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대원들에게 소금과 빛 사명 감당한 한국교회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잼버리 중앙예닮학교

▲각자 쓴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앙예닮학교

“예수께서 거기서 나가사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들어가시니 가나안 여자 하나가 그 지경에서 나와서 소리 질러 이르되 주 다윗의 자손이야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하게 귀신 들렸나이다 하되 여자가 와서 예수께 절하며 이르되 주여 저를 도우소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마태복음 15장 21-22, 25-28절)”.

오늘 사건의 장소인 두로와 시돈 지방은 팔레스타인 서북 해안에 있는 항구 도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곳에 가신 것은 복음이 전 세계에 전파될 것을 시사합니다.

가나안 여자(막 7:26)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 이라고 언급돼 있는데, ‘수로보니게’는 수리아(시리아)의 베니게(페니키아)를 말합니다. ‘베니케’는 갈릴리 지방과 접한 이방인데, 두로와 시돈도 이곳에 포함된다고 합니다.

이곳 주민들은 가나안 족속의 후손이었으므로, 이 여인을 ‘가나안 여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점령됐으므로 예수님 당시에는 헬라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은 ‘헬라인’이라는 국적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23-24절에서 한 말씀도 대답지 아니하셨다는 침묵의 의미는, 여인의 신앙이 어떠한가 시험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게다가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이스라엘 백성만을 돌보기 위해 왔다고 냉정하게 거절하십니다.

25절을 보면 여인은 주의 침묵과 거절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간청합니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하나님의 특별한 자녀로 간주하고, 다른 민족들은 경멸하는 뜻에서 ‘개’라고 불렀습니다. 자녀는 주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 개는 말씀을 거짓으로 더럽히는 자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자녀’는 하나님의 자녀, 아브라함의 자녀, 곧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키고, ‘떡’은 이스라엘에게 약속된 구원을 상징하며, ‘개들’은 유대인들이 이방인들을 부르는 멸칭이었습니다.

27절에 “개들도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라는 말씀에서 보듯, 여인은 예수님 말씀에 항의하거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여인은 ‘개’로서 자족했고, ‘부스러기’로도 넉넉하다는 믿음을 소유했습니다.

여인은 겸허한 태도와 굽힐 줄 모르는 인내,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으로 자녀의 식탁, 곧 사랑과 진리의 식탁에서 풍성한 은혜를 받는 놀라운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그래서 28절에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는 주님의 놀라운 칭찬을 듣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조르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딸의 치유를 간절히 사모하는 가나안 여인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도대체 예수님께서 이방인인 가나안 여인에게 비유다인을 비하하는 ‘개들’이라는 비속어까지 쓰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설마 예수님께서 유대인만 구원받는다고 생각하신 걸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님은 결코 그런 분이 아니신데 말입니다.

당연히 예수님께서 가나안 여인을 경멸하고자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도적으로 여인의 믿음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하신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자유로이 응답하며 순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믿음이란 하나님을 붙잡기 위해 지금까지 붙들고 있는 나의 것을 버리고 놓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나안 여인은 자기 삶에 직접 개입하시는 살아계신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꼭 붙들고 있던 나의 것들을 뿌리치고 순종했습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존재하도록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지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시며(마 16:24),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믿음을 시험하십니다. 우리는 삶에서 주님을 따르기 위해 방해되는 나의 것을 포기하거나 포기하려고 정말 애를 쓴다면, 우리의 믿음은 그만큼 성장해지고 굳건해지는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살아계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더욱 깨닫게 되고, 주님 안에서 더 큰 믿음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런 믿음을 얻기 위해 목자는 입으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만과 고집으로 가만히 앉아서 입과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귀하게 사용하라고 주신 온 몸과 행동, 움직이는 외침으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은 오늘의 가나안 여인처럼 모든 자존심과 자기가 가진 잘못된 습관 그리고 고집과 아집, 교만을 버리고 날마다 간증하는 삶, 순교의 삶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처음 믿은 신앙인의 자세로 돌아와야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에는 회당장 야이로의 ‘달리다굼’ 사건이 나옵니다. 그는 죽어가는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예수님께 찾아옵니다. 당시 회당장은 장로들 모임의 우두머리로 마을에서 최고 존경받는 사람이며, 모든 종교 지도자들 중 맨 위에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예수님 앞에 나타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집에 오셔서 죽어가는 내 딸의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합니다.

아마 이 사람은 예수님에 대한 정보들을 들은 바도 많고, 예수님께서 병 고치시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지, 정작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백부장이 예수님 앞에 나와서 무릎을 꿇으며 “하인의 병을 고쳐달라”고 간절하게 비는 것을 목격했을 것입니다.

한 백부장이 예수님께 하인의 중풍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합니다. 예수님께서 백부장의 처소로 가서 고쳐준다고 하셨을 때, 감히 주님께서 집을 방문하심을 감당치 못하겠다며 말씀으로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다(마 8:10)”고 칭찬하십니다.

혈루증으로 열두 해를 앓아온 한 여인은 또 어떻습니까.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많은 무리 가운데 끼어 있다가, 예수님 옷에 손을 댑니다. 예수님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병을 고침받으리라 확신하면서, 체면 따위는 무시한 채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십니다. 여인은 예수님 음성을 듣고 두려워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고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 지어다(막 5:34)” 하시며 여자를 구원하십니다.

이 시대를 바라봅니다. 최근 전북 새만금에서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잼버리 행사가 열렸습니다. 태풍 카눈까지 몰려와 4만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정부는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하고 많은 장소로 분산 배치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 기독교계에서도 많은 장소를 제공해 오랜만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담당한 것은 참으로 즐거운 소식이었고 은혜로웠습니다.

총 5천여 명의 숙소를 긴급하게 마련했을 뿐 아니라 폭염에 지친 대원들에게 식음료 등을 무한 공급하고, 레크레이션이나 캐리비안베이 등 다양한 활동도 지원하는 등 모범적으로 임무를 다한 교회와 성도들에게 영광의 박수를 보냅니다.

나라와 이웃이 불편하거나 위기가 처했을 때 교계가 나서서 합심하여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은, 오늘 “큰 믿음을 보았다”는 예수님의 정신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아름다운 모습이며, 통 큰 믿음의 결과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큰 믿음이란 매사 긍정적이고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선한 일엔 만사를 제쳐둔 채 즉시 달려가는 믿음이 큰 믿음이 아닐까요?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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