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한세영 목사가 워싱턴 메시야장로교회에 부임했을 때 고작 여덟 가정만 출석하고 있었다.
메시야장로교회는 워싱턴 인근 최대 한인타운인 북버지니아 애난데일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연면적 680평의 제법 큰 예배당을 갖춘 매력적인 목회현장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분란으로 담임목사가 연이어 교체됐고, 교인들도 거의 다 떠나갔다. 한세영 목사가 메시야장로교회의 청빙을 받고 고민할 때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세영 목사는 하나님이 험한 목회현장으로 보내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멀쩡하게 사역하던 그에게 미국행을 강력히 권했던 아버지 고 한승설 목사(수원영광교회 원로)와 도미 후 담임으로 모셨던 필라델피아 영생장로교회 이용걸 목사의 가르침을 따랐다.
“목마른 양들을 양육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메시야장로교회에 부임하고 매일 부르짖으며 기도했어요. 기도해야 교회가 안정되고 기도해야 목회의 방향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의 아버지와 이용걸 목사님의 가르침이기도 했죠.”
미국은 통성기도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목사가 왜 소리를 지르며 기도하느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한세영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다. 5년 동안 매일 새벽 4시에 한세영 목사와 나미영 사모는 가족 및 성도들과 통성기도를 드렸다. 결국 기도가 원동력이 되어 교회가 안정됐고, 교인들이 모여서 통성기도를 하는 중보기도팀도 생겼다.
이어 제자훈련를 통해 평신도 사역자를 세웠다. 한세영 목사는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성도들은 메시야반(새신자반), 메시야 성장반, 제자훈련반, 사역반을 거쳐, 하나님이 원하는 신앙과 삶을 갖춘 평신도 사역자로 성장했다. 그러자 메시야장로교회 또한 예배, 선교, 양육, 봉사라는 사명을 갖춘 교회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민교회의 특성상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추구하면서 지역 한인들에게 교제와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를 위해 메시야장로교회는 다음세대와 어르신을 품는 사역에 주력했다. 한국학교, 여름학교, 평생교육원 운영이 그 예이다.
한국학교와 여름학교는 한세영 목사가 메시야장로교회 부임 후 곧바로 전개한 사역이다. 한국학교는 한인 2세를 대상으로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해 한국어, 한국음악, 한국예절, 한국사 등을 가르치는 기독교 문화학교다. 교육 및 운영은 나미영 사모와 교육학을 전공한 교회 집사들이 맡는다. 특히 미국에 있는 한인 2세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곤 하는데, 나미영 사모와 교사들은 그들에게 한국인과 크리스천을 더한 ‘코리안 아메리칸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고 있다.
여름학교는 6월 말부터 5주간 4세부터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버지니아주 커리큘럼에 맞춰 영어와 수학 등을 가르친다. 여름학교는 저렴한 수업료로 선행학습을 받을 수 있어 꽤 인기가 좋다. 여름학교를 통해서 메시야장로교회에 정착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나미영 사모는 “한국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사실과 크리스천이라는 자부심을 잊지 않도록 일깨워줍니다. 여름학교에서 아이들이 재밌게 공부하고 있어요.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서 교인 자녀뿐만 아니라 지역 한인 자녀들도 한국학교와 여름학교에 등록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아이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고, 또한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어 교사로서 자원봉사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한국학교와 여름학교를 꾸준히 운영한 결과, 메시야장로교회는 백악관으로부터 대통령 봉사상을 수여하는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평생교육원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교제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학기마다 2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산수화, 서예, 하모니카, 색소폰, 컴퓨터, 탁구, 체조 등 다양한 취미를 배우고, 때때로 전시회나 발표회를 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평생교육원에서 서로를 벗 삼으며 외로운 타국 생활을 버티고 즐거운 노년을 보낸다고 한다.
기도와 제자훈련을 통해 교인을 변화시키고, 한국학교 여름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복음을 전한 결과, 메시야장로교회는 장년 성도 수 350여 명의 제법 규모 있는 이민교회로 성장했다. 하지만 한세영 목사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메시야장로교회가 그리스도를 찾고 닮고 전하는 교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했다.
“미국교회들이 자유주의에 빠져 타락하는 세태를 보며, 바른 신앙을 다음세대에게 전해주고 복음의 핵심을 지켜내고 계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교회 캐치프레이즈처럼 ‘세대와 세대를 넘어, 민족과 민족을 넘어’ 열방 가운데 복음의 정수를 전하는 메시야장로교회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