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름대교 폭발' 우크라이나 보복 공습…케리 "기후 협력 통해 미∙중 새 출발"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 공격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지 몇 시간 만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 최고위 관리들을 잇달아 만나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통해 미∙중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군이 18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와 므콜라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칼리버 순항미사일 6대와 드론 36대 가운데 3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아직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군 사령부는 추락한 파편과 폭발 잔해 등이 오데사의 일부 주택과 항구 시설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역시 항구가 있는 므콜라이우의 현지 관리들은 시설에 ‘심각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므콜라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추후 더 자세한 내용을 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복 공격을 경고했었다고요?

기자) 네.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에서 2건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이 폭발로 다리를 지나던 자동차 안에 있던 부부가 사망하고 딸이 다쳤습니다. 또한 크름대교 일부 구간이 파손됐는데요. 러시아는 즉각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이라고 지목했고요. 푸틴 대통령은 17일 러시아 관리들과 가진 회의에서 러시아 국방부가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또다시 잔인하고 무의미한 테러 공격을 자행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크름대교는 오랫동안 군사 수송용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면서 군사적 관점으로 볼 때 크름대교 공격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크름대교 보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크름대교에서 큰 폭발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초 크름대교 도로 구간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교량 일부가 붕괴됐습니다. 폭발 피해 규모가 상당히 커서 올 2월에야 완전 복구됐는데요. 이번에 다시 폭발 공격이 발생한 겁니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인 크름대교는 이른바 ‘푸틴의 자존심’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오데사는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곡물 수출이 보장됐던 항구 가운데 하나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오데사, 초르노모르스크, 피브데니(유즈니) 등 우크라이나 3개 항구를 통해 곡물 수출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17일, 흑해곡물협정을 종료한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흑해곡물협정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흑해곡물협정은 지난 5월, 세 번째 연장된 데 이어 17일부로 만료되는 거였는데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17일)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흑해곡물협정은 18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그동안 흑해곡물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종종 비쳤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을 이행하는 대신 자국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협정 탈퇴를 종종 경고했는데요. 결국 1년 만에 협정 중단을 선언한 겁니다. 다만 러시아는 러시아의 요구 사항이 반영되는 대로 즉각 협정에 복귀할 수 있다면서 여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발표에 우크라이나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없이도 해상 곡물 수출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아프리카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연방이 없더라도, 우리가 이 흑해 회랑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선박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허락하고, 튀르키예가 선박 통과를 허락한다면 자신들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흑해곡물협정을 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튀르키예 쪽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7일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이 협정 연장에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 10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입장을 바꿔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시 조만간 푸틴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크렘린궁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일정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러시아의 결정은 전 세계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유엔은 앞으로도 계속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농산물이 원활하게 국제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러시아의 협정 종료는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7일 러시아의 결정은 전 세계 수많은 취약계층을 한 층 더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하고, 러시아 정부에 결정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존 케리(왼쪽) 미국 기후변화 특사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을 방문 중이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의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가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케리 특사는 공식 방문 일정 둘째 날인 18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각각 만나 기후변화 대응 방안과 미∙중 관계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특사와 리창 국무원 총리와의 면담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중국 총리는 케리 특사를 만나 “중국과 미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나라로, 양국의 협력 강화는 두 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혜택을 준다”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기후 문제와 관련해 리 총리는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임무가 막중해지고 있다면서, 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공조를 강화하고 공감대를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창 총리는 특히 선진국은 배출량을 줄이고 자금 지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특사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케리 특사는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을 들며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지난 16일 중국 북서부 신장 지역 기온이 역대 최고인 섭씨 52도를 기록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인용했는데요. 리창 총리가 케리 특사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잠깐 난처한 순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창 총리는 동석한 중국 관리들의 설명을 듣고 이를 수긍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올여름 이상기후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특사가 중국 외교 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케리 특사는 리창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인민대회당에서 왕이 위원과 만났습니다. 케리 특사는 왕이 위원에서 기후협력을 통해 미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기후 회담이 서로의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가 양국의 역학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왕이 위원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왕이 위원은 케리 특사를 ‘나의 오랜 친구’라고 부르면서 두 사람이 양국 간에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한 사이였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케리 특사와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었던 왕이 위원은 각각 양국의 외교 수장으로서 외교 정책을 이끌었습니다. 왕이 위원은 기후변화 협력은 양국 국민의 인식과 지지,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필요로 한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실질적이고 이성적이며 개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특사가 중국 측 기후변화 담당 관리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케리 특사는 전날(17일)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베이징 호텔에서 12시간 가까이 넘게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는데요. 양측 모두 회담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고위 관리들이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 같군요?

기자) 네. 케리 특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이어 최근 한 달 새 세 번째로 중국을 찾은 미국 고위 관리입니다. 미∙중관계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소 완화하는 것 같다가 지난 2월 불거진 이른바 중국 정찰 풍선 사건으로 다시 경색됐는데요. 블링컨 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하면서 일단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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