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토 정상회의 앞서 영국 방문…미 재무 "중국 관리들과 회동 생산적"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런던을 방문해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찰스 3세 국왕을 만났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과 중국 관계 개선을 위한 3박 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는데요. 중국 관리들과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영국 런던을 방문해 리시 수낙 영국 총리를 만났습니다. 11일과 12일 이틀 일정으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영국에 들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지난달에도 회담을 가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수낙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는데요.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수낙 총리는 첨단기술,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파트너십 강화를 골자로 한 ‘대서양선언’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최근 6개월 사이 이번이 6번째 만남인데요. 두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하고 두 핵심 동맹국 간의 입장을 조율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도 만났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수낙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후 윈저궁을 방문해 찰스 3세 국왕을 만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있었던 찰스 3세 대관식에 불참했고요. 대신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의 대화 주제는 주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였다고 하는데요. 찰스 3세는 평소 이 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윈저궁에서 찰스 3세 국왕과 만남을 끝으로 영국 방문 일정은 끝났고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로 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까지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추가 지원 방안, 나토 안보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후, 13일 핀란드를 방문하고 귀국합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으로 나토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튀르키예 정부 고위 당국자 간 접촉이 있었군요?

기자) 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9일 전화 회담을 했습니다. 양국 외무부는 두 장관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흑해 곡물 협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두 나라 간에 약간 마찰음이 들리고 있죠?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일 튀르키예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한 건 처음이었는데요.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좀 더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던 터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방문은 러시아에 당혹감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가 아닌 이스탄불을 찾았군요?

기자) 네. 이스탄불은 튀르키예 수도는 아니지만 튀르키예 최대 도시인데요.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한 튀르키예 정부의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이번 전쟁을 일으킨 명분의 하나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나토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뿐만 아니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데리고 귀국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8일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했던 지휘관 5명을 데리고 귀국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의 하나였던 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다 포로로 붙잡혔던 사람들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을 도와준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남은 포로들도 전원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들이 그동안 튀르키예에 있었던 거죠?

기자) 네. 지난해 9월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 문제를 협상했는데요. 그 결과 양측은 일부 포로를 상호 석방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들 아조우스탈 지휘관 등 일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튀르키예에 머문다는 조건으로 풀어줬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합의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무도 우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서, “합의에 따르면 이들은 분쟁이 끝날 때까지 튀르키예에 있어야 했다”고 반발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토 회원국들이 튀르키예를 압박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튀르키예 정부는 이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튀르키예 정부 당국자들은 아조우스탈 지휘관들의 우크라이나 귀환에 관해서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다음 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포로 교환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을 비롯한 바그너 지휘관 35명이 지난달 29일 만났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이 10일 밝혔습니다. 이들 바그너 지휘관은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3시간 면담했다고 하는데요.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들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통령을 위해 싸울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프리고진 씨는 반란을 종료하는 대신 안전을 보장받고 벨라루스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 씨가 러시아에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9일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마무리했군요?

기자) 네. 옐런 미 재무장관이 3박 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옐런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9일,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중국 방문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이 중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3박 4일 동안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허리펑 경제 담당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을 비롯한 중국 경제 관리들과 만나 경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만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미∙중 무역협상을 진두지휘했던 류허 전 부총리와 회동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어떤 가시적 성과는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두 나라 모두 양국 관계 안정화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핵심 갈등 사안인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 중국의 반도체 핵심 원료 등 주요 광물 수출 제한 등에 대해서는 이견 폭이 너무 커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옐런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주요 발언 내용 들어보죠.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 진행된 양국 회담이 직접적이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여러 사안에서 여전히 대립하고 있고 의견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가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양국 정부 책임자들 사이에 더 많은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화 채널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방위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두 나라 관계는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하면서 더 급격히 악화했는데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잠시 완화되는 듯했던 양국 관계는 지난 2월 중국의 정찰 풍선 사건을 계기로 다시 경색됐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옐런 장관은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디커플링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실행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신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상호 건전한 경쟁을 위한 ‘디리스킹(de-risking)’, 위험을 줄이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옐런 장관의 중국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옐런 장관의 중국 방문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옐런 장관의 방중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불확실하다며 별로 기대하지 않는 기조입니다.

마나세 소가바레(왼쪽 두번째) 솔로몬제도 총리와 리창(왼쪽 세번째) 중국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두 나라 관리가서명한 협정문을 주고받는 것을 보며 박수하고 있다.


마나세 소가바레(왼쪽 두번째) 솔로몬제도 총리와 리창(왼쪽 세번째) 중국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두 나라 관리가서명한 협정문을 주고받는 것을 보며 박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협력 협정을 맺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가 10일 양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9개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가 회담한 뒤 이날(10일) 서명식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서명한 겁니까?

기자) 네. 치안과 경제, 그리고 기술 협력 등 분야입니다. 이 중에서 2025년까지 유효한 치안 분야 협력 시행 계획이 가장 눈에 띕니다. 또 올해 솔로몬제도에서 열리는 퍼시픽게임을 위한 ‘스포츠 기술 지원 사업’ 협정에도 두 나라가 서명했는데요. 중국이 지금 솔로몬제도 퍼시픽게임 주 경기장을 짓고 있습니다. 퍼시픽게임은 퍼시픽(Pacific),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로 4년마다 한 번씩 열립니다.

진행자) 이번 협정에 관해 두 나라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네. 먼저 소가바레 총리는 10일 리창 총리에게 “우리는 협력을 증진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솔로몬제도는 중국 개발 경험으로부터 많은 걸 배워야 한다”면서 두 나라 사이 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 기회를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리창 총리는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리 총리는 “두 나라는 상호 존중과 공동 발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중국과 솔로몬제도 사이 관계는 그간 빠르게 진전됐으며 큰 결실을 보고 있다고 지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소가바레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났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10일 소가바레 총리를 만난 뒤 “베이징은 태평양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쳐 항구와 여타 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관계와 무역을 확장하기를 원한다”면서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역내에 투자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중국은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최근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그러자 이 지역에 이해관계를 가진 미국과 호주 등이 우려하고 있죠?

기자) 네. 특히 솔로몬제도가 지난해 초에 중국과 비밀안보 협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더 커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협정으로 중국군이 솔로몬제도에 주둔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솔로몬제도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했지만, 미국이 걱정하듯이 중국군을 끌어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솔로몬제도는 완전하게 미국 쪽으로 줄을 서지도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소가바레 총리는 지난 8일 독립기념행사에서 “우리 이익이 아닌 편에 서고 거기에 우리를 맞추는 것은 솔로몬제도와 국민 이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솔로몬제도뿐만 아니라 다른 남태평양 섬나라도 대부분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는 누구든지, 그리고 그들이 가져오는 새로운 외교, 경제 자본을 환영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국 정부가 부랴부랴 남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죠?

기자) 네. 솔로몬제도에 미 대사관을 다시 열었고, 기존에 남태평양 나라들과 맺었던 협력 협정을 갱신하거나 아예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이들 나라 안보와 경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이들 나라 지도자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여서 기후변화나 불법조업 방지, 안보 분야 협력 등을 포함한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구체적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8억1천만 달러를 새로 원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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