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전복 모의 혐의 재판을 2026년 4월에 시작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하와이 당국이 산불 참사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중단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기소 사건과 관련한 재판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사건의 재판을 오는 2026년 4월에 시작하자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17일, 해당 사건을 맡은 타니아 처트킨 워싱턴D.C. 연방지법 판사에게 요청한 내용인데요. 앞서 연방 검찰이 제시한 일정보다 훨씬 늦춰진 시점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재판 일정 연기를 요청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공공의 이익은 정의와 공정한 재판에 있다”며 “판단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사건은 전례가 없는 사례로 변호인단이 검토해야 할 재판 서류가 방대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2026년이면 거의 3년 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도 한참 후입니다. 미 언론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으로 인한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재판 일정을 최대한 미루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검찰은 재판 일정을 언제로 제시했습니까?
기자) 잭 스미스 특검 측은 지난주 재판 일정을 내년 1월 2일로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은 내년 대선 경선이 임박한 시점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즉각 반발했는데요. 결국 특검이 제안한 일정보다 2년여 뒤에 재판을 열 것을 요청한 겁니다.
진행자) 재판 일정을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기자) 사건을 맡은 판사입니다. 처트킨 판사는 오는 28일 재판과 관련한 첫 공판을 여는데요. 이날 재판 일정도 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건 언제입니까?
기자) 이달 초입니다. 스미스 특검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부추기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모한 혐의로 조사를 벌였고요. 연방 대배심은 지난 1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를 사취하려 한 음모,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위한 공무 절차를 방해하려 한 음모, 투표권 등 시민의 권리 행사를 막으려 한 음모, 그리고 공무 절차 방해와 방해 시도 혐의 등 4개 혐의로 기소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기소 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한 번 출석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재판과 관련해 또 다른 문제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판사 기피와 법원 변경 요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에 배정된 판사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고요. 또 민주당이 강세인 워싱턴 D.C.에서 재판을 받는 것도 부당하다며 담당 판사와 재판 장소 변경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재판을 맡은 처트킨 판사가 어떤 인물이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하려고 하는 걸까요?
기자) 처트킨 판사는 그간 의사당 난입 사태 가담자를 엄중하게 처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 피고인 38명 전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고요. 검찰 구형보다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처트킨 판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적도 있는데요. 지난 2021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한 백악관 문서 공개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요청을 기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 관련해 최근에 조지아주에서도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정을 늦추려고 하는 재판은 연방 법무부 소속인 특검이 수사하고 연방 대배심이 기소를 결정한 사안으로 조지아주 기소와는 별개입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의혹과 관련해 기소를 결정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부패 범죄 관련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 위조와 허위 문서 제출 공모 등 총 13개입니다.
진행자) 그럼 조지아주 재판은 언제 열립니까?
기자) 수사를 주도한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은16일, 내년 3월 4일에 조지아주 선거 개입 혐의 사건 재판을 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내년 3월 5일, 약 14개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화요일’ 바로 전날입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내년 11월 대선이 끝난 뒤로 재판 날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재판이 이 두 건만 있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 네 차례 기소되면서 내년 경선 과정에서 여러 건의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등에게 성추문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급한 뒤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뉴욕주 대배심으로부터 기소됐는데요. 해당 재판은 내년 경선이 한창인 2024년 3월 25일에 열립니다. 또 정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플로리다주 연방 대배심이 기소한 사건에 대한 재판은 내년 5월 20일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산불로 큰 피해를 본 하와이주가 부동산 거래 제한에 나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산불 최대 피해 지역인 마우이섬 라하이나 일대의 부동산 거래를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투기꾼들이 잿더미가 된 땅을 싼값에 사들여 개발하려고 나오자, 이를 막기 위한 조처에 나선 겁니다. 그린 주지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이 이 땅을 계속 갖고 있게 하겠다”며 지역사회 보호를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주지사가 지역 부동산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해당 조처에 대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하지만 “시종일관 나의 의도는 아무도 토지 수탈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땅을 사겠다는 제안을 들고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부동산 거래 중단에 대한 조처 마련을 하와이주 법무장관에게 지시했다며, 18일까지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와이 산불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극심한 가뭄을 겪던 하와이에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이 강타하면서 지난 8일 마우이섬 일대에 발생한 산불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요. 라하이나 지역에선 최소 2천200여 채의 구조물이 파괴됐습니다. 사망자 수도 18일 현재 111명으로 늘었는데요. 강한 불길에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된 희생자는 9명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시신 수색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사망자는 2~3배 가량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도 땅을 투기하려는 사람들이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폐허가 된 땅을 헐값에 사들인 후 재건 과정에서 고가의 호텔이나 주택을 지을 경우 현지인은 쫓겨 나가고 부유한 외지인이 지역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라하이나 주민 대부분은 화재 전에도 생활에 별로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브스 주택 분석’에 따르면 하와이주 전체로 볼 때 보통 첫 주택 구입자들이 찾는 주택 가격은 100만 달러가 넘는 반면, 임대인의 경우 소득의 평균 42%를 주택비용으로 내고 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진행자) 현지 당국의 산불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경고사이렌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마우이 카운티 비상사태 책임자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17일 성명을 내고 “허먼 안다야 비상관리국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센 시장은 이어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가능한 빨리 새 담당자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안다야 전 국장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고요?
기자) 네, 안다야 전 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보를 울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경보사이렌은 주로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사용되는데 경보가 울릴 경우 사람들은 더 높은 지대로 향하도록 훈련받았다면서, 따라서 “경보음이 울렸다면 많은 주민이 화재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안다야 전 국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