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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있었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거대 양당의 정치력이 동원되고, 그 선거의 성패가 그 당의 성패인 것처럼 구는 행태들을 보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사라졌다. 정치인들의 존재 목적을 확실히 보여주었는데, 그들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안녕과 복지가 아니었고 그저 ‘정권 재창출’이었을 뿐이다. 해를 넘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다 수많은 자연재해 소식들. 그리고 코로나 후폭풍으로 인한 경제 위기들. 숙고하고 논의하며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이처럼 산적해 있는데도 말이다.


윤상덕 목사(일산교회)
윤상덕 목사(일산교회)


사실 교회 안에서도 이런 일은 얼마든 일어난다. 예수님은 잘 몰라도 가족이나 친구를 따라 교회에 처음 왔거나, 절망이라는 벼랑에 서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발을 들인 새가족들, 말기암 환자를 섬기고 있는 가족들, 자녀 문제, 부모님의 노후와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하기에 숨이 차는 이들. 그분들에게 예배당과 교육관 건축이나 리모델링, 부흥 전략, 친목회 같은 것들이 얼마나 핍절하게 다가올까.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환멸이 당회나 교회의 사역들로 인해 생기지는 않을까.


교회는 마귀가 망쳐 놓은 세상을 복구하고, 마귀가 왕노릇하는 세상에 하나님이 왕 되신 나라를 펼치기 위해 존재한다. 그 존재의 이유가 점점 희미해져 가면, 국민은 안중에 없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정치력을 동원하는 정치인들과 다를 바 무엇일까.


이런 일들은 모두 잘못된 편향에서 온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보다 내가 원하는 일로 기울어진 편향. 이런 편향은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한다던 바리새인들과 성전 관리인들인 사두개인들. 낙타털옷을 입고 있는 세례 요한에게 그들은 뱀 가죽에 세례의 물을 몇 방울 뿌리기 위해 온 “독사의 자식들”일 뿐이었다. 아론의 장남과 차남을 죽이신 하나님은 “나는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겠다”고 선언하셨고, 그렇게 처분하신 하나님 앞에서 아론은 그저 잠잠해야 할 뿐이었다.(레 10:3)


담임목사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영혼을 구원하고, 영혼을 동력화하는 일로 역(逆)편향될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도, 성도들에게도, 지역 사회로부터도 환영받고 기대받는 모임이 되지 않을까. 그야말로 천국 열쇠를 쥐고 ‘하데스의 문’(음부의 권세, 마 16:18)은 닫고, 천국의 문은 여는 모임이 되지 않을까.


우리 교회는 2024년 사역계획을 모두 마쳤다. 당회를 준비하며 생각했었다. 핍절한 일은 집요하되 빠르게 하고, 필요한 일은 매끄럽게 준비해 천천히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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