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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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2회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가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주제로 11월 4일 청주 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서울대 교수들인 두 명의 과학자와 변증 전문가인 두 명의 목회자가 과학과 신앙의 차원에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이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강력하게 논증했다.
박명룡 목사 사회로 준비위원장 유연석 장로의 인사 후 시작된 컨퍼런스에서는 오전 시간 과학자들이 먼저 강의했다. ‘물리학자가 본 우주의 기원: 물질 세계를 넘어선 통섭적 창조론’을 제목으로 제원호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가 강의했다. 그는 과학뿐 아니라 고든콘웰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취득, 상대성 이론과 히브리 원어를 오가며 논지를 펼쳤다.
보이는+안 보이는 세계, 종합 이해
제원호 교수는 ①과학과 종교(신앙)는 과연 모순적인가 ②우주의 나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③인간과 동물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인가 등 창조와 과학의 주요 이슈 3가지에 답하면서, 보이는 세계에 집중된 창조론을 한 단계 높여 창조를 더 큰 그림으로 논의함으로써, 최근 시공간을 넘어선 비물질 세계로까지 사유를 넓혀가는 과학계의 길잡이 역할을 자처했다.
뿐만 아니라 과학적 논증과 함께 성경을 히브리 원어로 풀이하면서, 보이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종합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후, 창세기의 창조는 과학과 모순되지 않으며 물질 세계와 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일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하나님은 보이는 물질 세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도 창조하신 분이고, 물질 세계도 그 시작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다”며 “같은 이유로 보이는 물질 세계만을 대상으로 삼는 과학계의 연구도 물질의 근원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물질 세계와 직결된 영적 세계에 대한 통섭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형상을 따라 지으신 인간을 이 대조되는 물질과 영의 두 세계를 모두 경험하게 하셨기에, 진정한 창조론뿐 아니라 온전한 과학도 서로 반대되는 두 세계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위 3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그의 통섭적 창조론을 구체적으로 풀이했다.
▲제원호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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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는 모순적 관계인가?
먼저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과학은 보이는 현상에서 시작해 그 뒤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변하지 않는 진리, 궁극적 실체를 찾아 연결하고자 한다. 반대로 신앙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해 자연 및 사회 현상에까지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다”며 “과학과 신앙은 출발점과 접근 순서가 다를 수 있지만, 전혀 무관하지 않다. 과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법칙들을 찾아갈 수 있지만, 궁극적 근원을 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제 교수는 “사람들은 보이는 것들이 모두 물질적이라 생각하고, 오감으로 경험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신봉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이후 보이는 물질 안에 보이지 않는 일정량의 에너지가 내포돼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며 “이에 유물론적 개념은 수정돼야 한다. 물론 적당한 에너지만 모아놓는다고 물질이 저절로 존재할 순 없지만, 에너지 뒤에서 정교하게 물질을 결합시키는 고도의 ‘지적 설계’가 존재함을 직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가?
둘째로 ‘시간과 하나님’에 대해 “창세기 1장 1절 중 ‘태초에’의 히브리 원어 ‘bereshit’는 ‘in the beginning of time’, 시간의 시작이라는 개념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 이전 가장 먼저 시간을 창조하셨다”며 “과학적으로도 우주는 빅뱅(우주대폭발)으로 시작됐고, 이때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에 의해 빛을 비롯한 모든 물질이 만들어졌다. 즉 우주는 시작점이 있었고, 그때부터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우주의 나이를 138억 년으로, 성경은 6천 년으로 설명하는 것은 과학과 성경 사이 불일치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론과 성경의 우주창조 6일에 관한 기사는 서로 모순 없이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며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시간이라는 물리량에는 상대성이 있다. 빅뱅 이후 우주는 온도가 매우 높았고 팽창 속도도 매우 빨라, 시간도 오늘날보다 최대 1조 배 빠르게 흘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다시 말해 첫째 날 하루 24시간은 약 80억 년에 달한다. 그러나 둘째 날은 우주의 급속한 팽창으로 온도가 현격히 낮아지면서 절반인 40억 년 정도로 줄어든다. 셋째 날부터 계속 시간이 절반씩 줄어들면, 여섯째 날은 지금부터 2억 5천만 년 전 시작해 대략 6천 년 전 끝난다”며 “이때부터 아담의 인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고, 이러한 계산에 의하면 첫째 날은 약 157억 년 전 시작된 것이다. 이는 오늘날 과학자들의 주장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했다.
진화론, 근원 규명하는 이론 아냐
셋째로 ‘인간과 동물’에 대해서도 “결국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통섭적으로 바라볼 때 이해가 가능하다”며 “과학(진화론)은 인간을 동물에 포함시키지만, 성경(창조론)은 하나님에 포함시킨다. 영과 육은 독립적이고, 부분으로 전체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오래된 지구 이론 등 위 세 가지 질문 모두가 과학이 진화론이 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진화론은 많은 업적에도, 근원을 규명하는 이론이 아니다. 창조가 오래 걸렸어도, 우주 만물의 첫 시작은 ‘우연’이 아니다”며 “과학도 오래된 지구 이론도 신앙을 위협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신진화론이든 진화론적 창조론이든, 진화론은 신앙을 위협한다. 모든 것을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고 정리했다.
▲뒤쪽에서도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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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과학 아닌 무신론 ‘이념’
이어 ‘생명과학자가 본 생명의 기원’을 제목으로 류현모 서울대 교수(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가 강의했다. 본지에 칼럼을 연재한 그는 현 사회가 공교육에 의한 과학만능주의 및 유물론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으며, 진화론을 앞세운 과학주의가 다음 세대의 생각을 지배하면서 그들이 신앙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진화론은 과학이 아닌 무신론자들의 ‘이념’에 불과하다고 했다.
류현모 교수는 “과학주의는 과학이 진리와 합리성의 유일한 근원이라는 신념이다. 인문학이나 사회학이 모두 자연과학의 통솔 아래 들어와야 한다는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이 대표적”이라며 “대부분의 무신론 과학자들은 과학의 지적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과학중심주의 세계관을 진화론이라는 검증 불가능한 이론을 통해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세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화론=과학’ 패러다임 바꿔야
류 교수는 “과학주의는 기독교의 주장을 타당성의 범위 밖으로 몰아내고, 성경에 기반한 진리를 조롱한다. 진화론은 성경의 가장 앞부분인 창세기 1-11장을 믿을 수 없는 신화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지식(성경)에 근거한 우리의 신앙을 맹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결과 진선미와 정의의 기준이 상실됐다. 우리는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진화론은 과학이 아니고, 과학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과학이 삶의 중요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다윈의 <종의 기원> 속 진화론을 ①진화는 점진적이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②진화는 방향성이 없고, 우연에 의해 발생한다 ③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종만 살아남는다 ④최초의 한 생명체로부터 지구상 모든 생명이 진화했을 것이다 등 4가지로 요약하고, 여기에 여러 생각들이 추가돼 하나님의 자리를 과학자들이 차지하게 만든 ‘진화 이론’이라는 이념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신의 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진화론을 부정하고 있다. 가장 작은 생명체라도 최소한 유전자 500여 개를 갖춰야 하기에, 합성생물학은 생명의 ‘점진적 생성’이 불가능함을 가리킨다. 또 세포는 점진적으로 생성될 수 없고 한꺼번에 동시에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분자생물학의 중심 명제는 생명의 ‘점진적 탄생’을 부정한다”며 “유전학은 ‘종을 뛰어넘는 진화’ 가능성을 부정한다. 또 사람의 발달질환이 생기는 기전은 ‘점진적 진화’ 가능성을 부정한다. 그리고 후성유전 연구는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발견했던 급격한 형태의 변화를 설명한다”고 설명했다.
▲류현모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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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진화론, 과학주의 트로이 목마
일부 기독교인 학자들이 주장하는 유신진화론에 대해 특히 우려했다. 그는 “완충지대로서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 유신진화론이 생겼다. 하나님이 우주와 생명체의 탄생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신 후, 다음 과정은 진화에 맡겼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유신진화론을 취하는 순간, 과학주의가 우위를 차지하면서 신학과 성경의 가르침은 과학의 검열을 받아야 하는 위치로 전락한다”고 우려했다.
과학과 검열에 의해 성경 첫 부분에 대한 해석을 포기한 한 번의 경험은 이후 과학으로부터 압력이 발생할 때마다 해석을 수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는 “손쉽게 수정 가능한 성경 해석을 누가 굳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유신진화론은 복음을 무너뜨리는 트로이 목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류현모 교수는 “진화론과 무신론을 비롯해 상대주의, 젠더 이데올로기 등으로 기독교 내부에서도 많은 변질과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신학자, 교사와 신학교도 이러한 이념에 물든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기독교 세계관은 우리 신앙을 변호하는 성벽이자 세상의 오염된 지식의 출입을 제어하는 성문이다. 선교 준비는 명확한 복음과 함께 자신의 기독교 세계관 정립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교수는 “세계관은 세상 전반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지식에 관해 명확한 관점을 가질 순 없지만, 최소한 선교 혹은 전도 현장에서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학문에서의 반기독교적 공격에 확립된 답변들을 미리 준비하고, 우리 세계관 속에 오염돼 있을지 모를 다른 세계관의 요소들을 분별해낼 수 있어야 한다. 세계관 전쟁은 영적 전쟁이고, 세계관 정립은 평생 노력이 필요한 성화의 과정”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