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아버지로부터 복음을 들은 한국인들이 수많은 교회를 세우고,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들을 눈으로 확인하며 깊은 감격을 느꼈습니다.”
대구·경북선교의 꽃을 활짝 피운 제임스 아담스(한국명 안의와) 선교사의 후손들이 한국을 찾았다. 대구 사월교회(최영인 목사)의 초청으로 내한한 이들은 아담스 선교사의 증손녀 도로시와 남편 존 밴더호스트 부부, 그리고 도로시의 오빠 짐 아담스 씨 등이다.
도로시는 목사인 남편 존과 함께 미국 캔자스주 레넥사에 거주하며 홈스쿨링 사역을 감당하고 있고, 오빠인 짐은 기자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사월교회가 아담스 선교사의 선교편지를 번역해 출간한 <황무지에 장미를 심는 마음>을 통해 서로 연락이 이루어졌고, 4월 6일 첫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도로시 사모는 “한국에서 아직도 증조부님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고, 감사했습니다. 한국교회와 친밀함을 나눌 기회를 얻어서 몹시 기쁩니다”라고 말한다.
일행은 4월 15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아담스 선교사를 비롯한 미국북장로교 선교사들의 활동무대였던 대구 청라언덕과 대구제일교회 계성학교 동산의료원 등을 둘러봤다.
또한 대구 범어교회, 경산 진량제일교회, 영천 자천교회, 안동교회, 부산 초량교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선교사가 남긴 발자취를 확인했다. 4월 9일에는 사월교회 최영인 목사와 권중생 장로 등 성도들과 함께 부활절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짐 아담스는 “증조부님이 한국에서 사역하시는 동안 카메라에 많은 사진들을 담아놓으셨습니다. 그 풍경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마음이 설렜습니다. 그래서 저희에게는 한국의 산과 들, 나무 하나하나까지도 온통 감동을 일으켰습니다”라고 내한소감을 밝혔다.
일행은 바로 그 문제의 사진들을 이번 한국 방문길에 품고 왔다. 사진뿐 아니라 아담스 선교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편지, 그의 아들 벤이 편찬한 영남선교 선구자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 기록집 등 중요한 문서들도 함께 가져왔다.
당초 중국에서 사역하기로 예정돼있던 아담스의 임지가 부임 두 달 전 한국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문서, 윌리엄 베어드와 젊은 시절의 한경직 목사가 나란히 촬영한 사진 등 눈에 띄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도합 수백여 점에 이르는 이 자료들은 사월교회에 기증돼 추후 전시와 출판을 통해 한국교회에 소개될 예정이다.
아담스 가문이 오랫동안 보존해 온 가보와 같은 유품들이지만 한국인들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것들이라 여겨 과감히 기증을 결정했다고 가족들은 설명한다.
“증조할아버지의 신앙과 삶은 지금까지도 저희 집안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많은 후손들이 목회자로, 선교사로 헌신하며 사역하는 중이지요. 가장 놀라운 일은 여러 선교지에서 현지인들로부터 증조부님의 명성을 종종 듣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분처럼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 일에 귀하게 쓰임 받는 삶을 대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아담스 가족들은 증조부에 대한 기억과 그가 미친 영향력을 한국교회와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도로시가 끝으로 들려준 아담스의 편지 한 대목에서 이 가문이 한국에 대해 느끼는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는 더 이상 미국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더 이상 고향에서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의 삶에 파고들었습니다. 저의 집, 저의 일, 저의 삶, 저의 마음, 저의 관심은 모두 하나님의 나라를 이곳에 불러들이는 것과 이곳의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미국에는 더 이상 제가 있을 곳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