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각막을 앓던 서지원 씨는 동갑내기 친구에게 각막을 이식받았다. 서 씨는 각막이식을 받은 이후 놓았던 공부를 시작했다.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교에 다녔고 졸업 이후엔 공무원이 되었다. 지금은 문화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 씨는 이날 “각막이식을 받고 책임감, 감사함, 용기를 얻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셨을 장기기증 유가족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박진탁 목사)가 5월 11일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들을 위한 특별 사진전 <장미-찬미>의 개막식을 서울 서대문구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열었다.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의 날인 ‘로즈디데이'(Rose D-day)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사진전은 15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전에선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11가정과 이식인 10명의 사진 60여 점을 선보인다.
사진전에는 생명을 주고 떠난 장기기증인들의 이야기 ‘장미한 일상’과 죽음의 문턱에서 새 생명을 이어받은 장기이식인들의 이야기 ‘찬미한 순간’ 등 2개 섹션으로 구분돼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해당 작품들은 생명나눔 사역에 감동해 재능 나눔을 실천한 따뜻한사진가 협동조합(이사장:조병희)의 작가들이 직접 찍었다.
사진전에는 지난 2021년 세상을 떠난 어린 딸 전소율 양의 심장 기증을 결정한 전기섭 씨가 이식자의 가족에게 받은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에는 ‘긴 병상 생활을 버티던 저희 아이의 심장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막식에는 조병희 이사장과 기증인 유가족, 이식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췌장을 이식받은 이승진 씨의 피아노 연주와 장기를 기증한 딸을 생각하며 썼다는 신경숙 씨의 희망의 시도 들을 수 있었다. 신 씨는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 그대 떠나고 나면 사랑 줄 수 없으니’라는 구절로 감동을 나눴다. 이어진 순서로 이식인들은 기증인 유가족들에게 분홍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이에 대한 답례로 기증인 유가족들도 이식인들에게 노란 장미를 전달하며 개막식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박진탁 이사장은 이날 “가족을 떠나보내는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생명을 나눠주는 고귀한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그 선택을 통해 두 번째 삶을 시작한 장기이식인들의 건강하고 희망찬 앞날을 응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