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총리 방미 전투기 지원 호소…룰라 브라질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미국을 직접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전투기와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총리가 미국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12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첨단 무기 지원을 다시 한번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특히 전투기 지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난색을 표해왔는데요. 슈미할 총리는 오스틴 장관에게 현대전에서는 제공권 장악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F-15 또는 F-16 전투기를 제공함으로써 다시 한번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같은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에 상당히 적극적인 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는 앞서 지원을 약속했던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 8대 가운데 4대는 이미 전달했고요. 4대도 인도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주 밝힌 바 있습니다. 더불어 6대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국과 한국에서 대체 전투기가 오면 현재 폴란드가 보유 중인 미그전투기를 모두 우크라이나에 넘길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슈미할 총리가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슈미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더 빨리 승리하고 러시아의 공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방공시스템과 더 많은 포, 탄약 등 집중적인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는 것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오스틴 장관은 슈미할 총리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고요. 다만 미국이 이미 지원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무기 생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방위 산업 단지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별도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은 슈미할 총리와 오는 21일에 있을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UDCG)’ 핵심 목표를 공유하고, 미국은 시간이 얼마 걸리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이 온라인에 유포된 동영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온라인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인을 참수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돌면서 큰 파문이 일으키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12일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1분 40초 분량의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위장복 차림의 남성이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남성을 잔인하게 참수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언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기자) 언제 벌어진 일인지는 알 수 없고요. 현재로서는 해당 영상의 진위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영상에 찍힌 풀과 주변 환경 등으로 볼 때 지난해 여름쯤에 촬영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아직 의식이 있는 피해자가 크게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남성이 참수한 후 사령관에게 머리를 보내야 한다고 러시아말로 하는 소리가 다 담겼습니다. 온라인에는 이 영상 외에도, 우크라이나 군인으로 보이는 2명의 남성이 머리와 손이 잘린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화상 연설을 통해 “이런 짐승들이 얼마나 살인을 쉽게 저지르고 있는지 전 세계는 절대로 외면해선 안 된다”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리는 아무것도 잊지 않을 것이고,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드미트로 루비네츠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은 12일 텔레그램에, 유엔에 사건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루비네츠 위원은 포로를 공개 처형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과 국제인도주의법 위반이자 인간의 기본권 침해를 보여주는 또 다른 표시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영상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영상이 ‘끔찍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영상은 반드시 진위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영상을 보고 몸서리를 쳤으며,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지한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인권감시단도 소름 끼치는 행위라고 규탄하고 사건을 올바로 조사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사우 룰라 다시우바(가운데) 브라질 대통령과 부인 호잔젤라(가운데 왼쪽) 여사가 12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화동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입니다. 룰라 대통령은 12일 저녁 늦게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와 함께 중국 상하이에 도착하는 것으로 사흘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이 중국 수도 베이징을 먼저 찾지 않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부터 방문하고,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정부 각료, 주지사, 국회의원 등 약 40명의 고위급 인사들을 대동했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이 상하이를 먼저 찾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룰라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특히 중국과의 교역, 투자, 기술 협력 등 경제 분야에 주안점을 둔 행보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13일, 상하이에서 열린 ‘브릭스(BRICS) 개발은행장 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신흥경제 5개국의 모임인데요.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동료이자 후계자라는 평을 듣던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브릭스 은행장에 취임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에 있는 화웨이 연구개발센터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기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한다는 입장입니다. 거대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중국 정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으며, 각국의 통신망에 인증받지 않고 침투할 수 있는 이른바 ‘백도어’를 심어 기밀 정보를 빼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룰라 대통령이 화웨이를 찾은 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지금 전방위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룰라 대통령이 대표적인 미·중 갈등 요인의 하나인 화웨이를 방문한 건데요.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2위의 경제대국이자 브라질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미묘하게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이 몇 달 전에는 미국을 방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미국 의원들과 만났습니다. 당시에도 룰라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와 민주주의 협력과 더불어 양국의 경제 협력이 미국 방문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까요?

기자) 네. 룰라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임 행정부 당시 상대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고립됐던 것과는 달리, 국제 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브라질이 다시 국제 사회에 나서도록 적극적인데요. 그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에 관한 논의도 있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미국 윌슨센터 중국 문제 전문가 이고르 패트릭 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회담 의제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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