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1만여 선교사 은퇴… 선교 유산 계승 대안 제시하려” : 선교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사실상 선교 현장의 연속성 희박해진 현실
틀 혁신하고 길 보여 줄 수 있는 모임 되길
선교사 정년 연장해도 인원 수는 현상 유지
구조적 관점에서 살펴야… 진입 장벽 높아
MZ세대, 당위성보다 보람 누리고 싶어해





KWMF 선교대회 전략회의

▲3일 서초구에 위치한 예장 고신총회 회관에서 2024 KWMF 선교대회 전략회의가 열렸다. ⓒ강혜진 기자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대표회장 방도호 선교사)가 오는 2024년 4월에 열리는 선교대회를 앞두고, 3일 서초구 고신총회 회관에서 다음 세대 동원을 위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 교단 선교국 및 선교단체 지도자들이 모여 현지 선교지 현황과 문제점, 다음 세대 선교의 방향성과 대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전체의 다음 세대 감소와 그에 따른 선교사 부족 등으로 선교적 유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현실에 공감하며, 다음 세대들을 실제적으로 선교 현장으로 이끌고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이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 방도호 선교사는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가면서 선교사를 지원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10년 후에는 1만여 명의 선교사들이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교회가 가진 세계선교의 유산과 가치가 다음 세대로 전달돼야 하는데, 아직 각국과 각 현장 사역의 준비성, 체계화, 전문적 데이터, 집약적 사역 등이 연결돼 있지 않고, 사실상 선교 현장의 연속성이 희박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 세대들을 길을 위한 터 주며 미래적인 측면에서 전 세계를 품고 나갈 수 있도록 세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합이다. 우리가 영적,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인간관계적으로 건강한 가운데 연합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명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자리를 통해 다음 세대 선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문제점들을 나누고, 내년에 있을 선교대회에서 구체적인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했다.

예장 합신 세계선교회 총무 김충환 목사는 “청년의 문제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전체적인 문제다. 한국선교의 유산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선교 이양은 매우 중요하다. 선교사들이 나이가 있는데 후임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2030 청년들의 선교사 지원 추세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3~4년 후에는 더 드러날 것”이라며 “선교대회가 현 상황을 유지, 보수하기 위해서 다음세대를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성교회의 틀을 혁신하고 청년들에게 길을 보여 줄 수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 청년들은 로드맵을 원하고 다음 단계(nest step) ‘선교 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듣고 싶어한다. 청년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은 혁신적인 마음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장 통합 해외문화선교처 총무 홍경환 목사는 “교단에서 선교를 파송한 지역의 70%가 아시아다. 선교사가 현지에 리더십을 이양해야 하는데, 현지인들의 신앙이 성숙하지 않고 후임자가 없어 은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남미의 경우 후임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전체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부족 문제와 더불어 선교 자원이 많이 줄었다. 선교 유산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선교대회가 구체적으로 다음 세대 동원 문제를 전략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통합에는 은퇴선교사의 은퇴 시기를 6년 연장하는 제도가 있다. 선교사 인원 수는 통계상으로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 은퇴선교사의 정년이 70세에서 76세로 확장됐는데도 통계가 유지된다는 것은, 새로운 선교사들이 들어오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이제 목회자 선교사뿐 아니라 전문인 선교사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모든 선교 자원 동원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과거의 선교 방식에서 탈피하여 확대된 선교 방식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 각자 가진 전문성에 맞게 파송받은 평신도와 목회자가 한 팀을 이뤄 함께 선교적 협력을 이뤄내는 것이다. 통합 교단이 이런 연결을 위한 플랫폼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기성 선교국장 송재흥 목사는 “선교사 동원의 문제를 구조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한국 선교가 목회자 중심의 파송을 이어온 탓에 선교사 진입 장벽을 높였다. 일반적인 남성 사역자의 경우 군 제대, 신학, 목사 안수까지 마친 후 30대가 돼서야 선교지로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사역이 주로 교회 개척, 센터 설립 등의 1인 체제로 진행되다 보니 젊은 세대가 이양받기를 부담스러워한다”며 “연령뿐 아니라 사역적으로도 전문인 선교사, 평신도 선교사 등 여러 인적 자원을 다양하게 동원해 다양한 선교의 가능성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교 이양에 있어서 다음 세대를 동원에는 선교 현지 동원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직은 그러한 부분들이 많이 열려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다음 세대를 동원하는 문제는 선교 은퇴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에, 새로운 시작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교의 큰 틀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장 고신 세계선교회 본부장 홍영화 목사는 “우리 교단의 경우 2030년이면 교단에서 파송한 선교사 가정의 25% 정도(60가정)가 은퇴한다. 교단 차원에서 현지지도자양성위원회를 조직했으며, ‘고신차세대선교운동’(Kosin Youth Mission, KUM)을 하고 있다. KUM 스쿨, KUM 캠프 등을 통해 교단 이외에 모든 청년들을 동원하고자 한다”며 “이제 선교의 대상은 2030세대가 됐다. 그러나 한국 선교사의 연령은 5060대에 머물러 있다. 실질적인 다음세대 선교 활성화를 위해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대학교수선교연합회 회장 황홍섭 부산교대 교수는 “올해 2월 통계에 따르면, 유학생 20만 명이 한국 캠퍼스로 유입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현지 선교사로 양성하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가령 기독교수 선교사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복음으로 잘 양육하고, 이들을 현지 선교사와 잘 연결해 모국에서 현지 선교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우며 선순환적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창의적 접근지역 선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재까지는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자리를 통해 교단, 선교회, 기독교수회가 서로 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선교한국 사무총장 최욥 선교사는 “진리와 당위성을 가지고 선교 현장에 투신한 베이비부머 세대 선교사들과 달리, MZ세대들은 선교 그 자체를 통해 삶의 보람과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어한다. 선교 현장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내년 KWMF 선교대회가 선교에서 보람을 갈구하는 다음세대들에게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학원복음화협의회가 크리스천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4.4%가 해외 선교 파견을 원한다고 답했다. 올해 한동대에서 열린 선교한국 대회에서도 참석자 1,400여 명 중 650명이 선교지 파송을 약속했다”며 “청년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줄 때 선교 등 가치와 의미를 발견한다. 시니어 선교사들이 청년세대에게 의미를 안겨다 줄 적극적 소통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선교자원들이 해외 선교지 소재 대학에 유학을 가도록 돕고, 각자의 전공대로 현지교회와의 협력을 통해 선교사로 쓰임받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했다.

한편 2024년 KWMF 선교대회는 내년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언약의 자손으로!! 다음세대를 세우자!!!’(행 3:25)를 주제로 진행되며, 170개국의 현장 선교사들을 비롯한 국내외 선교 지도자 약 450여 명이 참석해 다음 세대 선교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선교 이양을 통한 전향적 변화를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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