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서만으로 교회 방향성 파악하도록”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교회마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요즘, 여전히 재정 운영에 필요한 원칙을 분명히 세우지 못해 고민하는 교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산보고서의 계정과목 체계를 올바르게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실행위원장:최호윤)이 11월 23일 서울 남산동 열매나눔재단 나눔홀에서 개최한 2023년 하반기 재정세미나에서다. ‘건강한 교회 재정 지표 만들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교회 결산의 올바른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을 정리하고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교회는 어떤 개념과 원칙으로 계정과목을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최호윤 회계사(회계법인 더함 대표)는 교회 결산이 단지 지난 1년의 재정 지출을 정리, 보고하는 것에서 벗어나 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기를 부탁했다. 최 회계사는 “교회마다 만드는 결산서의 형식이 다르다. 계정과목과 체계가 천차만별”이라며, “교회가 결산서를 만들 때의 기준점은 ‘앞으로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지’로 삼아야 한다. 결산서를 보고 개선 및 보완할 부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어떤 계정과목으로 집계하는 것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판단해, 그것을 기준으로 계정화목 체계를 그룹핑(grouping)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소년부 담당 목회자 사례비를 지급하는 경우, 지출한 금액의 성질을 기준으로 한다면 계정과목을 대개 ‘인건비’로 분류하지만 지출한 금액이 수행하는 기능을 기준으로 할 때는 ‘차세대교육비’로 분류할 수 있다. 만약 인건비로 분류할 경우 교회가 수행한 역할과 기능을 알기 어렵고, 차세대교육비로 분류할 때는 지출한 교육비 내역을 별도로 제시해야 만큼 교회별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교회가 지출의 속성(성질별)과 수행하는 역할(기능별)이 혼재된 분류체계를 갖고 있어 단순히 부서별로 예산 초과 여부를 파악하거나 교회 전체 수입 대비 지출의 안정성을 파악하는 수준의 정보 제공에 그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교회 재정 운영의 목적인 안정적인 수입 확보와 존재 유지에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결산서는 교회가 지출한 재정이 교회의 여러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교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척도나 나아가는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정보를 제공할 때 비로소 교인들도 나하고 아무 상관없는 결산서라고 느끼지 않고, 재물의 청지기 관점에서 교회 재정 사용 및 관리에 직접 참여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 회계사는 일단 기술적으로 교회들에 계정과목 체계를 먼저는 예배와 선교, 교육, 구제 등 수행하는 기능단위로 구분한 뒤 그 안에서는 지출한 비용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성질별로 구분하기를 제안했다. 다만 보고 주체로서 교회가 공동체의 결단과 결정을 정관 및 규정으로 명문화하는 작업을 선행하고, 그것에 따라서 기능을 분류하기를 제언했다. 그러할 때 마침내 결산 과정을 통해 교회가 설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재정을 사용했는지 검토하고, 다음해에 개선할 사항에 대한 재무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끝으로 “언제까지 교회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몰라서, 전문가가 아니어서라고 얘기하는 것은 재물의 청지기로서 무책임한 태도다. 신앙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사회보다 뒤쳐져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고 꼬집으며, 교회는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고 교인들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교회의 재정 운영에 관심 갖기를 당부했다.


패널로 참여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도 “재정 운영은 교회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세워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면서 성도 누구나 결산서를 봤을 때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 사용 및 편리한 계정과목 배열 등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12월 7일 같은 장소에서 ‘교회 재정의 우선순위에 따른 계정과목 지표 만들기’를 주제로 후속 세미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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