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교육감, SNS 통해 김 지사 만남 알려
-‘원팀’ 정신 강조…“조만간 북부에서 만나기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찾아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최근 반도체 인재 양성 협약 체결을 두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갈등을 빚은 지 8일 만이다. 두 사람은 ‘원팀(One-team)’ 정신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16일 오전 11시 20분, 최근 광교융합타운 경기도청사 바로 옆으로 입주한 경기도교육청을 찾아 1시간가량 임 교육감을 만났다. 임 교육감이 김 지사를 안내하며 교육감 집무실이 있는 13층을 함께 둘러봤다. 김 지사가 비서실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임 교육감에게 먼저 연락해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은 임 교육감이 먼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임 교육감은 “광교 신청사 이전으로 이웃사촌이 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님을 만나 뵙고, 경기도교육청을 둘러봤다”고 했다. 이어 “‘도와 도의회 그리고 도교육청은 언제나 도민을 위한 마음으로 서비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니 ‘그렇죠, 원팀으로 해야죠’ 하시면서 바로 화답해주셨다”고 적었다.또 “경기 북부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이자는 데에 깊이 공감하며, 조만간 북부에서 격의 없는 만남을 갖기로 했다”며 “교육청은 도와 도의회와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이달 12일. 김 지사와 임 교육감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연·관 13개 기관 공동협약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4일 전인 8일 임 교육감 측에서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고 실제 협약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경기도가 경기도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언론에 보도자료를 냈고, 이 자료에 김 지사의 이름만 들어가고 임 교육감의 이름이 빠진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임 교육감이 불참을 통보했고 협약에서도 빠졌다. 이후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불화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서로 당이 다른 김 지사와 임 교육감은 인연이 특별하다. 김 지사는 행정고시 26회, 임 교육감이 김 지사보다 2년 빠른 24회다. 경제기획원(지금의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7월 청와대에서 김 지사는 비서관으로, 임 교육감은 비서실장으로 한 달 정도 함께 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번처럼 따로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해 6월 29일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 지사와 임 교육감은 수원의 한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며 △과밀‧과잉 학급 문제 신속 해결 △돌봄·방과 후 학교 확대 △학생급식 문제 개선 등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당을 초월한 모범적인 협치를 다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