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진보 교계 목회자 1000여 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목회자들은 “민생은 파탄나고 평화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일로에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등 한국교회 진보교단 목회자들은 5월 4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1년에 부치는 기독교 목회자 1000인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시국선언은 에큐메니칼 원로모임에서 논의가 시작돼 총 1016명의 목회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시국선언의 취지를 설명한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는 “참으로 무거운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축하 대신 고언을 하게 돼 안타깝지만 나라가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뭉게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었다”며 “광야의 소리가 필요한 이 시대에 바른 소리, 의로운 소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과거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앞장섰던 김상근 목사(전 기장 총무, 전 KBS 이사장)는 “시국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이 안타깝다”며 “지난 1년 굉장한 변화를 돌아보며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남은 4년을 감당할 수 있겠는지. 더 늦기 전에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하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목회자들은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어찌 두렵지 않으랴’(마 3:10)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 1년, 민생은 파탄 나고 평화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일로에 있다”며 △정치 실종 △뒷전으로 밀린 국가 책무 △사회적 양극화 심화 △뒷걸음질한 에너지 환경 정책 △한반도 긴장 고조 △일방에 치우친 외교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잘못하면 바로잡을 수 있고, 스스로 그 잘못을 바로잡을 때 또다시 기회는 주어진다”면서도 “그러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빗발치는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간다면 그것은 스스로 기회를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