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가치 30% 가까이 폭락…러시아 중앙은행, 금리 3.5%P 올려 12%로 대폭 인상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올초에 비해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18개월 가까이 진행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장기화로 재정적자가 늘고 물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도전을 맞는 양상입니다.

루블은 14일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01루블 아래로 떨어지며 출렁이다가 달러당 98.5루블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같은 루블의 가치는 전쟁 직후 급락했던 지난해 3월 이후 17달 만에 최저치이고, 전쟁 전과 비교해서도 20% 넘게 떨어졌습니다.

루블 가치가 폭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15일 기준금리를 12%로 3.5%P 대폭 인상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초기 이후 최저치를 떨어지는 등 급락하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를 부양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것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에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8.5%로 1%P 올린 바 있습니다.

이번 추가 금리 대폭 인상 결정은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14일 열린 중앙은행 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뤄졌습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회의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비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을 당겼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앞선 10일엔 루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올 연말까지 외환시장에서 외화를 사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수요가 경제 생산능력을 넘어서 인플레이션을 높이며, 수입 수요 증가를 통해 루블화의 환율 역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물가로 전이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블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후 달러당 135루블 아래로 떨어졌지만,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외환 통제와 국제유가의 급등, 무역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곧바로 반등한 뒤 줄곧 달러당 50~60루블로 안정세를 보여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 관리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습니다.

■ 물가 상승 등 악재 겹쳐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2.1%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4~6월)엔 예상보다 높은 4.9%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을 애초 예측치인 0.7%에서 1.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루블 환율은 그러다 올 초만 해도 달러당 65루블 수준이었으나, 불과 석 달 만에 달러당 100루블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30% 하락했습니다.

러시아 국내에선 중앙은행 등 통화당국의 정책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타스 통신 기고를 통해 “루블 약세와 인플레이션 강세의 주요 동인은 느슨한 통화정책”이라면서 “통화 약세는 경제 구조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실질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이 “가까운 장래에 상황을 정상화할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에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루블의 하락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늘어난 군수 관련 수요를 충족하려 수입 크게 늘린 반면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경제의 핵심축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서방의 수입금지와 가격상한제 등 제재 조치들과 유가하락 등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방문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가 전쟁과 관련한 국가의 다양한 수요(전비 지출)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수입을 부채질할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도 불러온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의 성장은 주로 전쟁 물자 조달을 위한 정부 지출에 의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물가가 크게 오르는 중입니다. 러시아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3%였습니다. 연말 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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