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확전 위험으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을 미루고 있던 미국이 제 3국을 통한 지원을 허락했습니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 F-16을 인도하는 길을 터 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롱그렌 장관은 이어서 “이것(미국의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훈련의 후속 조치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유럽 파트너들과 밀접히 연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블링컨 미 국무 서한

미국은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에게 실시하는 F-16 훈련을 마치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이전을 승인한다는 계획입니다.

전날(17일) 알아라비야와 로이터 통신 등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네덜란드와 덴마크에 보낸 관련 서한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서한 사본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네덜란드와 덴마크 외무장관에게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F-16 이전 승인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첫 번째 조종사 그룹이 훈련을 마치는 즉시 새로운 군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16이 수출된 국가는 타국으로 해당 전투기를 이전할 때 미국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타국에서 F-16 조종 훈련을 실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급 무기를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 기술 보안 등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합니다.

F-16 같은 장비를 수입한 국가는 조종 훈련이나 무기 자체를 제3국에 이전하려면 최초 제작국인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 “침략 맞선 방어 능력 중요”

블링컨 장관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계속되는 침략과 자주권 침해에 맞서 자국을 방어할 능력을 갖추는 것은 여전히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을 진행하면서 러시아의 두터운 방어선을 뚫기 위해 제공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미 수천대가 생산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재고가 많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F-16에 주목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게 F-16 지원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즉각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미국은 지난 5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F-16을 수입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을 훈련해도 된다고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와 덴마크, 폴란드를 포함한 11개국이 관련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 실제 투입 시기는 내년

다만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F-16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대변인은 16일 현지 방송을 통해 훈련 일정 등을 언급하면서 “올가을이나 겨울에 F-16으로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수 없을 것임은 이미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관해, 뉴욕타임스는 F-16 조종사 양성에 최소 1년이 걸리며 현재 훈련을 받을 만큼 영어에 능숙한 우크라이나군 조종사가 8명밖에 없다고 해설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