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전격 경질…인도 달 남극 탐사선 임무 완수 후 '휴면'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습니다.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인도의 무인탐사선 ‘찬드라얀3’호가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인도는 태양 관측 도전에도 나섰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함정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항해를 실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경질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의 경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야간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레즈니코우 장관이 550일 넘게 러시아와 “전면전을 치러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19개월째, 1년 반 이상 계속되고 있는데요, 전쟁이 길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시 상황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레즈니코우 장관 경질설은 이미 지난 2월 초에도 한 차례 불거졌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국방부 내부의 부패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레즈니코우 장관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후임자를 지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약 반년 만에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이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부가 군대와 사회 전체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과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후임자로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를 지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후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우메로우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우크라이나 내 소수민족으로, 이슬람교가 다수인 ‘크림타타르족’ 출신입니다. 올해 41세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수감자 교환, 민간인 대피 등의 협상에 관여해온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또 흑해곡물협정 관련 회담에도 참여해왔고요. 지난해 9월 국유자산기금 수장에 임명됐습니다. 국유자산기금은 국유자산 민영화를 관리,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메로우 대표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했지만, 의회의 인준이 남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의회에 인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입법부는 이 사람을 잘 알고 있으며, 더 이상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서, 의회가 우메로우 지명자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교체되는 레즈니코우 장관의 반응도 있습니까?

기자) 네. 레즈니코우 장관은 4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소셜미디어에 사직서와 함께 자신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레즈니코우 장관이 보고할 준비가 됐다는 게 무슨 의미죠?

기자) 맥락상 이번 국방장관 교체의 직접적 배경이 된 국방부 내 부패 스캔들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그동안 불거져 나온 여러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게 지금까지 나온 평가인데요. 하지만 전직 국방장관으로서 의회에 나가 관련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전시에 국방장관을 교체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가 심각한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는 고질적인 사회 병폐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유럽연합(EU) 가입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도 부패인데요. 특히 러시아에 뺏긴 점령지를 다시 탈환하기 위한 ‘대반격’ 과정에서 부패는 서방 정치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축소를 주장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부패 정도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 같은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부패감시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전쟁 발발 직전 해인 2021년 우크라이나의 부패 정도 지수를 평가한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100점 만점에 불과 32점을 받았습니다. 조사 대상 180개국 가운데 122위로 하위권에 속했는데요. 교육이나 의료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뇌물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부패가 사회 전반의 문제라는 건데, 특히 국방부 내 부패 문제를 더 심각히 보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쟁 상황에서 국방부의 부패는 국가 운명과 직결되는 반역 행위라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모병을 담당하는 전국의 병무청장을 일괄 해임하기도 했는데요. 병무청 관계자들이 돈을 받고 징집 대상자들을 빼돌리거나 해외 도피까지 도와주는 등의 비리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금 러시아와 싸우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패를 근절하는 것이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고대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EU 회원국이 될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패와의 전쟁 과정에서 정부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러시아와 튀르키예 정상회담 소식도 잠깐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4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회동했습니다.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흑해곡물협정 재개 문제가 있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내놓은 성명에서, 서방이 러시아 곡물 수출 보장 약속을 지키면, 가까운 시일 내 협정에 복귀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서방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흑해곡물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8월 23일, 인도 무인탐사선 ‘찬드라얀3호’가 달 남극에 안착하는 장면을 인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인도가 달 남극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제 임무를 마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23일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무인탐사선 ‘찬드라얀3호’가 2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찬드라얀3호의 탐사차 ‘프라그얀’이 3일 임무를 완료하고 ‘휴면 상태’로 전환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함정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항해를 실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왜 휴면 상태로 전환한 거죠?

기자) 찬드라얀3호는 태양광을 받아 작동하기 때문에 밤이 되면 동력을 얻을 수 없는데요. 달의 낮 시간이 길게 지속되는 게 약 14일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ISRO는 배터리는 완전히 충전돼 있고 수신기도 계속 켜져 있으며, 태양전지판은 달의 일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2일로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때 가서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건 확실히 모릅니다. ISRO는 그때 프라그얀이 성공적으로 깨어나서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깨어나지 않으면 ‘인도의 달 대사’로서 영원히 그곳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찬드라얀3호의 주요 임무는 달 남극에 과연 대규모 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달의 남극은 햇빛이 제대로 비치지 않아 그늘진 분화구들이 많은데요. 과학자들은 이 곳에 햇빛에 증발되지 않은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의 존재 여부는 인류의 우주 진출에 가장 핵심 요소의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우주 강국들이 달 남극을 주목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얼음을 녹여 식수를 얻고, 물을 분해해 사람이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달의 남극은 우주 강국들이 장차 기지를 만들고, 더 나아가 우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는데요. 인도우주연구기구는 이번 임무에서 달 남극의 얼음 유무를 파악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인도는 태양 관측에도 도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지난 2일 인공위성 ‘아디티아 L1’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아디티아는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을 뜻한다고 하는데요. 지구와 태양 사이 ‘라그랑주 1지점’에 성공적으로 도착한다면 인도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에 이어 세 번째로 태양 궤도에 위성을 올린 나라가 되고요.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나라가 됩니다.

진행자) 인도가 우주 개발 영역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내는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고요. 두 번째 화성탐사선도 발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인도는 지난 2014년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바 있습니다.

미국 유도미사일 구축함 '랠프존슨함'과 필리핀 유도미사일 호위함 'BRP 호세리잘함'이 4일, 필리핀 팔라완섬 인근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유도미사일 구축함 ‘랠프존슨함’과 필리핀 유도미사일 호위함 ‘BRP 호세리잘함’이 4일, 필리핀 팔라완섬 인근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항해를 실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해군 함정과 필리핀 해군 함정이 팔라완섬 인근 남중국해 일대에서 합동 항해를 실시했다고 필리핀 국방부가 4일 발표했습니다. 두 나라가 이 수역에서 합동 항해를 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필리핀 서부사령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팔라완은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팔라완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인데요. 휴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중국은 이곳에서 약 200km 정도 떨어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암초들을 매립해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이 수역 일부가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필리핀 함정들이 나란히 일대를 항해했다는 건데요. 이번 항해에는 어떤 종류의 함정이 참여했습니까?

기자) 미 해군 측에서는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랠프존슨함’이, 필리핀 측에서는 유도미사일 호위함인 ‘BRP 호세리잘’함이 동원됐다고 필리핀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이들 함정은 항해 중 다른 선박들 근처에서 기동 훈련도 실시했는데요. 필리핀 국방부는 성명에서 “필리핀 해군과 미국 인도∙태평양 해군이 기존의 해양 교리를 점검하는 기회 제공”이 목표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부쩍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 간에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거듭 항의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달에 있었던 중국 함정의 ‘물대포’ 사건이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영유권 분쟁 수역인 스프래틀리 군도 근처에서 벌어졌던 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5일, 중국 해경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 전초 기지에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항해 중이던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한 사건인데요.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필리핀이 주장하는 EEZ 안에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당시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는데요. 그런데 약 2주 만인 22일 또다시 중국 해경 함정과 필리핀 해경 함정이 대치하는 사건이 벌어져 양국 간 긴장 수위가 계속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남중국해 분쟁 문제를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해 승리를 끌어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재판소(PCA)로부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PCA 판결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패소한 나라의 이행 의지가 관건인데요. 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공격적으로 영향력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과 필리핀 관계는 우호적이지 못했습니다. 실리주의를 내세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친중국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6월,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국과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모양새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을 공식 방문해 양국 관계 강화와 남중국해 협력 확대, 필리핀 군 현대화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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