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warning data)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올해 안에 구축해 정상 가동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하와이 연동통제소를 3국 간 실시간 경보 정보가 오가는 ‘허브’로 활용한다는 것이 3국의 구상이다. 실시간 공유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는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예상 발사시점, 비행 궤적, 예상 탄착지점 등 3가지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이 합의한 실시간 공유 시스템이 가시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3일 3자 회담을 연 뒤 공동보도문에서 “북한 발사 미사일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을 올해 안에 가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장관은 4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회담한 뒤 2018년 12월부터 이어진 한일 간 ‘초계기 갈등’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걱용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일본 주장과 그런 적 없고 오히려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는 한국 입장을 그대로 두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4년 반 만에 봉합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한 것은 3년 6개월 만이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양측 입장차가 오랜 기간 너무 분명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양측이 공감했다”며 “양국 정상이 신뢰를 구축해나가기로 한 만큼 초계기 갈등 역시 양측 입장을 있는 그대로 두는 한편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 그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손효주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