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달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벨라루스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의 수장이 러시아로 돌아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더는 벨라루스에 있지 않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프리고진 씨가 지금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거나 아니면 모스크바로 갔을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달 바그너그룹 무장 반란 사태를 중재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군 수뇌부를 겨냥해 무장반란을 일으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프리고진 씨 사이에서 중재를 자처해 위기를 넘기는 데 일조했습니다. 세 사람 사이에 어떤 조건이 오갔는지는 제대로 알려진 게 없는데요. 다만 반란 사태 사흘 후 프리고진 씨가 벨라루스에 도착하면서 프리고진 씨 거취가 합의 내용의 일부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프리고진 씨가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6일 기자 회견에서 “그는 벨라루스 영토에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부대가 벨라루스로 이전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그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전 발언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프리고진 씨의 벨라루스 도착을 확인하면서, 바그너그룹이 원한다면 과거 소련 시대 사용하던 벨라루스 군 기지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그너 용병들은 잘 훈련된 군인들로, 벨라루스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들의 벨라루스 주둔 문제가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그룹에 달려 있다고 말한 건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원한다면 벨라루스에 용병 일부를 두도록 하는 방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바그너그룹에 과거 소련 시대 사용됐던 몇 개의 군 기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바그너그룹은 배치에 관해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더라는 말도 했는데요. 하지만 그들이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주둔하는 게 벨라루스에 대한 위험으로 보지 않으며,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대항해 무기를 들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가까운 장래에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합의했으며 프리고진 씨의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프리고진 씨는 “분명히 자유로우며” 푸틴 대통령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 같은 게 있을까요?
기자) 항공기 추적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프리고진 씨와 관련 있는 비행기가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6일에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남부로 향하는 궤적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이 비행기 안에 프리고진 씨가 타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서는 프리고진 씨 행방과 관련해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프리고진 씨가 러시아에서 목격됐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한 가운데 이뤄진 것입니다. 러시아 독립언론 ‘폰탄카’는 프리고진 씨가 러시아 당국에 압수됐던 현금 일부와 총기 등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객관적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그런가 하면 ‘로시야1’은 5일 밤, 연방 수사당국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프리고진 씨 저택과 사무실을 급습해 지폐가 가득 든 상자를 압수하는 장면 등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로시야1은 러시아 국영 방송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국영 TV가 프리고진 씨 자택과 사무실을 급습하는 장면을 단독 보도하는 것은 크렘린의 사전 정보 내지는 허가가 없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두아르트 페트로프 로시야1 기자는 ‘60분’ 프로그램에 특별 출연해 “아무도 이 사건을 종결시킬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서 “(반란 사건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이 프리고진 씨의 범죄 전력과 위선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압수한 품목에 어떤 것들이 있던가요?
기자) 네. 로시야1이 공개한 영상에는 사무실에 있는 고액권 루블이 가득 든 상자들, 호화 저택에 있는 달러 뭉치, 헬리콥터, 무기 은닉처, 다양한 변장용 가발들, 여러 다른 이름의 여권, 금괴, 완전한 의료 장비를 갖춘 진료실 등이 보였습니다. 또 현금 약 6억 루블(미화 660만 달러)이 그의 자택에서 발견됐다고 페트로프 기자는 주장했는데요. 로이터와 AP 등 주요 매체는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 씨의 위법 행위와 부패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이군요?
기자) 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6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흘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9일까지 리창 국무원 총리,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을 비롯한 중국 경제∙무역 고위 관리들과 연쇄 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이뤄지는 양국 간 고위급 경제대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 장관으로서는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이어, 양국 관계 개선의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교착돼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사령탑인 옐런 장관도 중국을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옐런 장관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미국 최고 경제 관리입니다. 온건 정책을 지향하는 이른바 ‘비둘기’파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정책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의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하지만 양국 모두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실질적으로 양측 간에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의제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 교류 증진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미국은 경제 현안과 함께 안보, 기후변화, 팬데믹 대비, 저개발국가들에 대한 부채 압박 등의 문제도 의제에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간 핵심 경제 현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첨단 반도체 장비와 부품 등에 대한 수출 규제 갈등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매기고 있는 고율의 관세 등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제재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반도체의 주원료가 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제한 조처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발표가 나온 같은 날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옐런 장관이 중국 방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관리들은 옐런 장관이 중국 관리들에게 미국은 두 나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디커플링’은 무슨 뜻인가요?
기자) 커플을 끊다는 뜻의 디커플링은 말 그대로 분리하기, 해체하기, 끊어내기입니다. 옐런 장관은 중국 관리들과의 회동에서, 세계 경제 1, 2위인 미국과 중국이 경제 협력을 하지 않으면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을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디리스킹’은 위험을 줄인다, 위험을 없앤다는 뜻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네. 중국과의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국제 사회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