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샐리와 줄리를 초월한 은혜”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소강석 2023년 6월 첫째 주

▲5월 28일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샐리와 줄리를 초월한 은혜”.

두어 달 전부터 북유럽 해외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북유럽 교회들의 요양복지시설을 탐방하고 연수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크루즈 시간이 17시간이나 되는 환상적 타임도 있어서, 가려고 했습니다. 더구나 요즘 교계 어느 기관 일로 머리를 식히고 도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 전부터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가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한편으로는 가야 할 의무감을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드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생각하노라니까 출국 전날인 주일 저녁에 도대체 잠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 날 오전에 새에덴 전도단 집회를 인도해야 하는데 새벽녘까지 잠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도 겨우 쪽잠을 자고서야 전도단 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항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가면서 “차가 밀려서 차라리 비행기를 놓쳐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차가 막히는 일이 없이 공항에 도착했고, 저는 순조롭게 비행기에 탑승을 하였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는데 제 앞쪽으로 서너 자리 앞에서 두 아이가 연달아 울어대는 것입니다. 순간 불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큰일 났구나. 오늘 저녁도 저 아이들 때문에 잠을 못 자면 어쩌지? 얼마 전 베트남에 갈 때도 아이들 때문에 잠을 못 자서 정말 힘들었는데 오늘도 잠을 못 자고 다음날도 불면으로 이어지면 어찌 될 것인가.” 정말 베트남 일정에서 있었던 불면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경이 부쩍 예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웠고 손주가 있기 때문에 백 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전날 저녁 잠을 충분히 잔 상태라면,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날은 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순간 이런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하나님께 이런 기도, 혹은 서원 아닌 서원을 하였습니다. “주여, 이 비행기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비행기 이륙이 대책 없이 늦어지거나 승객 전체가 내리는 일이 생기면 저는 북유럽 일정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소강석 2023년 6월 첫째 주

▲결혼식에서 축도하는 소강석 목사.

그런데 신기하게도 5분도 안 돼서 기내 방송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비행기 기체에 결함이 있어 안전운항을 하기 위해 결함을 다시 수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수리를 위해 탑승객 전체가 하기(下機)를 하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집사람과 정 권사님께 전화했더니 “아이고 잘 됐어요. 어서 빨리 재입국을 해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순간 샐리와 줄리의 법칙이 생각난 것입니다.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의 반대로서, 자신의 생각대로 좋은 일만 계속 일어나는 것입니다. 줄리의 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은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줄리는 좀 더 시간에 차이를 두지만 같은 의미죠.

택시를 타고 교회로 돌아오는데 “하나님 은혜 안에서 이것이 샐리인가, 줄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제 수행비서이자 현지에 가 있는 강인철 집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내가 거기 안 가기를 잘한 것인가. 잘못했던 것인가.”

“잘하신 것 같습니다. 그 갓난아이들이 저녁에도 울고 깊은 밤에도 울고 새벽까지 계속 울어 대었습니다. 목사님, 절대 잠을 못 이뤘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오신 분들과 함께 이동을 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훗날 개인적으로 편한 시간에 편한 마음으로 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재입국 후에 무슨 일이 생길까, 어떻게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인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한 사람의 미래를 통째로 바꿔주는 일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해외에 갔다면 그 일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절묘한 타이밍의 심방과 헌신기도를 잘할 수 있었고요. 꼭 가야 할 장례식 조문과 약속된 결혼 주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몸이 혹사당하지 않고 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이거야말로 샐리와 줄리를 초월한, 아니면 하나님께서 제 삶 속에 샐리와 줄리의 법칙을 적용해주신 특별한 은혜였습니다. 그 은혜 속에서 저는 한 주간을 더 감사하며 찬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에게도 언제나 샐리와 줄리의 법칙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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