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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사제들은 사안에 따라 동성 결합(same sex unions)을 축복할 수 있다”는 성명을 냈다. 이는 바티칸의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이다.
CBN뉴스에 따르면, 바티칸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소수자(LGBTQ+) 가톨릭 신자들을 포용하는 방법을 다룰 대회의를 앞두고 보수적 성향의 추기경들이 교황청에 질의한 ‘두비아(Dubia, ’의심’이라는 뜻의 라틴어)’에 보낸 답변을 공개했다.
지난 7월 미국의 레이먼드 버크(Raymond Burke) 추기경과 기니의 로버트 사라(Robert Sarah) 추기경 등 5명의 보수 지도자들은 동성애와 여성 서품 같은 문제로 교황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5가지 질의를 보냈다. 교황청은 8월 1차 메시지를 보냈고, 추기경들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2차 질의를 했다.
프란치스코는 서한에서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의 결합이며, 가톨릭교회는 결혼이 아닌 것을 결혼으로 인정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모든 종류의 의식을 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교회는 우리의 모든 결정과 태도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목회적 사랑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함으로써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교황은 “이러한 이유로 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요청하는 축도 형식이 결혼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전달하지 않는지 목회적 신중함으로 적절하게 식별해야 한다”며 “축도를 청할 때 그것은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간청이자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아버지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으로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바티칸의 공식 입장은 “하나님은 죄를 축복하실 수 없기” 때문에 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성 결합을 축복하는 것이 비공식적인 관행이 되어야 하며, 교구나 주교회의가 그러한 ‘목회적 자선’을 고정된 의식(protocol)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여성에 대한 서품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199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가톨릭교회는 여성 서품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말한 점을 지지하며, 다만 이 문제를 의심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을 위해 연구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