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두고 “핵 오염수라고 해서 고발한다니까 아예 핵 폐수라고 불러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이 부평역에서 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에 참석해 “핵 물질에 노출됐을 뿐만 아니라 그걸 싸고돌았던 지하수는 명백히 핵폐기물로, (이를) 핵 폐수라고 했으니 제가 고발당할 차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지난 13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핵 오염수’라고 표현한 민주당 울산시당 인사를 고발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일본 편을 들어 일본을 홍보하고, 일본을 비판하는 국민을 사법 조치하겠다고 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며 “(정부와) 싸워서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고자 일본에 보낸 시찰단에 대해서도 검증단을 보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안전하면 ‘너희가 먹어라’ 말해야지, 왜 ‘내가 먹겠다’고 말하나”라며 한덕수 국무총리 등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집권당이 (오염수를) 매일 1리터,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없다고 말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서 발표하는 게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뜨리는 것 아니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지난달 간담회에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고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진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이고 경제, 이 나라의 미래”라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당당하게 일본에 오염수 해양투기를 절대로 하지 말라고 요구해야 한다. 국민이 지원할 테니 강력하게 싸우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규탄대회는 지난달 20일 서울, 지난 3일 부산에 이은 세 번째 후쿠시마 관련 장외 집회로, 박광온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다수 참석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