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크리스천] 익산역에서 무료급식 사역 펼치는 김요셉 집사 < 우리시대의 크리스천 < 크리스천+ < 기사본문





“조금 하다 그만둘 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않는 게 좋다고 한 어르신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충동적인 혈기로 덤벼들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였죠. 충고 덕분에 감사하게도 지난 2년 넘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익산역 무료급식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김요셉 집사(이리신광교회·52세)는 익산 원광대학교 앞에서 ‘한솥도시락’ 매장을 경영한다. 17년째 같은 사업을 하며 지금까지 전국에 10개 매장을 개설한 바 있는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젊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소비하는 주 고객층이지만, 일주일에 약 130개 도시락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매주 화요일 오전 7시에 익산역 노숙자들과 독거노인들에게 약 60개의 도시락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익산 관내 각 주민센터의 주선으로 가난한 이웃들에게 배달한다. 춘포면의 한 노인정에도 전도용품으로 매주 여러 개의 도시락을 보낸다.


새벽 5시부터 준비한 음식을 익산역으로 옮겨 배분하고, 또 시내 전역으로 배달하는 이 사역에는 매주 60명 넘는 인원이 동원된다. 김 집사의 든든한 동역자들이다. 그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어, 가끔씩 발생하는 무료급식 사업에 대한 황당한 모함과 방해 같은 것도 거뜬히 견뎌낸다.


“몇 년 전 교회에서 ‘왕의 재정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수료했어요. 공부를 마치면서 내가 버는 돈을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같이 수료한 성도들을 중심으로 노숙자들을 섬기는 사업을 제안했고, 이에 많은 교우들이 동참하면서 2021년 6월 29일부터 NCMN선교회 이름으로 무료급식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사실 김요셉 집사의 형편이 아주 넉넉한 것은 아니다. 12명이나 두었던 직원들을 인건비 상승 문제로 절반 가까이 줄여야 했고, 익산과 전주 두 곳의 매장을 손수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다. 아내와 두 딸을 포함한 네 식구의 생활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자신이 경영하는 ‘한솥도시락’ 익산원광대점의 수익금으로 굶주리는 이웃들을 먹이고, 선교후원에 앞장서는 김요셉 집사.
자신이 경영하는 ‘한솥도시락’ 익산원광대점의 수익금으로 굶주리는 이웃들을 먹이고, 선교후원에 앞장서는 김요셉 집사.


그럼에도 무료급식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가량을 손수 부담하고, 매장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금 중에서도 상당액을 국내 미래자립교회와 해외 선교지 등 20곳에 나누어 보낸다.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주시리라’는 잠언 말씀에 따르는 것일 뿐이라는 게 김 집사의 설명이다. 성경의 가르침대로 이 시대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삶이 김 집사의 유일한 인생목표이다.


그 다짐으로 7년 전 김용준이라는 본래의 이름 대신 요셉이라는 성경 속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자신의 커다란 재산인 무덤까지 예수님을 위해 아낌없이 바쳤던 아리마대 요셉은 그의 롤 모델이다.


사실 그의 인생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서울 충주 광주 천안 등 여러 도시를 전전하며 숱한 실패를 맛본 젊은 날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고향의 무장교회에서 그의 영혼 깊숙이 파고들었던 신앙이 좌절과 방황의 순간마다 그를 붙잡아주었다. 덕택에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고, 든든하고 화목한 믿음의 가정도 이룰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왔지만, 김 집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삶의 고삐를 바투 잡는다. 무려 1만2000교회와 선교지를 돕는 엄청난 비전이 그의 뇌리에 뚜렷이 새겨져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달에 12억 이상씩은 벌어야 감당할 수 있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꿈이지만 김요셉 집사에게는 확신이 있다.


“당대에 이루지 못한다면 제 자녀세대, 어쩌면 그 다음세대에서라도 이루어주시겠지요. 방학을 맞거나,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저를 따라와 무료급식 활동을 도우며 즐거워하는 두 딸의 표정에서 저는 앞으로 주님이 이루어 가실 환한 미래를 봅니다. 그래서 힘겨워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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