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식 목사는 재주가 많은 인물이었다. 특히 음악적 재능이 특출해 여러 악기들을 연주할 줄 알았다. 한 목사가 동네에서 톱을 연주하는 날이면, 수많은 아이들이 모여들어 신기한 구경을 했다. 그 아이들을 모아 1963년 8월에 시작한 교회가 오늘날의 진주 도동교회가 됐다.
처음부터 교회는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로부터 여러 세월이 흘렀지만 도동교회는 여전히 마을의 친구이다. 그것도 보통 친구가 아니라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60년 지기 절친이다.
도동교회 대표적인 사역들은 ‘나’라는 글자를 공유하는 3개의 팀들에 의해 진행된다. 먼저 섬나봉사대는 환경개선을 주로 담당하는 팀이다. 낡은 건물의 수리에서부터 방수와 도색까지 건축과 보수에 관한 한 못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 재능을 동네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고, 주변의 작은 교회들 그리고 해외 선교지까지 찾아가 섬긴다.
두 번째 주인공은 만나봉사대이다. 반찬봉사를 담당하는 이 팀의 인기도 대단히 높다. 격주로 온갖 먹을거리들을 잔뜩 차려서는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들, 장애인들, 소년소녀가장들, 다문화가족들의 가정을 찾아간다. 명절에는 특식을 더해 잔치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도동교회는 동사무소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을 위해 쌀을 몇 백 포대씩 나르고, 온갖 생필품들을 챙겨 넣은 러브박스를 선물하기도 한다. 현재 확보 중인 주차공간이 완비되면 이 또한 동네 사람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아이들에게도 도동교회는 맘에 쏙 드는 친구이다. 다음세대들을 위한 장학 사업에도 열심이고, 온 동네 아이들이 교회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여러 배려를 한다. 올 여름에는 교회 마당을 아이들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꾸며, 시원한 물장난과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만들어주려 한다.
도동교회 제8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이호영 목사는 “정성을 다한 섬김은 좋은 소문을 낳고, 좋은 소문은 전도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매주 화요일 오전에 활동하는 도동교회 새생명전도대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전도대원들 자체가 워낙 열심히 사역하기도 하지만, 섬김으로 다진 교회의 이미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한다.
진주 남강 동북쪽에 새로 정착하는 젊은 부부들이 도동교회를 많이 찾는 이유도 이와 같은 특유의 역동성과 관련이 있다. 밝고 활기차며, 아이들에게도 행복감을 고스란히 전해 주는 교회의 분위기는 새 신자들이 빠르게 등록을 결심하도록 이끌어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팀은 ‘안나기도회’이다. 교회에서 가장 어른격인 성도들이 매주 수요일 오전에 모여 교우들을 위해, 여러 부서와 사역들을 위해, 그리고 지역사회와 이웃들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한다. 평범한 듯 보여도 이 기도회는 대단히 강력한 영적 파워를 지니고 있다. 사실상 도동교회 모든 사역에 힘의 원천이자, 온 교우들에게 건강한 영성을 제공하는 샘터이다.
안나기도회가 보여주는 본보기를 따라, 젊은 성도들도 아이들도 ‘십일조 새벽기도회’에 열심히 참여하며 기도의 동지가 된다. 그렇게 하나로 규합된 영적인 에너지는 다시 봉사와 전도와 선교로 발산되며 선순환을 이룬다.
도동교회는 올해 맞이한 설립 60주년을 선순환이 더욱 극대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강만제 장로는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분위기를 털어내고, 지역사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지를 다시 불태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올 상반기 800가구의 이웃들에게 사랑의 쌀과 사랑의 선물을 나누는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며 물질적인 곳간을 활짝 연데 이어, 하반기에는 전도축제와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초청 기념집회를 개최하여 영적인 곳간은 가득 채우려 한다. 첫 단독선교사 파송 계획도 세워놓았다.
한편으로는 교회의 영적 뿌리를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대구의 근대역사골목을 탐방하는 역사여행을 실시해 개척선교사들의 헌신을 배우는 한편, 홈커밍데이를 열어 옛 교우들과 해후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그 방점을 찍는 행사는 앞에서 이야기 한 도동교회 설립자 한대식 목사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이다. 한 목사는 부유한 집안 배경과 의사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뒤로 한 채, 목회자로 길을 정해 수많은 교회들을 세운 인물이다. 부산 신평로교회에서 목회하다 건강 이상으로 사임한 후에도, 다시 진주로 찾아와 도동교회를 개척했다.
당시만 해도 작은 농촌이었던 도동 일대를 누비며 열심히 전도하고, 예배당을 건축하는 등 헌신적으로 사역하다 결국 지병의 악화로 개척 5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삶과 신앙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계승되고 있다. 한 목사로부터 복음을 전해 들었던 아이 중 하나로 지금은 도동교회 은퇴장로가 된 손병국 장로 같은 인물들이 그 증인이다.
이호영 목사는 “학술세미나를 비롯한 6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한 목사님과 같은 신앙 선배들의 삶을 배우고 계승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더 크고 위대한 일에 도전하는 도동교회가 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