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軍, 성능미달 방탄복 보급” 지적에 국기연 “합격 제품만 납품” 반박|동아일보


사진=감사원 제공사진=감사원 제공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가 18일 감사원의 군 방탄복 성능 미달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성능시험이 구매요구서 기준과 다르게 수행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통성능이 합격된 제품만 납품했다”고 반박했다.

국기연은 이날 감사원이 “감사기간 중 A업체가 육군에 납품한 방탄복을 대상으로 덧대지 않은 부분까지 시험한 결과, 일부 방탄복이 중앙부위에서 후면변형량 허용기준(44㎜)을 초과하는 등 군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입장자료를 내고 하나씩 반박에 나섰다.

국기연은 “감사원이 수행한 방탄성능시험은 구매요구서(NIJ, 미국국립사업연구소, 공인 방탄시험기관-STD-0101.06)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며 “방탄성능 측정은 후면변형량 측정부위와 관통여부 측정부위 2군데로 나눠지고 그 2군데는 각각의 사격조건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원은 관통여부 측정부위에서 후면변형량을 측정하고 그 기준을 초과했다고 하는 것은 시험조건에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기연은 “계약서상에 정해진 기준과 시험절차에 따라서 국내 공인시험기관 및 미군이 사용하는 미국 공인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해 후면변형량 및 관통 성능 모두 합격된 제품만을 군에 납품했다. 이 방탄복의 방탄성능은 덧대지 않은 과거 방탄복과 비교해 방탄성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2022년 5월 A 업체가 방탄 소재를 덧대어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부위는 제외하고 덧댄 부위 경계 등으로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한 후 방탄성능을 충족한다고 판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기연은 “민원 접수 후 계약조건인 구매요구서의 시험기준과 방법을 철저히 검토해 NIJ의 시험절차서에서 요구한대로 후면변형량 측정부위에서 정해진 사격조건으로 덧댄 부위는 물론 덧대지 않은 부위와 그 경계까지도 모두 사격 시험해 후면변형량이 만족함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까지 거쳐서 최종 납품 처리하도록 의사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A 업체가 방탄성능 측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덧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22년 2월 덧댄 방탄복을 제작하도록 승인했으며, 같은 해 3월 시험기관이 덧댄 부위에 사격시험을 해 방탄성능 기준이 충족되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국기연에서 공인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할 경우에는 통상 양산 로트(이 업체의 경우 약 7000여벌) 중에서 시험용 방탄복 16벌을 샘플링 및 봉인해 시험기관에 보낸다. 시험기관에서는 구매요구서상의 성능기준과 성능시험 방법에 따라서 시험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납품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시험을 요구할 때 시험부위를 특정해서 의뢰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경우에는 민원이 제기돼 기술 검토한 결과, 덧대지 않은 부위의 측정을 별도로 시험기관에 요구했다. 그 결과도 모두 방탄성능이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022년 3월 덧댄 부위만 시험한 로트에 대해서도 별도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 덧대지 않은 부위의 방탄성능이 기준미달이었다면, 2022년 3월 시험한 제품의 로트를 포함한 이 업체의 덧댄 방탄복 모두에 대해서 시정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기연은 향후 국방부, 방사청 및 군과 협의해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항을 구매요구서 개선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감사원은 이날 방위사업청이 2021년 12월 A 업체로부터 성능 미달 방탄복 5만 6280벌을 107억 7800만 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방탄복 품질 보증 기관인 국기연 연구원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 징계 처분을 하라고 기관장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부실 방탄복을 납품한 업체에 교환을 요구하고 향후 입찰 자격도 제한하라고 방위사업청에 통보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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