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주전력선이 또 끊어진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소요 사태가 일단 고비는 넘긴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전력선이 또 끊겼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과 외부 주전력선과의 연결이 4일 또 끊어졌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금 당장은 왜 주전력선이 끊어진 건지, 또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력 공급은 원전 안전과 직결된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총 6기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안전 위험이 고조되면서 현재 6기 모두 ‘냉온정지(cold shoutdown)’ 상태로 가동은 중단돼 있습니다. 하지만 연료봉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자칫 ‘멜트다운(노심용융)’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냉각수 공급을 위한 지속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적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원전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자포리자 원전과 연결돼 있던 750kV(킬로볼트) 고압 전력선 4개 중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개 전력선마저 이날(4일) 끊어짐에 따라, 330kV 보조 전력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IAEA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 330kV 전력선은 마침 지난 1일 막 복구됐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여러 차례 자포리자 원전 전력선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죠?
기자) 맞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군에 점령된 이래 지금까지 러시아가 관할하고 있는데요. 일대에 포격 등 군사 활동이 계속되면서 전력선이 끊기는 사태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주전력선이 끊긴 상황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원전에 대한 상대방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측 이야기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트위터와 화상 연설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러시아 점령군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위험한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자신과 마크롱 대통령은 IAEA와 함께 상황을 최대한 통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격이 임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4일 성명에서, 작전 분석 자료를 인용해 “3호기와 4호기 지붕에 폭파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가까운 미래에 공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또, 이 물체가 폭발하면 원자로가 손상되지는 않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포격한 것 같은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우크라이나군 당국 모두 이같은 주장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반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가 원전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핵폐기물로 채운 ‘더티밤’을 원전에 투하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원전 운영사인 로스에네르고아톰의 레나트 카르차 고문은 ‘7월 5일 밤’이라는 구체적인 시행 날짜까지 제시했는데요. 카르차 고문은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7월 5일 밤 어둠을 틈타 우크라이나군이 장거리 정밀 무기와 자폭 드론을 이용해 자포리자 원전 기지를 공격하려 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카르차 고문 역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랜만에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군요?
기자) 네. 4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가 벌어진 후 처음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SCO 정상회의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참석 정상들에게 자신의 권력 장악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는 푸틴 대통령 지도력에 대한 최대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국민과 러시아 사회 전체는 반란 미수 사건을 통해 조국의 운명에 대한 연대와 높은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제재에 대해 “러시아는 외부의 압력과 제재, 도발에 자신 있게 저항하고 있으며 계속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하이협력기구에는 어떤 나라들이 회원국으로 있습니까?
기자)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었는데요. 4일 이란이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되면서 9개국으로 늘었습니다. SCO 회원국들은 대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거나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에 우호적인 편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시 주석 역시 기조연설에서 외부 세력이 ‘신냉전’을 조장하고 이 지역에 대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어떠한 이유로든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전쟁을 벌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연임 소식이 있죠?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가 1년 더 연장됐습니다. 나토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나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NAC)’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스톨텐베르그 총장 임기 연장안은 다음 주 11일과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입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 2018년 연임에 성공해 원래는 작년에 퇴임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임기를 1년 연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프랑스가 최근 소요 사태로 큰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이 이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이 4일, 소요 사태가 벌어졌던 지역 시장 약 250명을 엘리제궁에 초청해 후속 조처를 논의하고 이들의 협조를 부탁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일단 고비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거군요?
기자) 네. 프랑스 내무부는 앞서 3일, 프랑스 전역에서 24시간 만에 폭력 사태가 절반으로 줄었고, 전국에서 체포된 사람은 약 70명이라고 밝혔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시장들에게, 다소 평온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항구적인 평온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어려운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전역을 이렇게 들끓게 만든 사건이 있었죠?
기자)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라는 곳에서 ‘나엘’이라는 알제리계 17세 청소년이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가 경찰의 총에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낭테르를 시작으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는데요. 그동안 누적됐던 인종차별과 경찰의 고압적 행태 등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시위가 격화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로 비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을 부수고 기물을 파손하고 물건을 약탈해 갔습니다. 또 곳곳에서 방화도 잇따랐는데요.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5천 대 이상의 차량이 불에 타고 2천여 개 상점이 약탈당했으며, 3천400명 넘게 체포됐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또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약 800명의 경찰이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체포된 시위대의 평균 연령이 17세라면서, 12살짜리 아이가 학교에 불을 지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경찰이나 시장, 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10대 청소년이 시위에 많이 가담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규제 필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일 시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시위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면 SNS를 규제하거나 차단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면서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며칠 전에도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한 바 있죠?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시위가 SNS를 통해 조직되고 확산했다고 지적하며 SNS가 폭력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연금 개혁 강행 등으로 지지도가 급락하는 등 여러 도전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시위를 계기로 프랑스 사회에 뿌리 깊은 갈등 요소를 완화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