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윤석열 정부를 향해 “세월호 진실과 맞섰던 박근혜 정부의 비극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시민대회’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9년의 세월이 흘렀다. 벌써 9년이나 됐나, 빠르게 흘러간 시간을 돌아보지만 여기 계신 유가족분들은 9년 전 바로 그 시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며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유가족, 피해자, 시민 여러분께 대한민국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한국 정치는 한목소리로 더 이상 어떠한 우연에서도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인 책무라고 다짐했다. 이와 같은 대형 참사는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국민께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정치는 그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304명의 생명을 떠나보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우리는 또다시 거리에서 159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떠나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만,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거리에서, 단식으로 싸웠던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에 국가는 또다시 대못을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개월 전, 법원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향한 국가의 2차 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박근혜 정부가 기무사와 국정원을 동원해 벌인 유족 사찰과 정치공세에 대한 불법성을 인정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반인륜적인 악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29 이태원 참사 당일 집회 제어에 더 힘을 쓰던 정부는, 유족들을 흩어놓고 ‘참사’를 ’사고’로 축소했다”며 “사과도, 책임자 처벌도, 재발 방지를 위한 유가족의 요구도, 심지어 한번 만나달라는 면담요구도 그 어떤 것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적 조치와 기억추모사업의 이행요구는 묵살하면서, 되려 정보기관을 동원해 유가족과 시민들을 감시하고 사찰하며 국가권력을 동원해 폭력적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보수 언론과 국정원을 동원해 세월호, 이태원, 두 사회적 참사에 종북, 반정부 프레임을 씌워 끝나지 않은 추모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게 경고한다. 당장 멈춰라. 당장 사과하라. 세월호의 진실과 맞섰던 박근혜 정부의 비극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