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5km 떨어진 상업지구 ‘모스크바 시티’가 23일 무인항공기(드론)공격을 받았습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드론이 모스크바 시내 건물을 타격했다”고 밝히고 “다만 사상자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매체들은 폭발음과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오늘 새벽 3시경에 모스크바 시내에서 큰 소리가 들렸고, 조금 후에 같은 지역의 건물에서 연기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모스크바 시티는 크렘린궁 인근에 위치한 비즈니스 센터로, 20여층부터 10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곳입니다.

모스크바 다른 지역에서도 이날 드론 공격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모스크바 주요 공항들은 새벽부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한 대가 모스크바 시내 건물을 공격했고 다른 두 대는 (러시아군이) 모스크바 서부 지역에서 격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스통신은 모스크바 시티 외에도 시내 북쪽 힘키 지역과 앙가르스카야 거리, 북서쪽 보로틴스카야 거리, 미치노 지역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같은 상황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수도권에 연일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모스크바 시티는 나흘 전에도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 모스크바 6일 연속 겨냥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 공격은 이날까지 엿새 연속 시도된 것입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내륙에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데 관해 “러시아 내부 드론 공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23일 새벽 밝혔습니다.

다만 “자국을 방어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선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의 이같은 입장은 러시아 내륙 공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확전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 러시아, 오데사 곡물 창고 공격

러시아군은 22일 밤부터 23일 사이 3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의 곡물 저장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습니다.

올레 키퍼 오데사 군민 합동 행정위원장은 관할 지역에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곡물 창고들에 화재가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키퍼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이 샤히드 드론 9대를 격추했지만 “불행히도 생산 및 환적 단지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 4차 연장을 거부하면서 지난달 17일 자정(18일 0시) 종료된 이후, 러시아군은 오데사 일대와 다뉴브강 주변 곡물 인프라 등을 집중 공습하고 있습니다.

흑해에서 민간 선박에 경고 사격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달 13일 성명을 통해, 화물선 선장이 금지 물품을 이송하는지 검색하기 위해 멈추라는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