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위험한 도발 준비 중"…주력 전선 연결 끊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러시아 점령군이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서 위험한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원전 공격 관측을 거듭 제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상황을 최대한 통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통화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날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원자로 6기 중 3번과 4번 원자로 지붕에 폭파 장치를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가까운 미래에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원자로에 손상을 가하지는 못하겠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포격을 가한 것 같은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인 3월에 러시아군에 점령된 자포리자 원전은 같은해 9월 원자로 6기 모두가 ‘냉온정지(cold shutdown)’ 상태로 전환되면서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만 연료봉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등 사고 예방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 시설입니다.

◼︎ 러시아 공격 의혹 수차례 제기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이 임박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러시아군이 원자로 6기 가운데 4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사고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위장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더티밤 투하할 것”

반면 러시아 측은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방사성 폐기물을 채운 이른바 ‘더티밤(dirty bomb)’을 자포리자 원전에 투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러시아 원전 운영사 로스에네르고아톰의 레나트 카르차 고문은 “7월 5일 밤 우크라이나군이 장사정 정밀 무기와 자폭 드론을 이용해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로, 핵폭탄과 같은 파괴적인 위력은 없지만 기폭 시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에 관해 IAEA가 조사에 나섰으나 의심 지역에서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주전력선 또 끊겨

양측의 비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4일) 자포리자 원전의 주력 전선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IAEA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당장은 무엇 때문에 전력 공급이 끊겼는지, 얼마나 이 상황이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750kV(킬로볼트) 고압 전력선 4개 중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개를 통한 전력 공급이 이날 오전 1시21분께 끊기면서, 이달 1일 복구한 330kV 보조 송전선 하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사태는 개전 후 여러차례 발생했습니다.

원전은 가동이 중단됐지만, 원자로 안에 남아있는 핵연료봉을 계속 식히기 위한 냉각수 공급을 위해 외부 전력 공급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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