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상황 아니었다…김진태 죽이기 의심”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산불 상황 속에서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가졌다는 한 언론사 보도와 관련해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지사는 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언론사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 등 2명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악의적 허위보도가 결국 국민에게까지 피해가 간다는 점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보도는 실상 김진태 죽이기라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반경 춘천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20분 가량 골프를 친 것이 3일과 4일 잇따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사과했다. 근무시간이었고 당시 홍천군 두촌면에서 산불 진화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7일 한 언론이 ‘지난달 18일 산불 때도 골프를 쳤다’는 내용의 추가 보도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보도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18일은 토요일로 오전 7시경 골프연습장에 간 것은 맞지만 당시엔 산불이 나지 않았고, 골프장이 아니라 골프연습장에 있었다는 해명이다.
김 지사는 “해당 언론사가 최초 보도 이후 무려 7차례 기사를 수정했다”며 “이는 첫 기사가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기사 제목이 ‘산불 때’에서 ‘산불난 날’로 바뀌었고, 다시 ‘산불 와중’으로 수정됐다는 것.
특히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검색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어뷰징(abusing) 기법 사용도 문제삼았다. 현재 인터넷 포털에는 그 기사가 5개, 유튜브에는 6개가 올라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저의 근무 중 행동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달게 받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지만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