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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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저는 지난주 목요일 황순원문학촌을 방문했습니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님께서 여러 가지를 설명해 주시는데, 제가 이런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교수님, 제가 국문과나 문창과를 전공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랬더니 김종회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어쩌면 목사님께서 그런 전공을 하셨으면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더 폭넓은 문학적 잠재력과 가능성, 암시의 진폭이 커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니, 저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지리산 자락 아래 한 학년에 두 반밖에 없는 시골학교에서 자랐습니다. 대부분 담임선생님이 교대 출신이 아니라 양성소 출신이어서, 글쓰기나 웅변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글쓰기 대회를 나가거나 웅변대회를 나가면 상을 받았습니다. 제 안에는 천부적으로 마음 속의 연필이 있고, 마이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도 꾸준하게 시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1994년 월간 문예사조로 시인 등단을 하였고, 윤동주문학상, 천상병문학대상을 수상하면서 중견 시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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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쓴 시를 보면 그것도 나름 제 시의 순수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너저분하고 불필요한 서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시집을 불태워버리고 싶지만, 그러나 그것도 제 시의 역사고 발전 과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번에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라는 13번째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가 얼마나 전문성이 있냐의 차이일 뿐이지, 사랑하는 사람은 다 시를 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시는 사랑이고 사랑은 시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사랑의 계절을 걷고 있음을 느낍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소나기가 내리고 낙엽이 지고 하얀 폭설이 내리는 날이라도, 그 모든 계절은 사랑으로 물듭니다. 그래서 이번 시집의 제목을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라고 정하였습니다.
어렵고 난해한 시 보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시들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한 줄 한 줄 사람과 자연,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순수한 고백의 언어를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독자들의 마음에 봄날의 꽃이 되고 여름날의 소나기가 되고 가을날의 낙엽이 되고 겨울의 눈송이가 되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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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꽃이 필 때도 있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도 있습니다. 아니, 언젠가는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폭설에 갇혀 길을 잃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다면 그 모든 날들이 상처의 계절이 아닌 사랑의 계절이 되어 감싸주리라 믿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제 시집을 읽고 슬픔과 절망, 상처를 딛고 다시 사랑과 희망의 마음을 찾을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듯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추운 바람이 분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으로 감싸준다면 우리의 계절은 언제나 찬란한 빛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시대 최고의 평론가인 김종희 교수님께서 성도들 앞에서 이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입니다.
“소강석 목사님은 윤동주, 정호승, 나태주, 이해인 계열의 감성 시인이십니다.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한국교회 목회자의 시의 계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여시는 시집을 쓰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 목사님은 대중적 호소력과 전파력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정말 과분한 시 해설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습니다.
황순원 선생님이 6.25 전쟁 중 ‘소나기’라는 소설을 쓴 것은 전쟁 중에도 없어서는 안 될 순수한 인간의 서정과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으셨던 것처럼, 저의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라는 시집도 겨울왕국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계절을 선물로 주고 또 사랑의 계절을 가슴 속에 전달해 주면 좋겠습니다.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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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