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장애인주일에 즈음하여 – 기독신문


박태국 목사

구미김천밀알선교단장

본 교단 총회는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로 하여 장애인주일을 지키기로 가결하였고 이를 지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주일은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 장애인식개선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주일로 그 의의를 둔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교회들이 장애인주일의 의의와 취지를 잘 살리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인식과 편견 등으로 장애인들을 비롯한 소외된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장애인식에 대한 지역 교회와 성도들의 오해와 편견이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9장에서 장애의 원인을 말씀하신다. 선천적 시각장애인 사건을 통해 장애인 자신이나 그 가족들의 죄 때문이 아니라, 장애인을 통하여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을 말씀하셨다.(요 9:1~3) 이것을 통하여 예수님은 당시 대중들의 장애인식개선의 필요성을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장애인식개선을 통하여 우리는 장애라고 하는 실존적인 어려움이 극복되어야 할 과제가 아니라, 또 다른 다양성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임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성도들 사이에서 장애는 죄의 결과물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은 곧 극복되고 개선되어야 할 삶의 미해결 과제 가운데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우리의 교회와 공동체는 장애를 바라봄에 있어서 이러한 부족한 인식의 모습이 있는지 돌아보고, 보다 넓은 지평의 영역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장애인주일 성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다.

교단 차원에서 장애인주일을 제정하고 교회들이 지킬 것을 권고한 이유는, 소외된 이웃들로 대변되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배려의 성경적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일 년에 한 번 장애인주일을 시행하고 장애인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다 감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장애인주일의 근본 취지와 성경적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겨야 할 대상으로 대변되는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장애인주일뿐만 아니라, 모든 사역들에 있어 그들을 돌보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복음서에서 예수님 사역의 상당 부분은 예루살렘을 중심한 사역보다는 갈릴리 지역의 장애인들과 가난한 자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사역이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교회가 회복해야 할 사역의 본질 가운데 하나는 ‘섬김과 봉사’(Diakonia)의 영역이라는 데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 은혜를 경험한 신앙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이웃을 향한 섬김과 봉사로 나타나게 된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봉사와 섬김을 교회 부흥의 수단 내지 선교적 방법론 정도로만 여기고 있는 실정은 참으로 안타깝다.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명목상의 신자들과 가나안 성도들의 급증이 그것이다. 이들의 증가 원인 중에 하나는 세상 속에서 교회의 본질과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교회의 비윤리적인 모습이 한 원인으로 제공된다. 작금의 한국교회의 위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사역, 즉 복음의 원형과 본질로 돌아가고 그것을 현대교회의 상황에 적용해 나아갈 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주일에 즈음하여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사역을 깊이 묵상하며 실천하기를 기도해 본다.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ad Previous

“집 경매라도 중지해달라” 피해자들 호소|동아일보

Read Next

미 앨라배마 10대 생일파티 총격 4명 사망…드샌티스 진영, 트럼프 비판 첫 TV 광고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