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조작' 보도 폭스뉴스, 개표기 업체에 거액 배상…미 남부 불법 월경 25% 증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20년 대선 사기를 주장하며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폭스뉴스’가 해당 업체에 약 8억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주기로 합의했습니다. 지난 3월 미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입국자 수가 전달과 비교해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살인율이 감소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주요 방송사 가운데 하나인 ‘폭스뉴스’가 투표기 업체에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폭스뉴스가 18일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에 7억8천750억 달러를 배상하기로 했습니다. 폭스뉴스가 지난 2020년 대선 사기를 주장하며 투표기 조작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데 대해 도미니언 측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합의가 이뤄진 건데요. 이로써 이번 소송은 재판 없이 거액의 합의금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제기한 도미니언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존 풀로스 도미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뉴스는 우리 회사와 직원, 고객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거짓말을 인정했다”며 “미디어의 진실된 보도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도미니언 측의 저스틴 닐슨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정당성과 책임을 보여준다”며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폭스뉴스가 공개적으로 사과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폭스뉴스 측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폭스뉴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도미니언에 대한 특정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한 법원의 판결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도미니언 측에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지는 않았는데요. 성명은 이어 “이번 합의는 최고의 저널리즘 기준에 대한 폭스뉴스의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한다”며 “도미니언과의 분쟁을 분열적인 재판 대신 우호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우리의 결정이 이 문제들로부터 국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당 소송의 쟁점은 뭐였는지 짚어보고 갈까요?

기자) 앞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 이후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도미니언의 개표기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여러 차례 보도했습니다. 도미니언의 개표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은 표를 바이든 대통령 표로 바꾸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28개 주에 투표기를 공급한 도미니언은 폭스뉴스의 보도 내용이 명예를 훼손했으며, ‘엄청나고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지난 2021년 1월 폭스사에 16억 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폭스 측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폭스뉴스는 이 소송을 각하해 달라며 지난해 델라웨어주 법원에 요청했으나 기각되면서 소송이 계속 진행됐습니다. 해당 재판을 위해 12명의 배심원이 선정됐고요. 17일 양측의 모두 진술을 시작으로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었는데요. 델라웨어주 법원의 에릭 데이비스 판사가 재판을 하루 연기하면서 18일 오후로 재판이 다시 잡혔고요. 이날 오전 양측이 배상금 합의를 마무리하면서 재판이 열리지 않게 된 겁니다. 만약 데비이스 판사가 양측의 합의를 최종 수용하면 해당 소송은 재판 없이 종료됩니다.

진행자)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폭스뉴스 보도와 관련해 드러난 사실이 있다고요?

기자) 네, 도미니언 측은 폭스뉴스 내부 대화와 폭스뉴스 경영진, 출연진들의 증언을 확보했는데요. 폭스 측이 선거 조작 보도를 내보내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도미니언 측은 지난 2월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폭스뉴스를 소유한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 회장이 선거 조작을 주장하는 보도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정말 미쳤다”, “피해를 준다”고 언급했지만, 이를 막기 위해 편집권을 행사하는 것은 거부했고, 또 일부 폭스 진행자들은 이 근거 없는 주장을 지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폭스뉴스는 미국에서 시청률이 높은 방송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폭스뉴스는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케이블뉴스 방송사입니다. 보수적인 시각으로 뉴스를 보도하는데요. 도미니언은 폭스뉴스가 시청률을 더 높이고, 시청자들이 다른 우파 방송으로 옮겨가는 걸 막기 위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증폭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만약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재판의 핵심은 뭐였을까요?

기자) ‘현실적 악의’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췄을 겁니다. 즉, 폭스뉴스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무모하게 진실을 무시했는지 여부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선 양측이 배상금 합의를 하지 않고, 폭스뉴스 경영진과 유명 진행자들을 재판장에 세우기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재판이 실제 진행됐을 경우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따라, 폭스뉴스 경영진들이 허위 방송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대선 관련 방송과 관련해서 폭스뉴스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역시 지난 대선에서 투표기기와 소프트웨어를 납품했던 ‘스마트매틱’이 지난 2021년 2월 폭스뉴스를 상대로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스마트매틱은 폭스뉴스가 개표 조작 음모론을 보도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피해를 줬다며 27억 달러 규모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미국 입국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멕시코에서 리오브라보 강을 건넌 뒤 시우다드후아레즈 시내 국경 장벽 인근에 집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3월, 미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사람이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멕시코와 맞닿은 미 남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입국자 수는 지난 3월 16만2천300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전달인 2월에 13만여 명이었던 데서 25%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3월에 불법입국 건수가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CBP는 계절적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2월~3월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통상적으로 월별 입국자 수가 증가한다는 설명인데요. 하지만 1년 전 수치와 비교하면 23% 줄어든 수준입니다.

진행자) CBP는 3월 수치를 발표하며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트로이 밀러 CBP 국장 대행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국제 이주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계속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CBP는 ‘타이틀 8’에 따른 신속한 추방 절차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우리의 이민법을 이행하고 밀입국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8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이민을 다루는 연방 법규인 타이틀 8에 따르면, 합법적인 서류 없이 국경에 도착한 사람은 이민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기 전에 추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주자가 망명을 신청하고자 할 경우 추방되기 전 혹은 미국 입국 허가 전에 이민국 직원이 이들을 면담해 망명 절차를 진행하는데요. 연방법은 자국에서 박해의 위험이 있는 사람의 망명을 허용하고 있지만, 신청자가 박해 위험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국경 정책과 관련해서 다른 규정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로 ‘타이틀 42’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명분으로 도입된 타이틀 42에 따라 이민자를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지만, 타이틀 42가 5월 11일에 종료될 것을 예상해 불법 입국자에 대한 더 빠른 입국 심사 방식을 시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민 당국은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CBP는 지난 1월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국경 정책이 불법 입국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중남미 국가 출신의 합법적인 이민 수용은 늘리는 반면, 불법입국자 즉각 추방 조처는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쿠바와 아이티,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4개 국가에서 미국에 오려는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를 적용한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3개월 동안, 미 남부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가장 많이 한 사람들이 바로 이 4개 나라 출신입니다.

진행자)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기자) 긴급한 인도주의적 또는 중대한 공익적 이유로 이민자의 입국을 임시로 허가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의회가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시행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가 시행에 들어간 이후, 불법 월경이 감소하고 있는데요. 합법적인 경로로 들어오면 2년간 미국에서 거주하고 일도 힐 수 있지만, 불법으로 월경하다가 잡히면 바로 추방되니까 기존의 불법 입국 경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뭡니까?

기자) 우선, 미국 밖에서 입국 신청을 해야 하고요. 건강 진단서 등 서류를 제출하고 신원 조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또 미국에 재정적인 후원자가 있어야 하는데요. 이런 조건에 부합해 신청이 승인되면,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수용 인원은 월 최대 3만 명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 3월에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를 받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3월 한 달 동안 약 2만7천700명의 쿠바인과 아이티인, 니카라과인, 베네수엘라인들이 입국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들 국가 출신 가운데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적발된 건수는 지난 2월 28일, 일주일 평균 1천230여 명에서 3월 31일엔 일주일 평균 339명으로 70% 넘게 감소했습니다.

뉴욕 시 경찰 차량의 모습, (자료 사진)


뉴욕 시 경찰 차량의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뉴욕을 비롯한 일부 도시의 살인율이 감소했다고요?

기자) 네, 올해 미국 내 많은 도시에서 살인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총기 사건과 살인, 절도 등의 범죄 발생율이 폭등했었는데요. 올해 들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얼마나 하락한 겁니까?

기자) 컨설팅 업체 ‘AH 데이타리스틱’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미국 내 70여 개 도시에서 살인율이 1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살인율이 하락한 도시로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와 텍사스주의 휴스턴,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가 있는데요. 지난 몇 년 동안 폭력 범죄로 골치를 앓았던 도시들이죠. 또 지난해 미국의 ‘살인 수도(murder capital)’란 오명을 썼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도 지난 4월 9일 기준 살인율이 17%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 하면 뉴욕인데요. 뉴욕의 살인율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뉴욕시는 미국에서 가장 크고 번화한 도시로 일부 대도시 중에서도 범죄 동향에 있어 척도가 될 수 있는데요. 뉴욕시 경찰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 살인율이 50%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400여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11% 떨어졌고요. 올해 살인율은 4월 16일 기준 7% 더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범죄율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뉴욕시립대학교 형사행정학과의 데이비드 케네디 교수는 살인사건 피해자만 2천200명이 넘었던 1990년대 초에 비해선 훨씬 낮다고 말했습니다. 케네디 교수는 “뉴욕시가 위험한 곳이라는 대중의 인식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사실 뉴욕시는 미국 내 다른 많은 도시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편 살인율이 오른 도시도 있다고요?

기자) 네, ‘AH데이타리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 D.C.와 텍사스주 댈러스, 그리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와 같은 25개 도시의 살인율은 올랐습니다. 워싱턴 D.C. 경찰국이 1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한 해 동안 52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데 비해 올해 첫 4개월간 발생한 살인 사건은 65건으로 지난해 총 살인 사건 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또 댈러스에서도 지난해 살인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20% 다시 올랐습니다.

진행자) 댈러스에서는 살인율이 올랐는데, 현지 경찰당국은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에디 가르시아 댈러스 경찰국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댈러스 내 총기 사건이 여전히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흔히 폭력 범죄의 기준으로 쓰이는 총기 관련 가중 폭행은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댈러스는 2021년부터 가르시아 국장의 주도로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폭력범죄감소전략계획’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가르시아 국장은 이 계획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뉴욕의 낮은 살인율이 전국적인 추세를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네, 형사행정학 전문가인 케네디 교수는 미국의 모든 주요 도시의 상황이 같을 순 없다며, 광범위한 면에서는 몰라도 개별 도시마다 상황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주리대학의 리처드 로젠펠드 범죄학 명예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도시는 전국적인 추세를 따라간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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