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설립 100주년을 맞은 평서노회 목회자와 장로들이 유럽 종교개혁지 순례에 나섰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며 다시 말씀 위에서 교회와 목양의 본질을 굳건히 잡은 신앙 여정이었다.
평서노회가 설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7월 3일~13일 종교개혁지 순례를 진행했다. 노회장 김정민 목사와 종교개혁지순례위원장 김진규 목사를 비롯해 목사와 장로 부부 38명이 참가했다. 김정민 목사는 “이번 순례를 통해 참석자들이 신앙과 목회 사역에 큰 도전을 받고 재충전을 얻었다. 오직 예수님 신앙을 회복한 순례였다”고 밝혔다.
평서노회는 1922년 2월 2일 평남 진남포 비석리교회에서 시작했다. 노회 설립 100주년을 감사하며 2021년 4월 이명권 선교사를 우간다에 파송했고, 지난해 12월 3일 주다산교회에서 설립 10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100주년에 노회원인 권순웅 목사가 107회 총회장에 올라 더욱 뜻깊었다. 이어 지난 4월 제177회 정기노회에서 100주년 노회사를 출간하고, 마지막 기념사업으로 종교개혁지 순례를 진행했다.
평서노회 순례자들은 위그노 박해의 현장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순례길을 시작했다. 순례자들은 위대한 개혁자 칼빈이 목회한 생니콜라교회와 부클리에교회에서 ‘저항자’(프로테스탄트)의 순교 신앙을 체득하고, 루터와 함께 교회를 개혁하며 칼빈에게 큰 영향을 미친 마르틴 부처를 만났다.
칼빈과 부처의 개혁운동과 목회를 돌아본 유진관 목사(제자들교회)는 교회 회복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위그노들은 초대 교부 터툴리안의 말처럼 순교를 통해 교회의 씨앗이 됐다. 지금 우리가 이처럼 예배할 수 있는 것은 선진의 핏값”이라며 “무너진 한국교회와 예배를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독일 하이델베르크 보름스 에르푸르트 그리고 비텐베르크에서 마르틴 루터를, 체코 프라하에서 진리를 위해 몸을 던진 얀 후스를 되새겼다. 순례자들은 세계 개혁교회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제네바와 바스티옹공원의 종교개혁기념비를 거쳐 프랑스 파리까지, 5개국 19개 도시에서 종교개혁자들을 만났다.
순례 기간 동안 특별한 경험과 헌신도 있었다. 개혁가 후스가 순교한 7월 8일을 즈음해 독일과 체코 개혁지를 돌아보며 교회개혁의 의미를 더 깊게 체험했다. 또한 9일 체코에서 드린 주일예배 시간에 100주년 기념으로 파송한 이명권 선교사를 위해 헌금 시간을 갖고 선교비를 전했다.
진리의 깃발을 들어 올린 개혁가들의 현장을 돌아본 김진규 목사는 “500여 년 전 개혁가들은 오직 성경과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다가 주님께로 갔다. 목회자로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개혁의 역사를 통해 앞으로 평서노회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도 분명히 보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개혁의 신앙을 잃어버리고 침체한 유럽 교회의 현재를 목도하며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개혁가들의 신앙과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지켜내는 것, 이를 자손에게 계승하는 것, 이것이 이 시대의 개혁가로서 우리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100주년기념사업총준비위원장 백병기 목사는 “신앙 선진들의 위대한 신앙 역사를 돌아보며 노회원들이 신앙과 목회에 큰 도전을 받았다. 뜻깊은 순례로 100주년 기념사업을 마쳐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