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기준 한국 거주 외국인이 224만5900여 명에 달한 가운데, 이주민 선교의 첨병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박재신 목사, GMS) 한국외국인지부가 보다 전략적인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이주민 수가 2030년 5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 시점부터 다가올 몇 년을 한국교회 이주민 선교의 골든타임으로 잡고 사역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단일 지부였던 한국외국인지부는 지난 8월 한국외국인 북부지부(지부장:박시안) 중부지부(지부장:윤윤경) 남부지부(지부장:김미옥)로 확대 분할했다. 이와 함께 세 지부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전략을 함께 개발하기 위한 조직으로 전직 지부장과 현직 세 지부장 등이 참여하는 지역운영위원회(위원장:민병윤)를 별도로 조직했다.
직전 지부장으로 지역 확대 분할을 진행했던 주대하 선교사는 “최근 5년 동안 비자발적 철수, 코로나 팬데믹, 건강 문제 등으로 귀국해 한국외국인지부에 가입한 선교사들이 많다. 사역을 보다 전략적으로 감당하고,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로 지부를 나누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세 지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은 총 47유닛, 78명에 이른다. 선교사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사역했던 이들로, 한국에서도 선교지에서 온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교회 개척, 유학생·청소년 사역, 근로자 사역, 센터 사역 등을 감당하고 있다.
한국외국인지부는 지부 분할에 앞서 지난 2월과 8월 두 차례 전략수련회를 열고, 보다 효과적인 이주민 사역을 위한 전략들을 논의했다. 중요한 전략으로 대두된 것이 ‘다문화 다음세대 교육과 동원’. 어린 나이에 한국으로 왔거나, 한국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아이들과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신앙 교육과 선교 자원으로의 동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북부지부장 박시안 선교사는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다 추방 당해 파키스탄으로 간 학생이 있는데, 외양은 파키스탄인이지만 가치관이나 문화는 다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얼마든지 신앙 교육을 할 수 있고, 선교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주민 청년들을 훈련시켜 고국으로 파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GMS가 전략적으로 이주민 청년들을 선교사로 파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대하 선교사도 “서울 대림동이나 가리봉동에서 중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녀들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한다. 유학 온 청년들 가운데도 인재들이 많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는데, 다문화 다음세대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한국외국인지부가 다문화 다음세대 교육과 선교 동원에 보다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를 선교적으로 지원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주민 선교를 준비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외국어 예배나 다문화 교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하고, 이주민 주일학교를 위한 선교교사 양성학교 등 구체적인 전략들도 지역 교회들에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이주민들에 대한 교회적 시각을 목회적 관점을 넘어 선교적 관점으로 나아가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이다.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쇠퇴하는 가운데, 이주민 사역을 하는 지역 교회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이주민 사역을 단순히 한국인 교인을 대체하는 수준에 머무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시안 선교사는 “기본적으로 선교사는 이주민들을 바라볼 때 장차 귀국 후 고국 교회와의 네트워크까지 생각을 한다. 한국교회 이주민 사역이 세계선교를 향한 시선으로까지 나아가는데 한국외국인지부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주민 선교를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자기계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GMS 선교사로서 개혁주의 신학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이주민들의 토양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상황에 적절한 사역 노하우도 개발한다는 생각이다. 주대하 선교사는 “사역을 하면 할수록 원색적인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8월 전략수련회를 월문리 GMS선교훈련원에서 가진 것도 초심을 회복하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주 선교사는 또 “과거에는 이주민들이 근로자나 시골 출신의 결혼 이민자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유학생을 비롯해 20대가 많다. 가난을 모르는 세대고, 사고방식도 이전과는 다르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선교사들 역시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시안 선교사는 “건강상의 문제로 부득이 귀국해 한국외국인지부에 가입한 시니어 선교사들이 많은데, 이들의 선교적 노하우를 이주민 선교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이주민 선교 활성화를 위해 교단과 선교사 파송교회들의 역할도 기대했다. 이주민 선교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라는 인식 변화와 함께 이주민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들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시안 선교사는 “국내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를 선교사로 보지 않는 시선이 여전히 있다. 때문에 한국외국인지부 선교사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별도로 일거리를 가져야 하는 형편”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주대하 선교사는 “GMS와 한국선교계가 여기까지 온 것은 분명 한국교회의 눈물과 수고 덕분이다. 선교의 방향과 형태가 달라진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해주길 바란다. 지금이 이주민 선교의 골든타임임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