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일호 목사, 김영한 원장, 박명룡 목사, 오성종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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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4월 월례발표회가 ‘진짜 예수 강연: 도마복음 이단성 비판’이라는 주제로 21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발표회에서는 10년째 매년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를 통해 지성인들도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역해온 박명룡 목사(청주서문교회)가 ‘진짜 예수’를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박 목사는 자신의 저서 <진짜 예수 (상·하)>를 중심으로 신약성경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반기독교적 주장을 펼치는 도올의 도마복음 해석의 문제점을 일반 역사를 판단하는 기준과 잣대로 분석했다.
박 목사는 미국 바이올라대학교에서 기독교 변증학을 공부했고, <진짜 예수(상·하)>, <예수님에 관한 질문>, <하나님에 관한 질문>, <예수는 신화가 아니다!>, <김용옥의 하나님 vs 성경의 하나님>, <기독교, 지성으로 이해하라!> 등 다양한 변증서를 펴내고 있다.
박명룡 목사는 “반기독교를 표방하는 도올 김용옥은 신약성경에 대해 △예수님에 관한 역사 기록이 아니다 △A.D. 367년 신약 27권이 확립되기 전에는 권위 있는 전통과 성경이 존재하지 않았다 △Q자료와 도마복음서만이 진짜 예수를 말하고, 참 예수는 지혜자 인간일 뿐이다 등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는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 이야기’는 전설이나 신화라고 주장한다. 과연 예수 사건은 전설인가, 역사인가? 도올의 Q복음서와 도마복음서에서 진짜 예수를 만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1. 예수 사건의 역사성
고대 사회, 구전 중심 암기 위주… 유대 문화, 암기 전달 가장 탁월
신약성경 신화화 근거 발견 못해… 복음서, 사실 그대로 보존·전달
복음서, 가장 탁월한 구전 전통 속 목격자들 증언 바탕으로 기록돼
사복음서, 역사 속 예수의 가르침 및 생애 실제 그대로 기록된 문서
먼저 ‘예수 사건의 역사성’에 대해 “예수의 역사성을 전면 부인하는 이들의 견해는 미국 급진학자들의 ‘예수 세미나(Jesus Seminar)’에 기초한다. 이들은 복음서 대부분 내용은 후기 교회공동체가 심각하게 변형시켰으므로 우리가 지금 고백하는 신적 예수는 본래 예수와 상당히 다르다고 주장한다”며 “후대 교회들이 첨가했거나 교황의 지원을 받은 교회가 인간 예수를 신격화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은 신성이 없는 ‘인간 예수’만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양식 비평(form criticism) 학자들은 ①구술 전통은 긴 이야기를 전달할 능력이 없다 ②구전 위주 공동체는 본질적으로 역사적 관심이 매우 적다 ③한 개인은 구전 전통의 시발, 전달 그리고 관리 등에 대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없다 등을 주장한다. 당시 구전으로만 전해졌던 예수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쉽게 변형될 수 있다는 것.
박 목사는 “그러므로 예수 사건이 전설에 불과한가, 역사적 사실인가의 판단 기준은 예수에 관한 구술 역사가 얼마나 신뢰성 있게 전달됐는가에 달려 있다”며 “다행히 오늘날 구술 전통의 전승 과정은 학자들에 의해 매우 자세하게 연구돼, 그 전모가 거의 다 밝혀진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고대 사회는 구전 중심의 암기 위주 문화였는데, 특히 예수 시대 유대 문화는 가르침을 암기해 전달하는 데 가장 탁월했다. 수백에서 수천 년에 걸친 구전도 거의 원형대로 전달되는데, 복음서 전달은 훨씬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며 “사복음서나 바울서신은 18-60년 내에 문자로 기록됐다. 신약성경 역사성을 부인한다면, 당시 모든 고대 문헌들의 역사성을 함께 부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룡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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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전 공동체는 역사적 사실을 보존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초기 교회도 여러 말씀(고전 11:2, 살후 2:15; 3:6)을 보면 예수의 죽음과 부활 이후 목격자들이 증언한 구술 역사를 지키고 보존하는 일에 우선적 관심을 두고 있었다”며 “구전 공동체는 역사적 풍설(historical tales)과 역사적 기사(historical accounts)도 잘 구분했다. 역사적 풍설은 쉽게 변화되지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기사는 내용 변화가 훨씬 적고 매우 천천히 변화됐다”고 했다.
이에 “이러한 구전 중심 사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예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의 뼈대가 복음서 저자들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소설적 창작물이라고 의심해야 할 어떠한 역사적 이유도 없다”며 “오히려 구전 위주의 초기 교회가 예수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교회 전통 속에서 매우 정확히 보존했다고 볼 수 있는 역사적 근거는 너무 많다”고 ①과 ②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③에 대해선 “구전 전통의 정확성은 공동체로부터 인정받은 ‘개인 전달자들’에 의해 실질적으로 보존되고 전수됐다. 공동체에서 그 ‘개인 전달자’는 전통에 관한 최우선적·공식적 전달자로 여겨졌다”며 “이는 초기 교회에도 매우 잘 들어맞는다. 초기 교회 공동체는 열두 사도들을 비롯해 5백 명 이상의 목격자들이 있었고(고전 15장), 이들은 예수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에 이어 전 세계 각지에서 수없이 반복 증언했다. 공동체적 기억과 더불어 개인 목격자들이 예수의 역사적 이야기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예수 사건의 목격자들은 바울이 고린도전서를 쓰는 시점에도 대다수 살아 있었고(고전 15:6), 마가복음이 쓰여진 A.D. 70년 전후에도 일부가 여전히 살아 있었다”며 “이 목격자들의 증언은 복음서의 저술에 핵심 요소였다(눅 1:2, 요 19:35). 바울은 초기 목격자들의 증언과 전통을 공식적으로 전달했고(고전 15:1-6; 11:23), 초기 교부 이레니우스도 각 복음서를 예수의 부활을 직접 본 목격자들과 연결시켰다”고 했다.
그러므로 “예수 사건을 기록한 복음서와 신약성경 내용이 신화화됐다는 합리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다”며 “오히려 복음서는 고대 구전 중심 사회에서 가장 정확하게 예수 사건을 역사적 사실 그대로 보존·전달했고, 가장 탁월한 구전 전통 속에서 가장 짧은 구전 전승 기간에 목격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록됐다. 따라서 사복음서는 역사 속 예수의 가르침과 생애가 실제 그대로 기록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2. Q복음서
Q자료만 예수 말씀이자 참모습?
인물 정체성 어록으로 제한 못해
오히려 목격자들 증언 참조해야
둘째로 “‘도올의 Q복음서와 도마복음서’를 근거로 역사적 예수의 모습을 신적 존재가 아닌 ‘인간 예수’로만 규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 탐구했다.
박명룡 목사는 “자료를 뜻하는 독일어 크벨레(Quelle)의 첫글자에서 따온 Q자료는 마가복음에 없지만, 마태·누가복음에 겹쳐 나오는 예수 말씀(sayings, 어록)을 말한다”며 “이런 문서가 단독으로 발견된 적은 없지만, 학자들이 ‘마태·누가복음에 모두 나오는 예수 말씀이 초기 교회 당시 문서나 구전 암송 형태로 존재했다고 추측하는 것으로, 암기 문화가 뛰어났던 당시 유대 사회에서 구전 암송의 형태나 쪽지 형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Q자료는 마태·누가복음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기에, 존재 가능성을 굳이 부인할 필요가 없다. Q자료는 크게 지혜로운 가르침, 종말론적 심판, 기독론적 말씀 등 3가지 유형이 있다”며 “그러나 도올 주장처럼 Q자료만이 예수의 진정한 말씀이자 그의 참모습은 아니다. 한 인물의 정체성을 어록만으로 제한할 수 있는가? 오히려 목격자들의 증언을 참조할 때 더욱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더구나 Q자료만 살펴도 하나님 아들로서 ‘신적인 예수’를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기념촬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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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마복음서
사복음서보다 늦은 2세기 작성돼
범신론 및 성차별적 성향 명확해
기적과 귀신 축출 없는 영지주의
교부들 허위 저술 분류, 이단 배격
도마복음서에 대해선 “1945년 이집트에서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The Nag Hammadi Library) 중 하나로, 114개의 예수 어록들로 구성돼 있다”며 “그러나 이 저자는 예수의 제자 도마가 아니라는 데 학자들 모두 동의한다. 나그함마디 문서 속 도마복음 사본은 콥트어이고, 4세기 전반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50년 전 헬라어로 쓰인 도마복음서도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급진 학자들은 도마복음이 사복음서보다 먼저 쓰여진 매우 초기 문서이기에 사복음서보다 더 원시적이고 예수 말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 도마복음 속 예수는 기적도 행하지 않고, 병도 고치지 않으며, 귀신도 내쫓지 않고, 예언적으로 말하지도 않으며, 사람들의 죄를 위해 죽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마복음은 신약성경과 너무 많은 평행 구절이 존재한다. 도마복음 저자는 최소한 14권의 신약성경을 알고 있었다. 마태와 누가의 특수 자료, 요한의 특별 자료도 한꺼번에 나타난다”며 “또 사복음서와 바울서신들을 임의로 편집해 기록된 증거들, 2세기 후반 시리아 전통과 일치한다는 믿을만한 증거들이 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도마복음과 사복음서의 예수 모습은 너무 다르다. 도마복음의 예수는 메시아가 아닐뿐더러, 제자들의 선생도 아니다. 도마복음에서 예수는 도마에게만 비밀 지식을 전수한다”며 “구원은 도마복음에서 말씀 ‘이해’와 관련 있지만, 사복음서에선 예수에 대한 ‘믿음’과 관련 있다. 도마복음 속 예수는 범신론적 성향을 보이고, 구원에 있어 성차별 성향을 명확히 나타낸다”고 했다.
이와 함께 “도마복음을 3세기 교부 오리겐은 허위 저술로, 4세기 초 유세비우스는 완전 배격해야 할 이단 문서로 각각 분류했다”며 “디디무스와 제롬, 필립 등 4-5세기 교부들도 도마복음을 이단 작품으로 여기고 완전히 배척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명룡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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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룡 목사는 “도마복음서를 통해 실제 역사 속 예수의 모습을 온전히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도마복음은 2세기 중반 문서로 신약성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영지주의 성향의 문서”라며 “신약성경보다 역사성이 떨어지는 도마복음에서 참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박 목사는 “살펴봤듯, 도마복음보다 오히려 사복음서를 통해 ‘진짜 예수’를 만날 수 있다. 사복음서에는 실제 역사 속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며 “지금 사복음서를 통해 만나는 예수가 실제 역사적 예수이며 진짜 예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영한 원장은 ‘도마복음은 역사적 예수를 영지주의적 현인(賢人)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개회사에서 “2013년 중앙일보와 김용옥이 도마복음을 언급하면서, 한국 사회와 교계에 역사적 예수상에 대한 왜곡과 혼란을 일으켰다. 중앙일보는 전문가들 검증도 없이 ‘도올의 도마복음’을 2년 간 100회에 걸쳐 연재했다”며 “이러한 가운데 2021년 박명룡 목사가 <진짜 예수>를 출간해 도올의 잘못된 성경관을 바로잡고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자유주의 신학의 거짓 예수를 폭로하며, 성경이 가르치는 진짜 역사적 예수를 알려주고 있다”고 천명했다.
김영한 원장은 “역사적 예수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해석학적 성찰의 방법이다. 사복음서와 초대 교부들이 공인한 문서, 아니면 사복음서와 모순되는 나그함마디 문서들 같은 영지주의 문서들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역사적 예수의 모습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며 “오늘날 우리는 역사적 예수를 이해하는 데 있어 역사적 공교회가 전하는 사복음서와 사도적 전통이 전하는 문서들에 따라 역사적이고 신앙적인 성찰을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학술원 교무부장 오성종 박사(전 칼빈대 교수)와 근동고고학회장 이일호 교수(전 칼빈대 교수)가 각각 논평했다. 앞선 경건회에서는 이일호 목사가 ‘역사인가? 신화인가?(고전 15:12-26)’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발표회는 김영한 원장의 종합, 사무총장 박봉규 목사의 광고, 이일호 교수의 축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