “우리가 남이가, 다녀와서 연락 달라”라며, 신호를 줘서 그랬다고 증언했다.
반면 이종철 목사는 “아침 통화에서 아무런 관계가 없고, 선거 관련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날 일산 카페에서 만나 주홍동 장로가 건넨 1000만원을 굳이 받은 이유에 대해 “오히려 내가 누명을 쓰고 선관위가 피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장소에 직원을 대동한 것에 대해서도 “증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주홍동 장로는 이번 감사부 소환조사만이 아니라, 제108회 총회 직전에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가 이슈로 떠올랐을 때도 이이복 장로가 아니라, 이종철 목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본지 기자가 주홍동 장로에게 조사처리위원회가 구성돼 조사받을 수 있다고 하자, 주 장로는 “자신뿐만 아니라, 이종철 목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철 목사는 “말 같은 소리여야 대꾸하지. 클린선거하자고 한 내가 그 짓을 왜 해”라며 흥분하며 반박했다.
이종철 목사는 “이이복 장로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합리적으로 주홍동 장로가 자기 돈으로 1000만원을 줬다는 게 말이 되냐. 주 장로가 이이복 장로의 선거운동원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홍동 장로를 신뢰하기 힘들다”면서, “주홍동 장로와 주변 사람들의 계좌를 추적하면 1000만원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이종철 목사는 자신은 선관위 뇌물 사건과 무관하며, “주홍동 장로와 이이복 장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선관위 부실 심의 비판 계속 나와
이종철 목사의 주장과 별개로, 107회기 선관위는 후보자 심의를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선관위원이 개입된 초유의 뇌물 사건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선관위는 사건의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최소한 이이복 장로와 주홍동 장로를 불러 대질심문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하지 않았다.
또한 선관위가 자체 조사로 진상 파악이 어려웠다면 직접 제108회 총회에 조사처리를 청원하고, 경찰조사도 청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관위는 하지 않았다. 선관위가 이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했다면, 지금까지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가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종철 목사는 이날 주홍동 장로를 가리켜 신뢰하기 어렵고, 1000% 믿을 수 없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107회기 선관위는 그런 주홍동 장로의 말만 믿고 후보자 심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