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권 번복한 총회 “여성은 없었다” < 교계 < 기사본문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예장합동총회의 제108회 총회는 여성 강도권 번복과 미흡한 성폭력 매뉴얼로 교계와 사회의 성 인식에 크게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여성 강도권 번복은 여성과 시민에 대한 기만이며, 성폭력 매뉴얼의 경우 ‘성윤리’라는 표현을 궂이 사용함으로써 성범죄를 성윤리로 포장, 비범죄화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평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예장합동총회의 제108회 총회는 여성 강도권 번복과 미흡한 성폭력 매뉴얼로 교계와 사회의 성 인식에 크게 역행했다고 지적했다. 여성 강도권 번복은 여성과 시민에 대한 기만이며, 성폭력 매뉴얼의 경우 ‘성윤리’라는 표현을 궂이 사용함으로써 성범죄를 성윤리로 포장, 비범죄화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평했다.


주요 교단의 총회 현장, 여성들은 어떻게 봤을까?


기독교반성폭력센터(공동대표: 박인성 목사·박유미 소장)가 10월 11일 공간 새길에서 예장합동과 통합(총회장:김의식 목사), 기장(총회장:전상진 목사) 총회의 성평등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2023 교단 총회 성평등 모니터링 ‘여성이 말한다’는 세 장로교단 총회 현장의 여성 관련 안건과 이슈를 취합한 후 이를 분석하고 총평을 남겼다.


가장 눈길을 끈 교단은 단연 예장합동 총회였다. 여성 사역자의 강도권 부여 결의, 성폭력 대응 매뉴얼 통과 등 전례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사역자지위향상및사역개발위원회(이하 여사위)에서 청원한 여성 사역자 강도사 응시 자격 부여가 결의된 지 이틀 만에 번복된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번복 사태는 여성을 무시하는 예장합동 총회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총회는 여성 안수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이를 지켜보는 여성 사역자들의 시각을 완전히 무시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박유미 공동대표(총신신대원 87회)의 말이다. 박 공동대표는 “합동 총회의 여성 안수 문제는 합동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평등이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길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에 따라 합동 교단의 대사회 이미지는 더욱 추락했다”고 평했다. 




총회에서 통과한 성폭력 대응 매뉴얼도 심각하다고 비평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성윤리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이라는 명칭의 문제다. 성폭력 대신 ‘성윤리’로 씀으로써 ‘성윤리를 예방하자’는 엉뚱한 맥락을 유발해 매뉴얼 채택의 취지와 의의를 퇴색시켰다는 것이다. 통과된 총회 성폭력 매뉴얼은 ‘성폭력처벌법’을 ‘성윤리처벌법’으로 표기하는 등 특정법과 기관의 고유명사에까지 성윤리로 명명해 표기상의 오류도 다수 갖고 있다.


총신신대원 여동문회의 총회 후기도 이어졌다. 이주연 회장은 ‘여성 강도권 통과’ 소식에 잠이 안 올 정도로 벅차고 감사했지만 이틀 후, 번복 결의에 ‘108회 총회는 죽었다’는 슬로건이 떠올랐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총신을 사랑하고 총신에서 만난 하나님을 사랑한다”며 “총신을 위해 여성 사역자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동문회는 10월 15일 총신대 피켓시위에 이어 총신 후배들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예장통합 총회의 경우, 여성 총대 10퍼센트 의무 할당체 헌의와 목사고시 응시자 및 목사 임직자의 범죄경력자료(성범죄 포함) 제출 법제화 청원은 다뤄지지 않았다.


기장 총회는 양성평등위원회의 여성 총대 비율 확대안은 기각, 성범죄 및 아동학대 범죄 경력 조회 동의서 의무 제출 건은 헌법위원회에서 연구한 후 총회실행위에 보고해 시행키로 했다. 또한 성폭력대책위원회 존속의 건도 통과됐다.


이날 교단총회 모니터링은 질의응답 및 참여자 토의로 이어졌다. 교단 상황은 각기 다르지만, 성평등 현실의 벽을 체감한 만큼 지속적인 대안을 모색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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