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크렘린궁 드론 공격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말이며 어떠한 식의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외무장관이 인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관계 발전과 결속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미국이 크렘린궁의 주장을 일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4일 브리핑에서 크렘린궁 드론 공격 사건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 “One thing I can tell you for certain is that the United States was not involved in this incident in any way, contrary to Mr. Peskov’s lies. And that’s what they are: just lies”
기자) 커비 조정관은 “한 가지,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페스코프 씨의 거짓말과는 달리 미국은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그저 거짓말일 뿐”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페스코프 씨’, 크렘린궁 대변인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 해당 사건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그러한 행동과 테러 공격에 대한 결정이 크이우가 아니라 워싱턴에서 내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다만 미국의 지시를 실행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페스코프 대변인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무런 증거나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고요. 또 해당 사건에 대한 추가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나중에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3일, 우크라이나가 전날(2일) 밤, 드론 2기를 동원해 크렘린궁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의 명분을 쌓고 자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벌인 자작극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커비 조정관은 지금 많은 이야기와 의문점들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미국 정부도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 이야기 다시 들어보시죠.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 “We’re still trying to gather information about what happened, and we just don’t have conclusive evidence one way or the other. I know there’s lots of questions, but we just don’t have conclusive evidence.”
기자) 미국 정부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전히 정보를 모으는 중이라는 건데요. 다만 이쪽이든 저쪽이든 결론을 내릴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미국은 그 같은 공격을 지지하지도, 장려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또 다른 고위 관리는 커비 조정관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고위 관리, 누구입니까?
기자)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입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4일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관리들이 해당 사건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가 공개적인 무력 충돌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지금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워싱턴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였고, 러시아의 주권을 파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후에도 미국이 있다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주장과 관련해 앞서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맨 처음부터 이 전쟁을 서방 대 러시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 러시아, 미국 대 러시아 구도로 그리려고 해왔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 일은 “이 전쟁이 ‘조국 러시아’에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짠 틀에 딱 들어맞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은 4일 밤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헤르손, 오데사 등 곳곳에 드론과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습니다. 크렘린궁 드론 사건에 따른 보복 공격으로 읽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동부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측에 서서 싸우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이 전격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이 철수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은 5일 성명을 발표하고,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철수하겠다는 이유는 뭐죠?
기자) 프리고진 씨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기에 바그너그룹을 철수하기로 했다며 러시아 국방부를 비난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은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 바흐무트에서 전투를 이끌어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지원 부족을 지적하며 러시아 군부를 공개 비판해 왔습니다. 다만 프리고진 씨는 바로 지난주에도 철수를 언급했다가 ‘농담’이라고 번복하는 등 전에도 몇 차례 비슷한 행동을 한 전력이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인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고아에서 4일과 5일 이틀 일정으로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지난 2001년 결성된 정치∙안보 협의체입니다.
진행자) SCO 회원국은 어떤 나라들인가요?
기자) 네.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이고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몽골은 현재 옵서버국으로서 정식 가입을 원하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는 이란과 벨라루스의 정식 가입 문제가 논의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별도의 회담 자리를 가졌다고요?
기자) 네.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 개별 회담을 가졌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SCO의 결속을 유지,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양국 간 경제 무역 협력을 증대하기로 했습니다. 두 나라는 또 인적 교류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친강 부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평화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서둘러 개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러시아와 소통하고 계속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과 솔직하고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 외무장관 간 회담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친강 부장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도 4일 개별 회담을 갖고 국제 정세와 양국 간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2020년 히말라야 국경에서 양국 군이 충돌해 적어도 24명이 숨진 이래 껄끄러운 관계인데요. 친강 부장은 이날(4일)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에게 국경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됐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이 서로 존중하고 상호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같은 회원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편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에 인도에서 열린 SCO 외교장관 회의에 파키스탄 외무장관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무장관도 4일, 인도 고야를 찾았습니다.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핵 개발과 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놓고 대립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인도와 파키스탄 외무장관 간 접촉도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자이샨카르 인도 장관과 자르다리 장관 간에 회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르다리 장관은 고아 도착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은 SCO 헌장을 따르겠다는 파키스탄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방문 기간, 우호국 동료들과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